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꼬꼬무’가 대한민국 군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미제 사건으로 꼽히는 고(故) 염순덕 상사의 피살 사건을 재조명했다. 이번 방송에서는 그동안 외부로 드러나지 않았던 단서들이 새롭게 공개되며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특집 : 더 리얼 3부작’, 표창원 출연으로 더 깊어진 진실 추적
지난 26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연출 이큰별, 이동원, 고혜린 / 이하 ‘꼬꼬무’) 181회는 ‘특집 : 더 리얼 3부작’ 중 하나로, ‘육군 상사 염순덕 피살 사건’을 집중 조명했다. 이번 방송에는 범죄심리 전문가이자 전직 국회의원이었던 프로파일러 표창원이 이야기꾼으로 출연해 사건의 전말을 정리했고, MC 장도연과 함께 그룹 위너의 강승윤, 배우 옥자연이 리스너로 출연해 사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2001년 가평, 염순덕 상사 미스터리한 죽음의 시작
사건은 2001년 12월, 경기도 가평에서 발생했다. 맹호부대 소속이던 염순덕 상사는 군 간부 회식에 참석한 후 집에 돌아오겠다고 나섰지만, 다음날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사건 초기에 헌병대는 염 상사가 뺑소니 사고를 당했다고 발표했지만, 사건 현장 인근 500m 지점에서 피가 묻은 대추나무 몽둥이가 발견되며 의문이 커졌다. 이후 헌병대는 입장을 번복하고 금품을 노린 강도살인 사건으로 결론 내렸으나, 염 상사의 바지 주머니에는 현금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이 같은 부실 수사와 석연찮은 정황은 유가족과 군 내외부에 큰 의문을 남겼다. 강승윤은 방송 중 “너무 어이없고 화가 난다”며 “감히 뭐라고 하기에도 조심스러울 만큼 마음이 아프다”고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용의자 홍 준위, 엇갈린 진술과 조작 의혹
사건 당시 염 상사는 회식이 끝날 무렵 수송관 홍 준위, 기무부대 이 중사, 마 중사와 함께 술을 마신 뒤 홀로 귀가하던 중 변을 당했다. 홍 준위는 애초 회식 멤버가 아니었음에도 염 상사를 마지막으로 본 인물로 지목됐다. 그러나 기무부대의 이 중사는 “사건 추정 시각에 홍 준위가 자신과 함께 있었다”고 주장하며 홍 준위의 알리바이를 제공했다.
이후 유족은 염 상사의 장례가 끝난 뒤에도 위로의 말 대신 군인 아파트 퇴거 통보를 받았고, 회식이 공식 회식이 아니라는 이유로 순직도 인정받지 못했다. 사건은 그렇게 점점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갔지만, 2016년 경찰 미제수사팀의 재조사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의도적 물타기’와 미궁 속 진실…담배꽁초의 반전
미제수사팀 김보현 형사는 “하나에서 열까지 순리대로 흘러간 게 없다”고 말하며 사건의 수사 과정 자체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음을 드러냈다. 재조사 중 핵심 증거로 떠오른 것은 현장에서 발견된 두 개의 담배꽁초였다. 국과수 분석 결과, 하나는 홍 준위의 DNA, 다른 하나는 이 중사의 DNA와 일치했다.
하지만 헌병대는 이를 노래방에서 수거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증거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고, 이후 다시 다른 브랜드의 담배꽁초를 감정 의뢰하며 핵심 증거를 흐리는 ‘의도적 물타기’가 이뤄졌다. 충격적인 사실은 이를 주도한 인물이 당시 사건 담당 형사였고, 유가족에게 가장 걱정해주던 인물이었다는 점이었다. 표창원은 이에 “이렇게 기가 막힌 사건은 나도 처음 본다”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결정적 증거, 염 상사의 플로피 디스크
사건의 진실을 향한 여정은 여전히 이어졌다. 제작진과 표창원은 사건 발생 24년이 지난 2025년, 염 상사의 플로피 디스크를 복원해 또 다른 결정적 단서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그 안에는 사망 1년 전 맹호부대에서 군수 보급관이었던 염 상사에게 ‘유류 재고 및 사용처 철저 점검’ 지시가 있었던 문건이 남아 있었다.
맹호부대 출신 군인의 제보에 따르면 수송관 홍 준위가 군 기름을 빼돌렸다는 내부 보고가 있었고, 염 상사의 죽음이 이 비리와 연관돼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한, 기무부대 정보 수집관이던 이 중사가 그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더해졌다.

홍 준위와의 인터뷰, 드럼통 발언과 몸짓의 변화
표창원은 사건의 핵심 인물인 홍 준위를 직접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홍 준위는 여전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조사 중 자신의 변호사에게 사건 현장 사진을 전송한 사실이 드러났다. 더욱이 홍 준위는 “드럼통을 싣고 부대 밖으로 나간 적이 있다”고 말하며 이전과는 다른 태도를 보였다.
끝나지 않은 유가족의 싸움…“진실을 밝혀야 한다”
한편 2023년, 국방부는 염 상사의 순직을 인정했지만, 국가보훈부와 군인재해보상심의회는 “직무와 연관된 사망으로 보기 어렵다”며 여전히 유가족에게 제대로 된 예우를 하지 않고 있다. 표창원은 국회의원 시절 유가족에게 “염 상사의 명예가 회복될 때까지 끝까지 동행하겠다”고 약속했고, 이번 방송에서 그 다짐을 실천으로 옮겼다.
‘꼬꼬무’ 제작진은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2025년의 염순덕 상사 모습을 복원한 사진을 유가족에게 선물했고, 이 장면을 지켜본 출연진과 리스너들은 모두 눈시울을 붉히며 깊은 감동에 빠졌다.

방송 직후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늘 ‘꼬꼬무’ 대박이다. 표창원이 나온 이유가 있었네”, “야밤에 ‘꼬꼬무’ 보고 우는 사람 됐어. 가슴 찢어져”, “이 사건 진짜 재조명됐으면. ‘꼬꼬무’ 방송으로 모르는 사람 아무도 없길”, “24년이 지나서도 하나씩 증거가 나오는데 그때 왜 못 찾았을까. 진짜 열불 난다” 등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장도연과 함께한 강승윤, 옥자연의 몰입도 깊은 감정 이입 또한 큰 호평을 받았으며, 많은 시청자들이 “꼬꼬무가 진짜 큰일 했다”, “꼭 끝까지 진실 밝혀지길”이라는 목소리를 냈다.
한편,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는 세 명의 이야기꾼이 직접 공부하고 느낀 바를 각자의 이야기 친구에게 1:1로 전달하는 포맷의 다큐멘터리 예능이다. 방송은 매주 목요일 저녁 10시 20분에 방영되며, 미제 사건부터 사회 이슈까지 다양한 사건을 깊이 있게 조명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