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안방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최종전에서 일본에 0-1로 패하며 우승컵을 내줬다. 15일 경기도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 한국은 전반 8분 일본의 저메인 료에게 내준 한 골을 만회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이 패배로 한국 축구는 역사상 처음으로 일본에 3연패를 당하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겼다.
경기 내용은 답답했다. 한국은 전반 7분 나상호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불운을 겪은 직후, 곧바로 이어진 일본의 역습 상황에서 저메인 료에게 결승골을 허용했다. 이후 점유율과 슈팅 수에서 일본을 압도했지만, 골 결정력 부족을 드러내며 유효슈팅은 단 1개에 그쳤다. 일본은 대표팀 경험이 거의 없는 J리거들로만 구성된 사실상의 3군 전력이었으나, 조직적인 수비로 한국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결국 한국은 2021년 요코하마(0-3), 2022년 나고야(0-3) 원정 패배에 이어 홈에서까지 무득점 패배를 기록했다.
안방에서 열린 한일전이었지만 경기장 분위기도 어수선했다. 1만 8,418명의 관중이 입장해 이번 대회 최다 기록을 세웠지만, 경기장 수용 인원(약 3만 5천 명)의 절반 수준에 그쳐 흥행 실패라는 평가를 피하지 못했다. 오히려 소수의 일본 원정 응원단 '울트라 니뽄'의 조직적인 응원이 경기장을 압도하는 듯한 모습이 연출됐다.
대회 개인상도 대부분 일본 선수들이 휩쓸었다. 결승골의 주인공 저메인 료가 5골로 득점왕과 MVP를 동시에 차지했고, 오사코 게이스케가 최우수 골키퍼상을 받았다. 우승팀 일본은 상금 25만 달러(약 3억 4천만 원)를, 준우승에 그친 한국은 15만 달러(약 2억 원)를 받았다. 한국 선수로는 김문환이 유일하게 최우수 수비수상을 받았지만, 형평성을 고려한 '위로상'이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