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구성환 “몰입의 기본은 편안함… 야누스적 캐릭터 도전하고파” [인터뷰]

김연수 기자
2026-05-04 14: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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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의 얼굴’을 지닌 연기와 유쾌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희로애락을 선사하는 배우 구성환과 만났다. 영화 ‘하류인생’의 춘식부터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의 강렬한 악인, 그리고 ‘스토브리그’의 프로페셔널한 트레이너까지. 그는 언제나 작품 속에 녹아들어 묵묵히 제 몫을 다해왔다.

최근 예능에서 보여준 유머러스함 뒤에는 하루를 소중히 살아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단단함이 자리한다. “연기와 예능 사이에서 선을 지키려고 한다”라는 그의 말에서 동료와 작품을 향한 깊은 배려와 직업을 대하는 진중한 태도를 느낄 수 있다. 쉼 없이 달리는 현장에서 편안함 속 빛나는 연기 호흡과 앙상블을 최우선으로 삼는 배우 구성환. 그와 나눈 진솔한 인터뷰를 통해 그가 말하는 낭만 있는 삶, 그리고 그 속에서 반짝이는 연기 철학을 짚어봤다.

Q. 오늘 촬영 소감은?

“화보 촬영은 거의 1년 만이라 오랜만이다. 연기와 달리 동작이 멈춘 상태에서 모든 걸 표현해야 해서 쉽지 않지만 그 과정 자체가 또 재미있다. 오늘도 즐기면서 촬영했다”

Q. 한 단어로 본인을 표현한다면?

“‘낭만’이다. 하루를 재밌게 즐기면서 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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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낭만을 아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이런 태도는 어떻게 갖게 됐나?

“어린시절 어머니가 아프셨고 이른 나이에 돌아가셨다. 그 모습을 보면서 사람이 하루 아침에 떠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다른 사람들은 크리스마스나 휴가를 즐길 때 어머니는 병원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셨다. 그 모습을 보면서 ‘하루하루를 즐기면서 살아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를 기점으로 삶의 태도가 많이 바뀌었다. 원래 타고난 성향도 있겠지만, 그 일을 겪으며 더 확고해진 것 같다”

Q. 배우의 길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이 저를 보면 굉장히 즐거워했다. 제가 세상에서 제일 웃긴 사람인 줄 알았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성인이 된 후 개그맨 시험을 준비했으나 3사 모두 떨어졌다. 즉흥적으로 표현하는 것보다 캐릭터를 만들어 표현하는 게 더 맞겠다고 생각해 20대 초반에 작은 신화라는 극단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배우가 아니라 무대 감독, 보조 감독 개념으로 무대와 세트를 만들었다. 공익 근무를 마친 뒤 아동극을 시작으로 오디션을 보러 다녔고 영화 ‘하류인생’에서 조승우 형의 오른팔 춘식이라는 큰 역할로 데뷔하게 됐다”

Q.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는?

“tvN ‘우주를 줄게’의 조무생 캐릭터가 기억에 남는다. 진서연 배우님과 부부로 나와 이혼하는 내용이 나왔다. 일상적인 코믹과 감정의 아픔, 재회까지 담겨 있어서 연기하면서 재미있었다. 저라면 조무생처럼 답답하게 굴지 않고 와이프에게 헌신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다. 또 ‘악의 마음을 익는 자들’에서 실존 인물을 연기했는데 감독님들께 ‘구성환의 재발견’이라는 말을 들은 게 인상깊었다. ‘스토브리그’의 이준모 트레이너도 정말 야구 선수 트레이너 같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지금까지 한 작품 모두 소중하지만 이 세 작품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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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도전해 보고 싶은 캐릭터나 장르는?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에서 전북의 김해선이라는 실존 인물을 연기하며 덜어내는 게 강렬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아무 표정 없이 크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도 표현할 수 있는 연기가 매력적이다. 대사나 눈빛, 표정만으로 긴 호흡을 가져가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선과 악을 모두 가진 야누스적인 캐릭터라던가 반전을 거듭하는 캐릭터에도 끌리고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Q. 배역에 몰입하는 방법은?

“대사를 외우기보다 전체 흐름을 많이 본다. 배우들 간의 연기라는 건 호흡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 앙상블을 많이 맞추려고 한다. 촬영 현장에서 집중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최대한 편안하고 릴렉스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한다. 몸이 경직되면 표현이 잘 나오지 않기 때문에 ‘편안함’이 기본이라 생각한다”

Q. 기억에 남는 촬영 현장이 있다면?

“감사하게도 대부분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 최근 종영한 ‘우주를 줄게’, 곧 나오게 될 ‘그래, 이혼하자’도 호흡이 좋았다. 상대 배우의 배려 덕분에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는 순간들이 있었다. 촬영 현장은 함께 만들어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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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차기작을 소개해달라.

“‘리버스’에서는 영화 ‘범죄도시’ 속 초롱이 같은 캐릭터를 맡았다. 처음에는 강해보이지만 다른 인물들에 의해 상황이 바뀌는 등 느와르에 코미디가 더해진 역할이다. ‘그래, 이혼하자’에서는 철부지이지만 짠한 면이 있는 인물을 연기했다. 일상 속 캐릭터라 저와 비슷한 면도 낭만도 있다. 영화 ‘메이드 인 이태원’과 ‘코리안 타임’에서는 사채업자 역할을 맡았다. 같은 사채업자지만 비열하고 이기적인 면, 배신하는 모습 등 조금씩 다르게 등장할 예정이다. 또 ‘H-512(가제)’라는 작품을 카자흐스탄에서 촬영했는데 여기에서는 정의감과 의리를 가진 묵직한 캐릭터로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계획이다”

Q. 함께 작업해 보고 싶은 배우 또는 기억에 남는 배우가 있다면?

“송강호 선배님을 어릴 때부터 정말 좋아했다. ‘삼식이 삼촌’ 촬영 이후 선배님께서 먼저 다가와서 ‘난 네가 이렇게 좋은 배우가 될 줄 알았다’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정말 큰 힘이 됐다. ‘택시운전자’도 함께했는데 흐름과 연출상 제 부분이 편집돼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데 다시 만나 호흡을 맞출 수 있어 뜻깊었다. 옆에서 선배님이 어떻게 연기하시는지 보고 많이 배웠다. 앞으로도 더 길게 송강호 선배님과 꼭 다시 함께 작업하고 싶다”

Q. 대중들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

“‘나혼자 산다’ 이후 예능 제안이 많았지만, 배우로서의 방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예능과 연기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싶다. 너무 예능으로 가게 되면 같이 연기하는 배우들, 만들어가는 작품에 방해나 민폐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연기할 때는 배우로서, 예능에서는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받아들여지길 바란다. 그 선을 지키고 싶고 예능에서는 유쾌한 웃음으로, 작품에서는 공감할 수 있는 연기로 찾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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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향후 목표는?

“더 재밌게 사는 것이다. 연기, 직업적 역량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제겐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즐겁게 시간을 보내면서 사는 게 더 우선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DM이나 꽃분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제게 행복에 대해 물어보시는 분이 많다. 그만큼 우리 삶이 힘들고 고단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저도 365일 행복할 수 없다. 짜증나고 화날 때도 있지만 제 안의 낭만, 여유 등을 잃지 않고 소소한 행복을 찾아가려 한다. 행복은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다. 일한 후 먹는 맛있는 저녁, 편안하게 잘 수 있는 집 등 일상 속에 녹아드는 게 행복이 아닐까 싶다. 모두들 작은 것에 감사하며 사소한 행복을 느끼셨으면 좋겠다”

김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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