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터뷰] 성숙한 소년, 박지빈

2018-12-20 15:42:45

[오은선 기자] 많은 이들의 기억 속 박지빈은 작은 키에 귀여운 얼굴의 소년이다. 성인연기자 못지않게 당차게 연기하며 대중들을 울고 웃게 만든 그는 어느덧 훌쩍 자라 여심을 설레게 하는 남자 중의 남자가 됐다.

훌쩍 자란 키만큼 마음도 자란 그는 받는 사랑보다 주는 사랑이 좋다고 말하며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이 이상형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23살 박지빈, 여리고 순수한 마음씨와 소년 같은 단정한 외모가 어우러져 그만의 독보적인 매력이 풍겼다.

어릴 적 데뷔한 탓에 슬럼프도 10대에 찾아온 박지빈은 군 제대 후 새로운 20대 연기자의 길에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10년 후에도, 그 이후에도 쭉 연기자의 길을 걷고 싶다는 박지빈의 목소리에서 연기에 대한 강한 열정이 느껴졌다.

Q. bnt와 두 번째 촬영이다

“콘셉트가 처음과는 달랐다. 옥상에서 찍은 콘셉트가 가장 마음에 든다. 꽤 추웠지만 잘 나올 것 같다. 추위에 많이 약한 편이라 평소에도 니트와 목폴라를 즐겨 입는다(웃음)”

Q. 근황

“서울시에서 후원하는 채널A 웹드라마 ‘취업인류’ 촬영 예정이다. 청년의 취업에 관련된 내용이다. 또 12월에는 보이는 라디오 형식의 라디오아파트 DJ를 맡게 됐다. 그렇게 연말을 마무리할 것 같다. 내년에는 드라마로 찾아뵙지 않을까 생각한다”

Q. 데뷔 과정 및 성장 과정이 궁금하다

“진짜 길다(웃음). 정말 내 주변에 지금 일과 관련된 사람이 아무도 없었는데, 누나의 가장 친한 친구의 어머니가 권유했다. 그렇게 사진을 찍어보고, 시작하게 된 것 같다. 항상 최종 오디션에서 떨어졌던 것 같다. ‘아닌가 보다’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시점에 광고를 찍게 됐다. 그리고 뮤지컬 ‘토미’에서 황정민 선배님의 아역을 연기하며 데뷔를 하게 됐다”

“어릴 적에 연기를 잘했다기 보다는 현장을 정말 좋아했다. 뮤지컬, 드라마 현장 다 정말 재미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중학교를 졸업한 뒤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검정고시를 봤다. 18살 때 내 미래에 관해 생각해보게 됐고, 향후 5년 정도를 그려봤더니 군대에 가야겠더라. 주변에서도 대학보다는 군대를 권하는 선배님이 많았다. 20살 때부터 군대를 계속 지원했는데 21살에 영장이 나와 바로 입대를 하고, 작년에 전역 후 새로운 회사를 만나고 사회에 적응하는 시기를 가졌다”

Q. 군대는 어땠나

“힘들었다. 엄청 힘들었다. 남자들은 다 똑같을 것 같다(웃음). 누구와 이야기를 하던 다 자기가 가장 힘들었다고 하더라. 그런데 온전히 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21, 22, 23살의 박지빈을 볼 수 있었던 그런 시간. 그래서인지 더 외로웠던 것 같다(웃음). 딱히 죽을 것처럼 힘들진 않았다. 나에게 소중한 시간이었다”

Q. 과정 중에 한 번쯤은 슬럼프를 경험했을 것 같은데

“슬럼프가 18살 때 같다. 다들 살면서 본인의 미래를 한번 생각해보지 않나. 하고 싶은 것을 향해 무엇을 해야 할지 많이 고민했다. 사춘기가 늦게 오기도 했고, 혼자 속으로 갇혀있던 시간이다. 앞서 말했듯이 추후 5년에 대해 생각을 하고 새롭게 계획을 짰던 것 같다”


Q. 영화와 드라마 활약 중이다. 둘의 특징을 말하자면

“영화는 우선 시간이 많다. 대중에게 더 깊고 진하게 들어갈 수 있고, 여운이 많이 남는 것 같다. 드라마는 촬영 여건을 따지지 않기가 힘들다. 급하게 준비해야 하는 부분이 찍으면서 생기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내 몸의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개인적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장면이 나온다. 순간순간 집중력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작품을 고를 때는 다른 것보다도 작품이 주는 메시지가 정확하다면 선택하는 편이다”

Q. iMBC ‘두부의 의인화’에서 ‘멍뭉미’가 넘쳤다. 원래 본인의 성격은 어느 동물인가

“솔직히 나는 멍뭉미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웃음). 그래서 촬영 전에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물어봤다. 그런데 남자가 생각하는 것과 여자가 느끼는 것이 다르더라.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다. 우선 내 어린 시절을 연기해준 강아지가 비숑이라 비슷하게 파마도 했다(웃음). 실제로는 사막여우 닮았단 말을 많이 듣는다”

Q. MBC ‘배드파파’에서는 악역을 연기했다. 의외로 정말 잘 어울리던데, 악역을 연기하기 위한 노력이 있는지

“장면을 찍기 전에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내 역이 한 회에 많이 나오진 않았다. 한두 씬? 그러다 후반부에 우리 쪽으로 이야기가 흐르면서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감정선을 유지하면서 메시지를 전달하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 16부작 내내 정 대표의 선을 잘 전달하기 위해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Q. 가장 나다웠던 배역, 기억에 남는 배역을 꼽자면

“두부. 최근이라 기억에 많이 남기도 하지만, 즐겁고 편하게 찍었다. 이 캐릭터를 위해 무언가를 만들어야지 하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 재미있었다. 어딘가에 처음 가면 냄새를 맡는다던가 ‘강아지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두부와 실제 내 성격이 비슷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애교도 많이 부리고, 상대방을 가만히 보고 있는 것도 좋다”

Q.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

“‘셜록’에 나오는 모리어티와 같은 역할. 머리가 정말 좋다. 본인이 힌트를 줘가면서 사건을 만든다. 잠깐 나오는 장면에서도 아무렇지 않은 감정 연기를 하는 것, 바로 다음 씬에 완전히 다른 이미지로 등장하는 것 등 정말 매력적이다. ‘모리어티와 같은 삶을 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저렇게 천재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살까 궁금하다(웃음)”

Q. 지빈씨는 머리가 좋은 편인가, 머리 쓰는 예능에 출연할 생각이 있는지

“모르겠다(웃음). 머리 쓰는 예능은 관심이 많은데, 머리가 너무 좋아야만 나갈 수 있지 않나(웃음). 군대에서도 ‘문제적 남자’ 방송을 멈춰놓고 누가 먼저 맞추나 내기도 하곤 했다. 이 외에는 SBS ‘미추리 8-1000’에 출연해보고 싶다. 리얼 버라이어티를 오랜만에 보는 느낌이다. ‘신서유기’ 같은 느낌(웃음). tvN ‘신서유기’는 진짜 친한 형들이랑 노는 느낌의 방송이다. 보면서 친구들에게 ‘진짜 우리 같지 않냐’라는 말을 하게 된다”


Q. 어려 보이는 얼굴이 싫진 않은지

“나는 이것에 대해 싫다고 생각해보기 전에 ‘싫어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주변에서 정말 많이 들은 말들 때문에. 나는 전혀 생각지도 못하고 있던 부분인데 ‘나를 보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이게 싫은가?’라고 생각하게 되면서 신경 쓰이기 시작하더라”

“잘 모르겠다. 이게 그렇게 중요한 문제인가 싶기도 하고. 지금의 나를 봐주는 사람이 내 어릴 적 모습을 아니까 그런 말을 하는 것 아닌가. 쭉 지켜봐 주셔서 감사할 뿐이다. 욕도 아니고, 악플도 아니지 않나. 기분이 나쁘진 않다”

Q. 메이크업아티스트 이사배와 과거 인연이 있다던데

“사배 누나는 누나가 아프리카 방송을 고민하기 전부터 알던 사이다. 고민하던 시기에 연락을 많이 했었다. 그때 “누나가 겁나지 않는다면 도전하면 좋지”라고 말했던 것 같다. 요즘은 바쁘셔서 만나기가 힘들다(웃음)”

Q. 주변 사람을 굉장히 잘 챙기는 것 같다.

“그런가?(웃음). 한 번 친해지면 오래가는 편이다. 영생이 형도 데뷔할 때 처음 봤다. 그런데 지금까지 연락이 끊기지 않고 친하게 지낸다. 배우 노영학 형으로 인해 알게 된 현우 형도 지금까지 친하게 지낸다. 오히려 그 형의 친한 친구들과도 친해져서 잘 지낸다. 아이유 누나도 과거에 화보를 같이 찍었다. 그 후 연락을 자주 했던 것 같다. 누나도 친동생이 있고, 나도 친누나가 있다 보니 고민 상담 등 이야기하기가 편했다. 그냥 모두 감사하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나에게 똑같이 잘 대해주는 것도(웃음)”

Q. 이상형

“말 예쁘게 하는 사람. 이상형에 관해서 진짜 기준이 없다. 우선 나는 표현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친해지거나 좋아하게 되면 형들도 껴안고, 형들에게 안겨있고 그렇다(웃음). 여자친구가 있다면 더 그러지 않을까. 바라지 않고, 기대하지 않을수록 행복한 게 사랑이지 않나. 그런데 바라고 기대하게 돼서 어렵다. 많이는 아니더라도 표현할 때 말을 예쁘게 해주는 사람에게 더욱 감정을 많이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외모에는 기준이 없다”

Q. 그렇다면 본인이 좋아하는 사람과 본인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 고르자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 그래야만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난 많이 줄 수 있다. 근데 누가 날 좋아하면 마음이 생기는 편이다”

Q. 몸매, 피부관리 방법은

“요즘 운동을 하러 잘 못 갔다(웃음). 평소에는 축구, 볼링, 구기 종목을 다 좋아한다. 피부 관리는 물을 많이 먹고, 10시에서 2시까지 꼭 자라고 하던데 생각이 많아서 잠을 잘 자지 못하는 편이다. 불면증이 정말 심하다. 4시에 픽업이면 열에 아홉은 잠을 아예 못 자고 나간다. 고민이 많기도 하고, 혼자 생각을 하면서 괴로워하기도 한다. 정말 괴롭지만, 생각하면서 감정 정리를 할 수 있다. 고쳐야 하는데(웃음) 잘 때는 잠만 생각하고 싶기도 하다”

Q. 10대와 20대의 박지빈을 비교하자면

“다르다(웃음). 18살 때 슬럼프가 왔지만, 나쁜 길로 빠지지도 않았고 잘 풀었던 것 같다. 20대는 군대를 다녀와서 이제 첫걸음이다. 무언가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지금까지는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 나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 30살이 되어도 다 똑같을 것 같다. 갑자기 하고 싶은 캐릭터가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다 비슷할 것 같다. 계속해서 연기자의 길을 걸을 것이다. 다른 분야의 분들에게 피해 주고 싶진 않다(웃음)”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처럼 쓸데없는 걱정 하고 살지 마세요. 어차피 다 지나가니까요(웃음)”

에디터: 오은선
포토: 권해근
의상: FRJ Jeans, 와이케이 스튜디오, 모노피스파
선글라스: 프론트(Front)
슈즈: 퓨마
헤어: 피트강 남순 원장
메이크업: 선자
장소: 유난스테이 2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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