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옷을 입고 메이크업을 하고 카메라 앞에 설 때는 확연하게 다른 분위기를 보여준다. ‘엣지’라는 단어가 참 잘 어울리는 그는 모델 이혜정이다.
Q. bnt와는 두 번째 화보에요. 1년 만인가요? 오늘 촬영은 어땠어요?
저번에는 스튜디오 촬영이었잖아요. 오늘은 야외였고. 이게 좀 더 이혜정다운 화보였던 것 같아요. 스타일 변화도 그렇고요. 날씨가 많이 더워서 걱정했는데 사진은 마음에 들어요.
Q. 메이크업, 헤어, 룩만으로도 느낌이 정말 달라요. 모델이어서가 아니고 모델 이혜정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겠죠? 어떤 것을 얘기할 수 있을까요?
그런 것을 제 입으로 이야기하기 부끄러워요.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웃음). 음… 정해진 포즈가 없다는 것? 콘셉트에 맞게 자유자재로 잘 움직이는 것 같아요. 제가 연기자는 아니지만 속으로 연기하듯이 빠져드는? 변화는 모습을 보면 스스로도 기분이 좋고요.
Q. 이제 혜정씨가 농구선수를 했던 모델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많이 없어졌죠? 아무래도 예능 프로그램 때문일텐데. 처음이는 그런 것이 불편하거나 부담스럽지는 않았어요?
처음에는 농구선수로 알려지는 것이 싫었어요. 운동했던 몸도 그렇고 모델 이혜정보다는 농구선수로서의 몸으로 볼까봐, 그런 점들이 모델로서의 모습을 가릴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알아봐주시는 것이 좋죠. 제 스스로 발전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Q. 운동선수로서도 모델로서도 훌륭한 신체조건을 가졌어요. 하지만 확연히 다른 분야잖아요. 해오던 일과는 전혀 다른 일을 시작했을 때 힘들었던 부분도 있을 것 같아요.
당연히 힘들죠. 처음에는 더욱더 힘들었고요. 낯선 하이힐, 입지 않았던 스타일의 옷, 메이크업까지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여자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보는 것이잖아요. 여자다운 것을 마음껏 할 수 있고.
그렇죠. 운동을 그만두고 나서 제의를 받았어요.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지 그게 딱 ‘모델’은 아니었거든요. 그 전에는 몰랐는데 제가 좋아하는 것들, 예를 들어 네일 아트나, 화장품, 옷에 관심을 두고 있었더라고요. 제가 좋아했던 분야들을 모아 놓고 보니 모델이잖아요. 혹시나 해서 먼저 아카데미에 문을 두드렸고 2개월만에 쇼에 섰어요.
Q. 와, 역시! 아시아 모델들이 서고 싶어하는 '존 갈리아노'의 뮤즈이기도 했어요. 그런데 그 때 존 갈리아노 몰랐었다고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고요.
맞아요. 정신이 없어서 몰라봤었어요(웃음). 하루에 수 없이 많은 오디션을 봤을 때 였고 디올 오디션을 봤을 때였나? 워킹을 하다가 살짝 어긋나서 그냥 앞에 있는 사람한테 미안하다, 했죠. 그런데 그 사람이 존 갈리아노였어요. 당시에는 그 사람이 존 갈리아노였는지 몰랐던거죠. 그는 저를 보더니 귀엽다고 했고 며칠뒤 전화가 왔어요. 그리고 저는 보라색 미니 드레스를 입고 2011년 S/S 파리 레디투웨어쇼에 섰죠. 지금 생각해도 짜릿하네요.
Q. 세계 무대를 종횡무진 하는 후배들이 참 많잖아요. 보면서 어때요?
자랑스럽죠. 많은 친구들이 앞서서 자기 발로 도전하는 것도 기특하고. 뿌듯한 마음이 커요. 가끔 후배들한테 전화 와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 할 때가 있어요. 조언도 해주고.
Q. 요즘 모델들도 가수, 연기자 못지않게 끼가 많아요. 방송 활동도 정말 많이 하고요. 예전과는 확실히 다르죠?
하이패션이라기 보다는 엔터가 된 느낌이 들긴 해요. 그런데 정말 보면 끼들이 대단해요. 나중에는 엔터와 하이패션 공존했으면 좋겠어요.

Q. 혜정씨 런웨이를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요. 어떤 때는 경쾌하고 어떤 때는 묵직하고. 워킹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 하는 것도 있을 것 같아요.
당연히 무대에 콘셉트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죠? 그리고는 즐겨야죠. 하지만 너무 가볍지 않게 보였으면 하고요. 가벼움은 빼고 무게는 지키면서 하는 것 같아요.
존 갈리아노 쇼요. 한국은 리허설 많잖아요. 하지만 그 쇼는 리허설이 없었어요. 제가 입었던 옷이 보라색 원피스였어요. 제일 좋아하는 색이고 나에게만 들어줬거든요. 정말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쇼 음악 비트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요. 어떻게 무대를 했는지 기억에 나지 않았는데 내려와서 모니터 해보니 실수 하지 않고 제법 잘했더라고요? (웃음).
Q. 수많은 화보도 찍었어요. 많은 모델들이 표정과 포즈에 대해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헤정씨는 거침이 없고요.
포즈를 처음부터 잘 했던 것은 아니에요. 내 몸을 알아야 하고 각도를 알아야 하고. 저는 거울을 많이 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다양한 자료도 보고 거울을 가까이 하고. 나쁜 것도 알아야 하고요. 손 쓰는 법부터 어깨 쓰는 것 까지요. 뭐니뭐니해도 경험이 중요한 것 같다. 즐기고 좋아해야 해요.
Q. 나를 자극시키는 선배, 후배가 있다면?
때 마다 다른 것 같아요. 라이벌이라기 보다는 상황에 따라서 많이 활동하는 친구들 보면 ‘나도 더 열심히 해야지’ 싶죠.
Q. 모델이라는 직업이 주는 즐거움이 뭘까요?
여자로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누릴 수 있잖아요. 마약 같은 것 같아요(웃음).
Q. 반대로 모델이라는 직업이 주는 고된 것은?
당연히 많은 어려움이 있겠죠. 옷을 입기 위해 몸을 만드는 것, 정말 비싼 옷이나 주얼리 등을 입고 걸치고 촬영을 할 때는 함부로 대할 수 없는 것도 있고. 그만큼의 노력과 경험이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Q. 많은 후배들 가운데 눈이 가는 사람이 분명 있을 거에요.
누구 한 명 짚기보다는 요즘에는 노력하는 친구가 참 예쁘고 눈이 가요. 지금 모델 친구들 강의를 맡고 있는데 눈이 또렷하고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하는 친구들 보면 더 알려주고 싶고 이야기해주고 싶고.
Q. 송경아, 한혜진, 장윤주 등 많은 모델들이 방송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어요. 혜정씨는 예체능 이후에는 뜸한데.
패널로는 많이 출연을 했죠. 다른 방송 활동도 준비 하고 있어요. 두 달 정도는 아카데미 선생님으로 활동을 할 것 같아요. 방송도 꾸준히 할 생각이고요. 운동 이미지가 아닌 다른 이혜정의 모습도 보여주고 싶고요.

Q. 완벽한 보디라인을 유지하는 이혜정의 노하우가 있다면요?
요즘에는 운동하러 갈 시간이 별로 없어요. 집에서 운동을 많이 해요. 한군데 오래 못 있는 성격이라 자주 돌아나니죠.
Q. 평소 이혜정의 스타일은?
편안한 스타일 좋아해요. 좋은 옷도 많이 입어보고 사봤는데 전 옷에 욕심이 별로 없어요. 얼마나 좋고 비싼 옷이냐 보다 어떤 옷을 입어도 소화를 잘 하는 것이 모델로서는 맞으니깐. 캐주얼한 스타일 즐겨 입어요.
Q. 얼마전 장윤주씨가 결혼을 했죠. 부럽지 않았어요?
어우, 맞아요! 갑자기 결혼 발표해서 저도 깜짝 놀랐어요. 듣자마자 ‘언니마저 가는구나’ 싶었죠. 뭐, 언니는 나이가 있으니까(웃음). 형부가 정말 괜찮은 사람이에요. 두 사람 보고 있으면 정말 훈훈해요.
Q. 연상이 좋아요, 연하가 좋아요?
전 오빠가 좋아요. 하하하.
Q. 모델은 데이트도 스타일리시할거 같아요. 먹는 것 입는 것까지도요. 어때요?
전혀요. 저는 그냥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 잔 마시는 것이 더 편해요. 책보고 수다 떨고. 그런 소소한 즐거움이 주는 행복이 커요. 집에서 영화를 본다거나. 집에서 요리 하고 먹고.
Q. 심지어 요리까지 잘해요?
저 좀 해요. 하하하. 웬만한 음식은 다 만들 수 있는 것 같아요.
Q. 요즘 혜정씨가 먹는 식단도 궁금해졌어요.
아침에 과일과 야채 갈아서 마셔요. 몸 상태에 따라서 이것저것 다양한 과일과 채소 먹어주고요. 그리고 장봐서 직접 음식 해먹어요. 음식 할 때도 조미료 안 쓰고요.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요?
모델하고 싶은 친구들 소통하고 제 일 계속 하면서 방송 일도 준비하고 있어요. 운동이 아닌 다른 쪽으로요. 다양한 일을 하며 즐겁게 살고 싶어요. 일도 하고 여행도 가고 내 자신을 위한 시간도 갖고요. 그게 행복한 거잖아요. 그렇죠?
기획 진행: 오아라
포토: bnt포토그래퍼 김태오
영상 촬영, 편집: 정도진, 이미리
의상: 르샵, 스타일난다, 스티브제이앤요니피, HEICH ES HEICH
주얼리: 바이가미
선글라스: 바이너리 알로이
슈즈: 아키클래식, 페르쉐, 지니킴
헤어: 라뷰티코아 청담 베네타워점 봄 디자이너
메이크업: 라뷰티코아 청담 베네타워점 미현 디자이너
장소협찬: 아이니드 성수점
섭외: 김은희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 [Style Pick] 서현-설현-경리, ‘심쿵’ 출근길 패션
▶ 과감하게 도전해보자, 시선 사로잡는 원 포인트 컬러 패션-BLUE
▶ [Star&Style] 손나은-소유-솔지, 아이돌 출근길 패션 스타일링
▶ [Fashion in MOVIE] 영화 속 휴양지 패션 엿보기
▶ “와이드팬츠가 요즘 그렇게 대세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