
‘착한 사나이’가 마지막까지 깊고 진한 여운을 남겼다.
JTBC 금요시리즈 ‘착한 사나이’가 29일 호응 속에 종영했다. 박석철(이동욱 분)과 강미영(이성경 분)은 어긋난 시간을 지나 다시 운명처럼 마주했다. 망설임 끝에 자신을 기다려준 강미영에게로 향하는 박석철의 모습은 변함없이 서로의 곁을 지키며 계속될 두 사람의 운명적인 로맨스를 예고하며 깊고 진한 여운을 선사했다.
오상열의 잔인한 횡포를 목도한 박석철은 강태훈(박훈 분)에게 연락을 취했다. 박석철과의 대화로 지난밤의 오해를 푼 강태훈은 자신이 명산실업에서 쫓겨날 때와 변한 게 없는 현실에 분노했다. 자신의 방식대로 오상열을 정리하겠다는 박석철을 보며 그를 지키기 위해 삼준건설 사무실까지 찾아온 강미영을 떠올린 강태훈은 “오상열이랑 네 인생 바꾸기엔 너무 손해 보는 장사야”라며 투박하지만 진심이 담긴 걱정을 보냈다. 우정과 악연을 오가던 두 사람이 먼 길을 돌아 다시 같은 편에 서게 된 순간이었다.
박석철에겐 오상열을 잡을 증거가 필요했다. 조직원 손흥만(박두식 분)과 이두식(차시원 분)이 비밀스럽게 박석철을 도왔다. 마침내 장우석이 죽던 날의 흔적이 담긴 블랙박스를 손에 넣은 박석철은 남몰래 마지막 싸움을 준비했다. 다가온 결전의 날, 박석철은 마치 긴 헤어짐을 예감한 듯 강미영을 향한 진심을 눌러 담은 편지와 언젠가 약속했던 노랫말을 납골당에 올려두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그날 밤, 박석철은 오상열에게 자수를 권했다.
하지만 오상열은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 때마침 박석철을 걱정하던 강태훈이 삼준건설 조직원들을 이끌고 등판했고 명산실업 사무실은 순식간에 혈투장으로 변했다. 결국 도망칠 곳 없는 옥상에서 서로를 대면한 박석철과 오상열. 조직에 몸담았던 박석철 역시 똑같다며 발악하는 오상열에게 “그러니까 그게 싫었다고 내가 너 같은 놈이랑 별다를 게 없다는 게”라고 일갈하는 박석철의 음성에는 꼬여버린 인생에 대한 후회와 원치 않았음에도 그 길을 걸어왔던 과거 자신에 대한 책망이 담겨있었다. 두 사람의 혈투를 막아선 건 급히 옥상으로 들어선 윤병수(김도윤 분)와 경찰들이었다. 그렇게 건달 박석철을 옥죄어 온 지리한 싸움에도 끝이 다가오고 있었다.
한편, 고대하던 공연을 마친 강미영은 ‘써달라고 했던 가사. 어머님 계신 곳에 뒀어’라는 박석철의 메시지를 뒤늦게 확인했다. 불안한 마음을 안고 납골당으로 향한 강미영. 그곳에서 발견한 편지 속 담긴 “만약 네가 이 편지를 보게 된다면 나는 어쩌면 너와 많이 떨어져 있게 될 거야. 많이 보고 싶을 거야. 그리울 거야.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라는 박석철의 진심을 읽고 오열하는 강미영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박석철은 강미영의 노래를 들으며 때로는 생각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질 만큼 행복했고 때로는 눈시울을 붉힐 만큼 가슴 아렸던 추억들을 떠올렸다. 어느덧 다가온 출소 날 홀로 교도소를 나온 박석철을 기다리는 건 언젠가 함께 떠난 여행 때처럼 노란 원피스를 입은 강미영이었다. 아련한 눈맞춤 속 머뭇거림을 끝내고 강미영에게로 향하는 박석철의 엔딩은 변함없이 서로의 나무 그늘이 되어줄 박석철과 강미영의 로맨스를 예고하며 모두의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여운을 선사했다.
박석경(오나라 분)과 박석희(류혜영 분)는 진정한 사랑과 꿈을 찾으며 완전한 해피엔딩을 맞았다. 박석경은 불법 도박과 차꽁지의 늪에서 빠져나와 중고차 딜러로 새 삶을 시작했다. 여기에 줄곧 박석경을 향한 짝사랑을 고백해 온 윤병수와의 결혼이 코앞으로 다가왔음을 예고하며 사랑스러운 부부의 탄생을 알리기도 했다. 장기홍(문태유 분)은 가족들 앞에서 박석희와의 결혼 그리고 동반 유학을 선언하며 깜짝 프러포즈를 했다. 시간이 흘러 미국에서 학교를 마치고 취업까지 성공한 박석희는 가족을 위해 오랜 꿈을 포기하며 눈물 흘렸던 때와는 대비되는 행복한 모습으로 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했다.
‘착한 사나이’는 3대 건달 집안의 장손이자 의외의 순정을 품은 박석철과 가수를 꿈꾸는 그의 첫사랑 강미영의 모든 걸 내던진 뜨거운 사랑과 팍팍한 현실을 딛고 꿈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안방극장에 따뜻한 웃음과 설렘, 진한 울림을 안겼다. 꼬여버린 인생의 매듭을 풀기 위한 박석철의 고군분투는 처절했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석철 패밀리’의 이야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인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며 따뜻한 공감과 위로를 안기기도 했다.
이 가운데 풋풋한 어린 시절 첫사랑의 기억을 안고 운명적으로 재회한 박석철과 강미영의 로맨스는 특별했다. 박석철은 노래를 사랑하는 강미영의 용기가 됐고, 강미영은 박석철의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한 순정을 일깨웠다. 녹록지 않은 현실에도 서로의 구원이자 한 줄기 빛이 되어주는 두 사람의 관계성은 애틋한 설렘을 안겼다.
진폭 큰 강미영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진심이 담긴 가수 지망생 강미영의 노래까지 직접 소화하며 몰입감을 높인 이성경에게도 찬사가 쏟아졌다. 위태로운 삼각관계의 한 축으로 활약하며 극의 긴장감을 조율한 박훈의 묵직한 존재감도 빼놓을 수 없다. 현실 자매의 티키타카부터 저마다가 가진 고충을 현실적이면서도 입체적으로 그려낸 오나라, 류혜영과 복잡다단한 가장의 내면을 담아낸 천호진까지. 현실에 발붙인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시너지는 극의 재미를 배가한 포인트였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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