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진 기자] 출근 후 만나는 동료가 나에게 웃어 주는가. 그 웃음은 ‘진짜 웃음’이 아닐지 모른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조사한 직장인 우울 실태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82.1%가 우울증을 겪고 있다.
직장인이 우울함을 겪는 이유로는 ‘현재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한 비전’이 44.44%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 많은 업무량과 업무량에 미치지 못하는 급여가 뒤따랐다. 하루 9시간 이상 근무하면서도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과 그에 미치지 못하는 보상이 우울함을 가져 오는 것.
이 가운데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당 조사에 참여한 직장인 중 43.47%가 장기간 휴식과 여행을 꼽았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나마 휴식을 취하는 시간, 책 한 권으로 마음을 다져보는 건 어떨까.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에서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5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5년 한 해 동안 평균 독서량은 9.1권이다.
바야흐로 독서의 계절은 가을이라지만 따뜻한 봄볕을 만끽하며, 마음을 포근하게 해 줄 책 3권을 꼽았다.
# 책으로 떠나는 여행_ 이혜승 <모로코 낯선 여행>
여행을 가고 싶지만 쉽사리 떠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럴 땐 여행서적을 추천한다. 이혜승의 ‘모로코 낯선 여행’은 저자가 아무런 준비 없이 떠난 여행지 모로코에서의 일상을 포토에세이 형식으로 담았다.
에디터 한 줄_ “왜 같은 삶을 살면서 빨리 죽으려 하나요? 느리게 살면 그만큼 많이 느끼니까 더 오래 사는 거예요. 어차피 모든 일에는 알라만이 아는 적당한 때가 있는데 그때는 저절로 나옵니다. 달리는 기차 안에서 아무리 뛰어 봤자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매 순간을 맘껏 즐기세요”
# 봄에는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싶다면_ 안나 드 노아이유 <사랑 사랑 뱅뱅>
마음 가득한 우울함을 강렬한 사랑의 감정으로 승화시켜 보자. 안다 드 노아이유는 남성중심의 사회였던 20세기 초 파리지앵의 찬사를 받은 유일한 여류 시인이다. 당시 공쿠르상 최초 수상자가 됐음에도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탈락하고, 이에 대항한 심사위원이 전원 여자인 페미나상을 만들었다.
이 작품은 사랑의 영원하지 않음, 삶에 대한 덧없음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그의 성격 때문이었을까, 미처 시작하지 못한 사랑이 아닌 대담하지만 결국 불타 없어지는 재와 같은 느낌을 준다.
# 음식으로 얻는 위안_ 유지나 <언제 우리 식사 한번 하지요>
사람들은 흔히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맛있는 음식을 찾는다. 입과 식도를 통해 들어오는 음식이 아닌 눈과 마음으로 먹는 음식은 어떤 맛일까.
여행을 좋아하고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작가 유지나는 소중한 사람을 위해 밥을 짓는다. 작가는 그들을 위해 요리하며, 그때 마다 느끼는 감정을 담았다. 문체는 매우 서정적인데,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마치 내가 작품 속 소중한 사람이 된 듯 위안을 얻는다.
에디터 한 줄_ 다가올 시간들은 불안하고 일상은 부서질 듯 위태롭게 느껴질 때, 그대로 잠이 들면 우주 끝 어딘가로 튕겨나가 날카로운 별의 조각에 찔려 사라져버릴 것 같은 아슬아슬한 밤이 오면… 모서리 없는 둥근 식탁에서 수프를 두 그릇쯤. 부드럽게 목을 타고 넘어가는 눈물 닮은 따뜻한 수프를. 눈물마저 차가웠다면 우리 얼마나 힘들었을까. 눈물은 조금 따뜻하고 든든한 수프 한 냄비 남아 있어 다행이다. 오늘 밤. (사진출처: 예스24, bnt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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