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8일) 하루만큼 전 국민의 관심이 두 여성의 삶에 집중된 날은 드물었다.
코요태 신지의 문원 관련 해명 입장과 배우 이시영의 임신 고백. 두 사건 모두 뜨거운 찬반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는 생각이 든다.
두 사건 모두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벗어난 선택이었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갖는다. 하지만 과연 우리가 이들의 선택을 이토록 격렬하게 비판할 자격이 있을까. 더 나아가 그런 비판이 과연 건설적인 의미를 갖는 것일까.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모든 사생활이 공개되고 평가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공인으로서의 책임은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결혼과 임신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에서까지 대중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은 과도한 요구다.
신지는 43세의 성인이다. 문원의 과거나 성격적 결함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를 선택한 데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깊은 사연과 감정이 있을 것이다. 사랑이라는 감정 앞에서 이성적 판단이 흐려질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인간다운 모습 아닐까.
이시영의 선택 역시 마찬가지다. 생명을 포기할 수 없다는 모성 본능, 첫째 임신 때의 후회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는 간절함이 그녀를 움직였다. 법적으로는 문제없는 선택이었고, 전 남편 역시 아버지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신지의 소속사가 문원 관련 의혹들을 조목조목 해명한 것처럼, 우리가 알고 있던 논란들 중 상당수가 추측이나 왜곡된 정보였을 가능성도 크다. 확인되지 않은 루머를 바탕으로 한 사람의 인격을 재단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사실 결혼도, 육아도 시작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다. 아무리 완벽해 보이는 조건을 갖춘 상대라도 함께 살아보면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반대로 처음엔 걱정스러웠던 관계가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를 성숙하게 만들어주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
문원이 진정으로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개선하려 노력한다면, 그리고 신지가 현명하게 관계를 이끌어간다면 충분히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시영 역시 혼자서도 두 아이를 훌륭하게 키워낼 수 있는 경제적, 정서적 여건을 갖추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지켜보는 것이다.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적절한 거리를 두고 말이다.
우리 모두 한 번쯤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인 연애나 결혼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때 우리는 무엇을 바랐는가. 비난이 아닌 이해를, 걱정스러운 마음이라도 따뜻하게 지켜봐주기를 원하지 않았던가.
연예인이라고 다르지 않다. 아니, 오히려 더 많은 시선과 압박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더 큰 이해와 배려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신지와 이시영의 선택이 옳은지 그른지는 시간이 증명할 것이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그들의 용기 있는 선택을 존중하고,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켜보는 것이다. 그것이 한 사람의 인생을 향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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