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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배민희, 손승우

2017-03-30 16:25:01

[배아름 기자] MBC ‘황금 주머니’에서 실감나는 악녀 배민희를 보여줘 시청자들의 애증의 대상이 된 배우 손승우. 그녀의 연기 시작은 학창시절 친구 연기에서 시작됐다. 연극을 통해서 변해가는 모습을 보고 함께 시작하게 됐다는 그.

연기 시작에 앞서 뉴욕에서의 짧지만 의미 있는 학창시절을 보내고 한국에 돌아와 드라마 ‘신기생뎐’, ‘구가의 서’ ‘뻐구기 둥지’등 화려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다양한 작품들 속에서 ‘악녀’를 맞고 있지만 그 누구보다도 사랑받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그녀.

드라마에서는 미워할 수 없는 악녀이지만 현실에서는 누구보다 자신의 길을 완벽하게 다져나가길 바라는 손승우의 연기가 앞으로 더욱 깊고 풍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Q. 연기를 시작한 계기 친구 연기에 대한 동경에서 시작됐다는 인터뷰를 읽었다. 시작한 계기가 좀 특이하다.

/ 성향이 비슷했던 친구 덕분이다. 친구가 연극반에 들어가 변화되는 모습을 보고 그 영향을 받게 됐다. 그 친구와 같이 공부하면서 연극영화과까지 준비하게 됐다. 그 당시에 그 친구가 굉장히 멋있었다.(웃음) 비슷한 성향을 갖고 있었고 단짝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성격이나 체형적인 면에서 비슷한 점이 많아 굉장히 친하게 지냈었다. 연극을 통해서 모습이 달라지는 것을 보게 돼 정말 멋있었다.

Q. 친구는 일본 무대에서 서고 있는데 학창시절을 외국에서 보낸 건지

/ 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건 아니다. 친구는 일본 유명한 극단인 ‘사계’ 무대에 오르고 있다. 요새는 연락을 자주 못한다. 같이 고등학교를 보냈지만 대학은 같이 가지 않게 됐다. 그 친구는 방송 연기보다는 무대에 서는 뮤지컬 연기를 하고 싶어 했다.

Q. 학창시절에 대한 의미를 부모님 덕분에 더욱 특별하게 보낸 것 같다. 그때의 경험이 지금 도움이 되고 있는지

/ ‘이런 부분이 정말 좋았다’라고 말은 못하지만 아무래도 영향이 있지 않나 싶다. 그 당시에 배웠던 메이크업 같은 경우도 자격증까지 취득하고 왔으니 지금도 스스로 메이크업 수정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 그 당시에는 연기를 늦게 시작했다는 것에 힘든 부분이 있었다. 남들 다 시작한 나이가 훨씬 지난 25살의 늦은 나이로 연기에 발은 디디게 됐다. 오디션 장에 갈 때마다 관계자 분들이 ‘그때까지 뭐했냐’라는 질문을 매번 받았었다. 대학교 1년 동안은 착실하게 학업에 몰두하고 2년은 뉴욕에서 보냈다. 그리고 나서 25살의 나이에 시작했는데, 남들은 입학하자마자 준비했던데 반해 스타트가 늦어 그 당시에는 조금 힘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런 생활에 대해 후회는 없다. 학창시절을 친구들과 보내고 뉴욕에서 보냈던 것에 대해선 정말 값진 추억이라고 생각이 든다. 오히려 예전에 늦게 시작한 것에 대해 어린마음에 고민도 생각도 많이 하게 됐다. 30살이 넘어서 돌이켜 보니 후회도 없고 부모님이 결정해주신 것에 대해 너무 감사하다.

Q. 뉴욕에서의 생활은 어땠는지

/ 1년 반 정도를 뉴욕에서 지냈다. 너무 좋았다. 일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없었고 용돈을 받아 생활을 해도 풍요로웠다. 뉴욕에서 20대 초를 보낸다는 게 꿈만 같다. 지금 생각해봐도 ‘내가 그런 생활을 했었나’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값진 생활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Q. 악녀의 연기를 많이 하고 있는 만큼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을 것 같다.

/ 지금까지 했던 연기들은 ‘악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 맡고 있는 ‘배민희’라는 역할이 이제 막 악한 행동을 하려고 한다. ‘악녀’라기 보다는 항상 ‘사랑받지 못하는 여자’를 맡았던 것 같다. 캐릭터 상으로도 악녀라기보다는 얄미운 부분이 많은 했던 것 같다.

Q. 다른 인터뷰에서 보니 ‘사랑받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하더라.

/ 지금까지 했던 역할들이 남자배우들과 대화를 제대로 나눈다거나 했던 적이 별로 없다. 항상 남자 배우가 가는 뒷모습을 바라보거나 남겨져 있었다. 그래서 한번쯤은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웃음) 지금 ‘황금 주머니’에서도 10씬 중에 9씬이 남자 배우가 떠난 후에도 남겨지는 역할이다. 그래서 감독님께 내가 먼저 떠나게 해달라고 했던 씬도 있었다.(웃음) 항상 남겨져 한숨을 쉬고 그래서 한번쯤은 나도 남자배우를 두고 가고 싶어서 부탁드려 찍었던 장면도 있다. 감독님도 이제 그렇게 찍을 만한 때가 됐다라고 생각하시니 흔쾌히 승낙해주시더라.

Q. 개명하고 나서 황금 주머니의 역할을 톡톡히 돋보이고 있다.

/ ‘황금주머니’를 하려고 이름을 바꿨던 건 아니고 이름을 받아서 ‘바꿔야겠다’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이름을 받고 나서 친구들에게 ‘이제 승우라고 불러줘’라고 해 불러주는 것에 대한 의미부터 새기기로 했다. 아직 법적으로 완벽하게 바꾸진 못했다. 바꾸려고 했을 때 드라마에 들어가게 됐고 복잡한 과정이 많아서 드라마 끝나고 바꿀 예정이다.(웃음)

Q. 개명한 후에 본인의 삶에도 달라진 게 있는지

/ 바꾸자마자 드라마가 돼서 긍정적인 기운 있다고 생각한다. ‘가영아’라고 불리면 ‘난가?’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익숙해졌다. ‘승우야’라고 불러주는 게 더 편하고 익숙하다.


Q. 사랑받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하는 만큼 스스로 배민희에 대해 애정이 클 것 같다.

/ 시놉시스 봤을 때부터 너무 하고 싶은 역할이었다. 감독님이 역할을 나에게 줬을 때의 그 기분으로 꾸준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정말 열심히 하고 있는데 시청률이 많이 나오지 않아서 조금 안타깝기도 하다. 오디션을 봐서 정말 맡고 싶다고 생각이 든 역할이었기 때문에 애정이 크다. 시놉시스에 나왔던 그 역할만으로도 나에게는 충분히 매력 있었다. ‘배민희’는 밑도 끝도 없는 악녀가 아니다. 극 초반에는 민희가 전혀 나쁜 역할이 아니었다. 사랑을 받는 역은 아니지만 상대 배우와 티격태격 하면서 회상하던 씬도 있었다. 일일 드라마의 악녀는 처음부터 이유도 없이 상대방을 미워하거나 째려보며 시작하는 것 같다. 하지만 배민희는 그렇지 않아서 더 매력 있었다.

Q. 극중의 배민희와 손승우의 사랑 방식 어떻게 다른지

/ 너무 다르다. 절대 집착하지 않는다.(웃음) 배민희라는 캐릭터를 할 때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손승우는 어떤 사람이 나를 싫어할 때 빨리 포기가 되는 스타일인 것 같다. 그에 반해 민희는 ‘다시 한번 생각해봐’ 이러는 스타일이다. 가장 친한 언니가 민희 같은 스타일이다. 그래서 연기를 할 때 그 언니를 많이 상상했다. 비굴해보이기도 하지만 그 언니는 뭐든지 다 용서하고 수용하는 성격이다. ‘못 헤어지니까 내가 용서해야 돼’라는 마음으로 연애를 하고 있다. 그걸 보면서 민희가 저렇겠구나 생각하면서 연기를 했던 것 같다. 답답하고 속상하기도 하지만 그 언니를 보면서 배민희를 더 잘 녹여낼 수 있었다. 그 언니에게 배민희를 연기할 때 ‘언니가 짖는 표정, 감정, 눈빛을 많이 떠올린다’고 전하기도 했다.(웃음) 그런 면에 있어서 배민희와 다르게 나는 자기애가 강한 것 같다. ‘소중해, 특별해’라는 생각보다 삶이 짧은데 그런 데에 소비하고 싶지 않다. 나를 좋아하고 아껴주는 사람들과도 보내기에도 삶은 너무 짧은 것 같다.

Q. 필모그래피의 일일드라마 출연이 많이 있다. 긴 호흡이 힘들지는 않은지

/ 그 전에는 비중이나 스케줄 자체가 ‘일일 드라마 6개월 너무 힘들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웃음)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일일드라마가 정말 길고 힘든 여정이긴 하구나’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던 것 같다. 결방이 많이 됐지만 촬영은 92회 정도하고 있다. 극의 끝이 다가올수록 정신 차리고 스퍼트를 높이고 임하고 있다. 하지만 중간쯤에는 조금 힘들긴 했다. 겨울이 너무 춥고 길어서 그런지 ‘힘들다’라는 생각을 20회 정도 했던 것 같다.(웃음) 중간에 극중 ‘설아’얘기가 나와야 해서 비중이 작아졌던 적이 있다. 요새 민희 역할이 두드려져 열심히 하고 있지만 드라마가 길게 느껴진 적은 처음인 것 같다. 연기 때문이기보다는 야외 촬영도 많고 해서 날씨 때문에 힘들었다. 유난히 일일드라마 치고 야외가 많았던 것 같다. ‘감독님께서 일일드라마처럼 평범하게 안 찍겠다’라는 제작발표회에서 다짐이 뭔지 알 것 같다.(웃음)


Q. 가장 기억에 남는 역할이 될 것 같다.

/ 고되기도 하지만 정말 하고 싶었던 역할인 만큼 제일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연기자들끼리도 사이가 좋다. 지금까지 했던 일일드라마에서는 선생님들이 많이 계셨다. 하지만 이번 드라마는 연령대가 비슷하거나 조금 많아서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다.

Q. 드라마 출연만 꾸준히 해서 스크린 관에 대한 갈증도 있을 것 같다.

/영화 쪽은 오디션 자체를 자주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연극영화과를 나왔으니 연극 무대에 몇 번 서봤지만 너무 긴장돼서 나와 안 맞는 것 같다. 카메라 안에서 혹시 실수를 해도 마음은 다잡고 다시 갈 수 있는 그 시간이 있는데 반해 연극이랑 뮤지컬은 그런 시간이 없는 것 같다. 학창시절엔 연극과 뮤지컬은 2편정도 해봤지만 우리 끼리 하는 게 아니라 관객과 함께 호흡해야 하는 만큼 너무 떨리고 실수에 대한 압박감이 컸다. 스스로 연기를 한다고 생각이 들기 보다는 외워서 선보이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연극이나 뮤지컬보다는 끊어서 갈수 있는 방송 쪽이 더 맞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연극하시는 분들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이 든다. 안내상 선생님이 드라마 중에도 연극 무대에 오르셔서 첫 공연을 드라마 가족끼리 보러 갔었다. 정말 대단하시더라. 첫 공연은 처음인 만큼 실수도 많고 마지막 공연은 애드리브가 많아서 공연을 볼 때 중간과 끝의 공연을 찾아서 보는 편이다. 첫 공연에서 실수가 있었음에도 그걸 실수라고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이어나가시더라. 언제 한번쯤은 해보고 싶다는 동경 같은 것은 있지만 쉽게 ‘연극 한번 해보겠습니다’라는 말은 못할 것 같다.

Q. 출연하고 싶다면 어떤 장르의 영화를 출연하고 싶은지

/ 드라마는 지금 ‘황금 주머니’ 팀과 시트콤을 찍고 싶다. 시트콤의 장르가 많이 없어서 아쉽다. 현장에서 NG도 많지만 재미있는 상황이 많아서 ‘이 멤버로 시트콤을 찍으면 정말 재밌겠다’라는 말을 정말 많이 한다. 재미있게 하고 싶은데 정극이고 내용이 조금 어렵다보니까 코미디 적인 부분이 아쉬운 것 같다. 다음 작품에서는 코미디가 가미된 작품을 하거나 사랑받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Q. 같이 연기를 하고 싶은 배우가 있는지

/ 딱히 그런 건 없는 것 같다. 어떤 배우든 잘 맞춰서 하는 재미가 있는 것 같다. 극 초반에는 지한 오빠랑 연기를 하다가 지금은 선호씨와 부부 역할로 나오다보니 선호씨랑만 붙는다. 두 배우들과 연기를 하면서 내 스스로가 다르니까 극이 더 재미있는 것 같다. 호흡이 누구랑 더 잘 맞는지도 모르겠다.(웃음) 선호 오빠랑은 아직 5-10회 분 밖에 찍지 않았다. 그리고 지한 오빠는 아무래도 배테랑이다 보니 능숙한 게 있는 것 같다. 이선호씨는 같이 어설픈 게 있는데 반해 더 동기이자 친구 같다. 처음으로 한 드라마에서 파트너가 바뀌고 그에 맞춰서 배민희라는 역할도 달라지니까 재미있는 것 같다.

Q. 해보고 싶은 영화 장르가 있는지

/ 즐겨보는 영화는 ‘트랜스 포머’와 같은 액션, 공상, 과학이다.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일들을 영화로 보면서 스트레스도 해소된다. 하지만 현실에서 있을 법한 멜로나 드라마를 영화관을 찾아 가서 보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액션이 가미된 공상의 연기를 해보고 싶기도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배경에서 어떻게 연기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잘 모르겠다.

Q. 여가 시간에는 뭐하는지

/ 여가 시간에는 영화도 많이 보기도 하고 걷는 걸 좋아해 혼자 많이 걷는다. 친구들 만나는 것도 좋아한다.

Q. 특이하게 직접 디자인한 옷을 판매하는 쇼핑몰을 운영 중인데 조금 힘들 것도 같다.

/ 방송할 때는 맡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크게 신경 쓸건 없다. 하지만 방송을 하지 않을 때 나에게 있는 에너지를 쏟고 싶기도 하고 나눠서 하고 싶어 연기를 하지 않을 때는 거기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하나의 놀이가 된 것 같다. 배우일 때와 정말 다른 것 같다. 연기할 때는 스스로 부족한걸 아는 만큼 어떤 부분에 부족하다고 느끼는 반해 옷을 디자인할 때는 주관이 너무 뚜렷하다. 약간 그런 쪽에서는 타협이 안 되는 것 같다. 주로 나에게 많이 맞춰주는 직원들이랑 일하고 있는 것 같다.(웃음) 일 년 가까이를 신경 쓰지 못해도 그 친구들 덕분에 드라마에 올인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디자인에 대한 영감은 메이크업, 머리를 할 때 SNS를 잠깐만 봐도 너무 많은 정보들이 자동으로 오는 것 같다. 수월을 넘어서 과도하게 흐르는 정보들 안에서 내 취향에 맞게 디자인 하는 것 같다.

Q.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는지

/ 도전보다는 했던 분야를 단단히 다져나가고 싶다. 다양하고 꾸준하게 연기를 하고 싶다. 되게 오랫동안 연기에 임하고 싶다. 다양한 분야를 새롭게 도전하기 보다는 새로운 트렌드에 걸맞게 연기를 하고 싶다. 배웠던 메이크업 실력도 많이 녹슬었다. 그렇기 때문에 드라마 끝난 후에는 트렌드에 맞게 좀 더 배우고 싶다. 연기도 공부도 하고 싶다. 발성이 너무 힘들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스스로 발전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 지금 하고 있는 부분에서 업그레이드 되고자 한다.

Q. 앞으로 어떤 배우로 남고 싶은지 그리고 2017년의 계획은

/ 악녀 전문 역할을 정말 많이 했는데 다음번에는 더 새로운 역을 맡고 싶다. 메이크업과 헤어에 따라서 스타일 자체가 달라지는 만큼 그렇게 새로운 역할을 맡아 연기하고자 한다. 2017년에의 상반기는 황금주머니로 채워질 것 같다. 6월은 중순은 지나서 남은 6개월 동안은 운동도 하고 열심히 연기를 공부하는 시기가 될 것 같다.

기획 진행: 배아름
포토: 김연중
의상: 오로시, TOTUM Senatore(토툼 세나토레)
백: 볼드리니 셀레리아
선글라스: 핀타르
시계: 망고스틴
주얼리: 티아도라
헤어: 에이바이봄 두리 팀장
메이크업: 에이바이봄 노미경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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