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은선 기자] 남녀의 인연은 보이지 않는 붉은 실로 이어져 있다는 말이 있다. 그렇게 이어진 남녀는 원수의 집안이어도, 수 만리 떨어져 있어도 결국에는 만나게 된다. 어쩌면 처음 누군가를 그 시간과 장소에서 만나는 것도 결국에는 인연, 운명이기 때문이 아닐까.
최성욱과 김지혜가 그렇다. 철없던 20대 초반 서로의 첫사랑으로 만나 불처럼 타오르는 사랑을 한 뒤, 10년이 지나 다시 불씨를 지펴 결국에는 웨딩마치까지 이룬다고.
Q. 화보 촬영 소감
지혜: 아직 둘이 같이 찍는 사진이 어색하다. 같이 찍은 사진이 최근에 찍은 웨딩 화보가 유일하다. 어릴 때는 공개를 안 해서 둘이 같이 사진을 찍지 못했다. 요즘은 셀카를 많이 찍는다(웃음).
성욱: bnt에서 찍은 사진은 완전 웨딩 화보는 아니니까 그때보다 편했다. 마지막 콘셉트가 가장 마음에 든다. 있는 그대로 우리의 평상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
지혜: 맞다. 마지막 콘셉트에서 편안하게 우리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Q. 애칭이 있다면
성욱: 원래 애칭이 없었는데, 결혼하기로 하고 나서 자연스럽게 여보 소리가 나오더라. 예전에는 그냥 이름으로 불렀던 것 같다.
Q. 두 분의 첫 만남이 궁금하다
지혜: 우리가 조금 특이하게 만났다. 내가 데뷔 전, 성욱이가 2집 시작할 때쯤이었던 것 같다. 연습생 시절에 방송국 견학을 갔다. 가수들 무대를 보는데 성욱이에게 첫눈에 반했다. 지인들에게 수소문했는데 성욱이를 아는 사람이 없더라. 그러다가 정말 우연히 만나게 됐다.
성욱: 그 당시에 담당해주시는 스태프분을 통해서 여러 명이 모인 자리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그때부터 연락한 것 같다. 내가 먼저 연락처를 물어봤다. 첫인상은 정말 요조숙녀 같았다. 말 수도 없고, 착하고 순수하고(웃음). 그런 줄 알았는데 굉장히 리더십 있고 은근히 털털하고, 겉보기와는 다른 점이 매력적이었다.
Q. 그 시절 에피소드가 있다면
성욱: 자주 다퉜다. 그냥 서로 다 말하고 풀던가, 아니면 각자 생각을 하다가 내가 먼저 연락을 했던 것 같다. 요즘에는 얼굴 보면 자연스럽게 풀린다. 내가 한 시간 정도 계속 잘못했다고 애교를 부리거나(웃음).

Q. 서로 설레는 순간, ‘심쿵’ 포인트는 무엇인가
성욱: 서로 정말 편한 사이로 만난다. 민낯으로, 돋보기 안경 쓰고. 10중에 9는 그렇게 만나는 것 같다. 오늘처럼 메이크업하고, 예쁜 옷도 입으면 어렸을 때 방송국에서 본 그 시절 지혜가 생각이 난다. 미모에 물이 오른 그때가 생각이 난다. 지혜가 참 예뻤지.
지혜: 뮤지컬 공연하는 성욱이를 볼 때. 본인의 일에 집중할 때, 노래할 때(웃음).
Q. 그때, 그리고 지금 서로 만나온 기간이 궁금하다
지혜: 그 시절 1년 반 정도 만났다. 지금은 1년정도 된 것 같다. 그 사이에도 쭉 친구였다.
Q. 어쩌면 짧은 기간이다. 결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나
성욱: 내 성격이 대답은 알겠다고 하고 내 맘대로 하는 성격이다. 말을 잘 안 듣는다. 그래서 다시 만났을 때 지혜가 고생을 많이 했다. 나는 술을 마시면 끝까지 마시는 성격이다. 취해도 마신다. 지혜가 그러지 말라고 했는데, 알겠다고 하고 계속 그랬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 친구가 내게 해주는 말이 다 정답 같더라. 틀린 말이 하나도 없었다. 진정으로 나를 걱정해주는 것 같았다.
지혜: 일주일에 4~5일을 술을 마시더라. 나를 다시 만나고 술을 거의 끊었다. 정말 신기하다.
성욱: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내게 정말 힘든 시기였다. 군대 영장도 나오고, 파란 활동 중단, 집이 갑자기 힘들어지고, 정말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 이후로 매일 술을 마셨던 것 같다.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보게 되더라. 그런 나를 지혜가 잡아줬다. “너 원래 그런 애 아니야. 너 원래 안그랬었어. 돌아와”라는 말을 하는데 머리가 띵 하더라. 엄마 같은 존재랄까? 어쩌면 엄마보다 더 큰 존재다. 엄마보다 위대한 사람은 와이프 아닐까요(웃음).
지혜: ‘심쿵’한 순간에 답한 내용 지금으로 바꿔야 할 것 같다. ‘심쿵’한다(웃음). 우리는 결혼 아니면 다신 보지 않아야 하는 사이라고 생각했다. 쭉 친구로 지내긴 했지만 자주 만나거나 연락하지는 않았다.
Q. 어떻게 다시 만나게 됐는지
성욱: 연락은 줄곧 하긴 했었고,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우리는 언젠가 한번은 다시 만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지금이 아니었어도, 어쩌면 더 일찍이더라도 우리는 다시 만날 운명인 것 같다.
지혜: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아무래도 우리가 나이가 있지 않나. 많은 이별을 겪었고, 마음이 아프지만 그 관계는 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성욱이는 끝이라는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헤어진 사이가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연락을 지속하기가 어렵지 않나. 다른 사람과는 그런 적이 없다.
성욱: 친구 사이일 때도 지혜를 정말 존중했다. 원래는 뭐 친구처럼 편하게 막대할 수 있지 않나. 그런 것이 없었다. 어려웠다. 지금은 정말 편하다(웃음).
Q. 결혼 로망이 있나
성욱: 그런 로망은 사라진 지 오래다(웃음). 요리는 내가 하는 것 같다. 내가 훨씬 잘한다.
지혜: 성욱이가 워낙 가정적이다(웃음).
성욱: 지혜는…사진을 잘 찍어준다(웃음). 그리고 나를 외향적으로 잘 꾸며준다. 살찌면 다이어트식품 사다 주고, 헤어스타일 제안도 하고 옷도 골라주고 우리 사이에서 그런 역할을 맡고 있다.
지혜: 나는 아직 결혼이라는 자체가 실감이 나지 않는다. 내가 결혼을 한다는 것도, 그리고 성욱이랑 한다는 것도. 식장에 들어가는 순간에도 실감이 나지 않을 것 같다.
Q. 기사가 나간 후 주변 반응은
지혜: 주변에서 거의 몰랐다. 연락이 정말 많이 왔다. 배슬기는 자기가 연결해줬다고 SNS에 업로드를 했더라(웃음). 우리가 친구 사이로 지낼 때 다시 만나라는 소리를 정말 많이 했다. 진심으로 축하해줬다.
성욱: 축하한다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잘되든 못 되든 활동을 계속하지 않았나. 이제까지 파란을 좋아하던 팬들이 진심으로 축하해주더라. 팬들에게 “친한 언니,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고 생각해준다면 좋겠다. 너희에게 친언니가 생긴다고 생각한다면 든든할 거다. 우리를 친 오빠처럼 좋아해 주는 것처럼”이라고 말했다.

Q. 주변에서도 다시 만날 거라 생각했나 보다.
지혜: 성욱이와 나는 성향이 정말 잘 맞는다.
성욱: 내가 쉬고 싶으면 지혜도 쉬고 싶어 한다. 먹는 식성도 완전 똑같다. 그냥 잘 맞는다.
Q. 프로포즈는 했나. 안했다면 받고싶은 프러포즈는
지혜: 아직 안 했다. 나만 아는 프로포즈는 싫다. 내가 예쁘게 꾸미고 나갈 수 있도록 눈치를 주면 좋겠다. 아까 말했듯이 정말 편하게 만나는 스타일이니까(웃음). 내가 정말 예쁜 모습으로 프로포즈를 받고 싶다. 그냥 정석으로.
Q. 지혜 씨는 평소 몸매, 피부 관리를 어떻게 하는가
지혜: 살이 찌면 식이 관리를 한다. 자극적인 음식도 피하고 식단 조절을 가장 우선으로 하는 것 같다. 피부는 홈케어로 관리한다. 어릴 적부터 피부가 안 좋았다. 데뷔 전에 회사에서 피부과 좀 보내달라고 울었던 적도 있다. 그 때부터 피부에 집착을 하게 된 것 같다. 피부과를 가지 않고 홈케어하는 방법을 계속 연구한 것 같다. 예민한 피부를 위한 자극적이지 않은 제품을 찾고, 바른다.성분을 따지는 것은 물론이고 테스트를 굉장히 많이 한다. 내 얼굴에 써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조금만 자극적이면 바로 뒤집어진다. 내가 직접 친한 대표님과 소통해서 제품을 만들기도 한다. 피부과 의사 선생님들을 찾아가서 제품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Q. 추후 개인적인 활동 계획
성욱: 뮤지컬은 아직 잡힌 스케줄은 없지만 간간히 할 것 같다. 앨범은 개인적으로 하는 밴드 음원을 낼 예정이다. 파란 역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완전체까지는 힘들다. 작년에 3명이서 했었는데, 아마 이번에도 그러지 않을까. 막내까지 4명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아직은 잘 모르겠다. 둘째 형이 방송 관련된 일에 아예 관심이 없다. 최근에 웨딩 들러리 촬영 때는 같이 와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지혜: 나는 지금 하고 있는 뷰티 사업을 계속 할 계획이다.
Q. 마지막으로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
성욱: 김지혜는 유니세프다. 내가 항상 이야기한다. 나의 구원자다. 힘든 시절의 나를 일으켜 세워준 그런 사람. 지혜야 넌 나의 유니세프야. 구원자야.
지혜: 너무 오글거린다(웃음). 우리 만남 자체가 특이하고 신기한 인연인 것 같다. 첫사랑은 흔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많지 않나. 결혼이라는 자체가 어떻게 보면 이루어졌다는 건데, 끝까지 잘 지켜나갔으면 좋겠고. 혹시나 첫사랑을 그리워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한번 용기를 내서 연락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이 든다.
성욱: 너무 연예인 같은 답변인 것 같다(웃음).
지혜: 나의 밤톨이(웃음). 성욱아 나의 하나뿐인 영원한 첫사랑이야.
에디터: 오은선
포토: 천유신
의상: 루트원, 뷔엘, 에스티코, 클리프, 블리다
액세서리: 로제블랑
슈즈: 모노톡시, 바이비엘
헤어: 순수 청담 설레임점 미미 실장
메이크업: 순수 청담 설레임점 박정안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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