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천호진이 '착한 사나이'를 통해 명품 연기를 펼쳤다.
천호진은 슬하에 세 남매를 둔 가장으로서 박실곤이 지닌 과거의 빛과 그림자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은퇴한 뒤에도 후배 건달들이 여전히 중요한 대소사를 앞두고 가장 먼저 찾는 큰 어른으로서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갖춘 인물이기도 하다.
특히, 천호진은 하나뿐인 아들 박석철(이동욱 분)을 건달의 세계로 이끈 것이 천추의 한인 박실곤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그렸다. 박실곤은 박석철이 칼에 찔려 의식불명 상태에 놓이자, 그제야 "너를 이 길로 들이는 게 아니었는데"라며 눈물 젖은 눈으로 후회와 회한이 담긴 속내를 털어놨다.
그런가 하면, 천호진의 연기력은 막내 딸 박석희(류혜영 분)가 유학 갈 돈으로 대출 빚을 상환했다는 소식을 접한 장면에서 단연 빛났다. 가족 때문에 꿈을 포기한 딸을 보며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박실곤은 망연자실했다. 박실곤은 "내가 딸내미 앞길을 막았다. 참 못났다"라고 자조적으로 읊조렸다.
이렇듯 천호진은 가족을 위해 책임과 희생을 묵묵히 감내하는, 가장의 고뇌를 흡입력 있게 녹여내 몰입도를 높였다. 이름만으로도 작품에 무게감을 더하는 천호진은 삶을 관통하는 연기로 매회 감탄을 자아냈다.
송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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