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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people+] 모델 이혜승-김성희, 거침없는 도전 그리고 새로운 시작

2012-02-03 11: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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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기자/ 사진 이현무 기자] 2012년 해외 무대에서 대한민국 모델의 위상을 드높일 모델 이혜승과 김성희. 불과 4년 전 이 두사람은 패션모델이라는 최종 우승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치던 시절이 있었다.

2007년에 방영된 m.net 리얼리티 프로그램 ‘아이 엠 어 모델3’에서 최종 우승 후보자로 선택된 여고생 이혜승과 무용학도 김성희는 마지막까지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만 했다. 당시 패션피플들 사이에서 두사람 중 누가 최종 우승을 거머쥐고 모델이 될 것인가에 대한 관심도 높은 상황이었다.

‘아이 엠 어 모델3’의 최종 우승은 이혜승이 차지했다. 현재 이혜승은 물론 2위를 차지했던 김성희 역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모델로 빠르게 성장해가며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톡톡히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12년 본격적인 해외 시장에서의 활동을 앞둔 모델 이혜승과 김성희를 만나 ‘아이 엠 어 모델3’ 시절부터 현재까지 모델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의 꾸밈없이 진솔한 이야기를 일문일답으로 살펴보자.

이혜승, 톱모델 지젤번천-미란다 커와 한솥밥 먹은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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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뉴욕에서 첫 해외 활동을 시작하게 됐을 때 긴장되진 않았나?

생각했던 것 보다 긴장되진 않았다. 그동안 국내에서도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특별히 뉴욕이라고 해서 떨리고 긴장되는 건 없더라. 하지만 다른 나라인 만큼 환경과 분위가 다르다는 점에서 설레고 즐거웠다.

지난해 세계적인 모델 지젤번천, 미란다 커, 하이디 클룸 등이 소속된 IMG모델에 소속돼 세간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캐스팅 된 사연이 있다면?

2011년에 1월에 여행을 하고 싶어서 일본으로 떠났다. 일본 여행을 마치고 평소 알고 지내던 언니가 있는 뉴욕을 가게됐다. 뉴욕 여행 중 서로 마음이 잘 맞았던 건지 알고 지내던 언니는 물론 현지에서 만난 친구들과 2주 만에 둘도 없는 막역한 사이가 됐다.

뉴욕에서 함께 어울리며 지내던 친구들이 패션 분야에서 종사했던 터라 우연히 패션쇼를 함께 가게 됐다. 쇼에 가기 전에 친구들이 나를 예쁘게 꾸며줬는데 당시 현장을 취재온 외국 매거진에서 베스트 패션피플로 내 모습을 사진으로 많이 담아갔다.

이후 그 사진을 본 IMG모델 측에서 내가 한국 모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다.

IMG모델에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을 때 기분이 어떠했나?

예전부터 외국에서 생활하고 싶다고 생각해왔는데 모델 일까지 같이 하게 돼 기뻤다. 하지만 함께 쇼에 갔던 친구들이 자신 일처럼 더 좋아하고 축하해줬다는 사실에 더 기분 좋았고 고마웠다. 그래서 인지 당시 친구들과 함께 기쁨을 나눴던 기억이 더욱 의미가 깊다.

유명한 모델이 소속되어 있는 IMG에 소속되어 있다. 주변 시선들이 부담스럽지는 않나?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다. 그냥 에이전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이고 그 다음에 내가 어떻게 해나가는 지가 중요한 것 같다.

앞으로의 나의 모델 활동에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하겠지만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는다. 내 삶에 있어서 성공의 기준은 남이 정해놓은 기준이 아니라 내가 정해놓은 기준으로 내가 행복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세계적인 모델들과 자주 마주치면 배울 점도 많을 것 같다. 그들이 일하는 것을 봤을 때 어떤 느낌이 들었나?

자주 마주치는 편은 아니고 캐스팅 현장이나 일이 겹칠 때 종종 마주치긴 한다.

최근에 모델 랭킹 20위인 애비리 커셔를 만난 적 있다. 그 친구는 일을 즐기면서 재미있게 하는데 작업에 들어갈 때에는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한다. 자신의 콘셉트가 무엇인지, 자신이 무엇을 해내야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현명하게 해낸다.

함께 소속된 세계적인 모델들에게 배울점도 많지만 배우고 발전시키는 것은 사람 나름인 것 같다. 자꾸 배우면서 발전시키려는 사람도 있지만 시샘하는 이들도 있다. 나는 왠만하면 다 좋게 보는 편이라 잘 배우고 발전시키려는 쪽에 속하는 것 같다.

‘아이 엠 어 모델3’에서 최종 우승자로 뽑히며 모델 일을 시작하게 됐다. 자신이 우승할 줄 알았나?

‘아이 엠 어 모델3’에 도전했던 당시 ‘내가 우승해야지’라는 마음먹은 적은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지만 목표를 정해서 ‘꼭 해내고 말거야’라고 다짐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 당시에도 단지 후회하기 싫어서 그저 주어진 상황에서 열심히 노력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때 정말 자존감이 낮은 상태였다. 내가 우승을 하고서도 ‘모델 일이 재미있고 나에게 잘 맞는 것 같은데, 내가 우승까지 할 정도는 아닌데’라는 생각도 했었다.

그렇다면 모델로서 자신만이 갖고 있는 매력은?

꾸미지 않는 것. 나는 내 모습 그대로, 생각하는 대로, 느끼는 대로, 표현하고 싶은 대로 하는 스타일이다. 물론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작업을 할 때 내 나름대로 해석하고 표현해서 작업이 잘 될 경우에는 좋지만 내 스타일대로 했는데 현장에서 요구하는 콘셉트와 잘 맞지 않을 때에는 힘들다.

모델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나?

일하는 데 있어서 스트레스를 거의 받지 않는다. 런던에 잡지 미팅이 있어서 갔을 때 내가 아닌 다른 모델이 캐스팅 됐다는 소식을 듣고서도 실망하지 않았다. 단지 내가 당시 진행하는 작업의 콘셉트와 부합하지 않았을뿐이라고 생각했다.

이혜승에게 모델이란?

모델은 내 직업이지만 내 직업 같지 않은 것. 모델이란 95%정도는 선천적으로 타고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특별한 직업을 갖고 있다는 자체가 신기하다. 특히 내면을 중시하는 내가 외형적으로 보여지고 판달할 수 밖에 없는 모델 일을 하고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2012년에 이루고 싶은 것은?

앞서 말했듯이 목표를 정하고 성취해가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저 열심히, 감사하며, 즐기며 일하고 싶다. 그냥 살아가는 순간 순간을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한다. 다가올 먼 미래를 걱정하고 않고 일어난 상황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싶다.

발레밖에 모르던 김성희, 패션모델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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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를 전공하다 모델을 꿈꾸게 된 계기가 있었나?

학창시절 발레를 했을 때에도 모델이란 직업에 관심이 많았다. 예술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대학을 목표로 삼고 무용도, 공부도 열심히 했다. 하지만 대학을 진학한 순간 목표를 잃어버렸다.

그래도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당시 내가 원하던 무용 스타일과 교수님께서 추구하는 무용 스타일이 너무 달라 힘들었다. 그러던 찰나에 학교 후배가 ‘아임 엠 어 모델3’에 나를 신청하면서 모델 일에 도전하게 됐다.

오랫동안 해오던 발레를 그만두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

나 스스로 초등학교 때부터 해오던 발레를 그만둔다고 생각하니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 그만해야지’라고 아예 포기하고 놔버리기로 마음 먹고 나서부터는 쉬었다.

부모님께서 행여나 반대하진 않을까 걱정했었다. 헌데 의외로 부모님께서 ‘너 하고 싶은 거 해라. 그동안 하고 싶은만큼 잘 해왔으니’라며 흔쾌히 승낙해주셨다.

‘아이 엠 어 모델3’ 당시를 회상하면?

힘들었다. 도전했던 친구들하고 경쟁상대이긴 하지만 방송에서 비춰졌던 것처럼 시샘하고 질투하는 사이가 아니었다. 솔직히 그 당시에는 도전했던 친구들 모두 ‘어느 누가 우승을 해도 좋다’라고 생각했지만 프로그램 진행상 치열하게 경쟁하고, 시기하는 분위기로 몰아가서 힘든 점도 있었다.

당시 발레를 그만두고 모델로 첫 도전하게 됐는데 작업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

다른 친구들은 모델 아카데미에 다니면서 자세, 워킹을 연습했지만 그때 나는 모델 자세, 워킹 등에 관해 무지한 상태였던 터라 더 힘들었다. 처음 촬영을 했을 때도 너무 힘들었지만 혼자 끙끙 앓지 않고 오히려 친구들에게 조언을 많이 구했다. 혼자 거울을 보면서 포즈도 연습하고 다른 친구들보다 더 노력할 수 밖에 없었다.

발레를 해서 유연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발레를 한 사람들이 은근히 뻣뻣하다. 현대무용은 웨이브도 하고 움직임이 많지만 발레는 항상 텐션을 유지하며 동작을 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모델로서 자신이 가진 매력은?

나는 모델로서 강한 마스크를 가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점이 한편으로는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임팩트 있는 외모를 지닌 건 아니지만 언제, 어디서나 그날 상황과 콘셉트에 맞춰 다양한 색으로 나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것 같다.

김성희에게 모델이란?

모델이란 그냥 내 자신과 같다. 나를 처음 소개할 때 ‘모델 김성희’라고 소개하는 것도 그렇고 모델 일은 내 삶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모델에 도전한 순간부터 내게 없던 꿈이 생겼다. 그 꿈을 향해 한발한발 내디을 수 있다는 것과 일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모델이란 직업은 이제 내 삶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이다.

2012년 활동 계획은?

올해가 뉴욕에서 활동하는 첫 시즌이다. 첫 시즌인만큼 해외 활동에만 집중하고 싶다. 영어 공부도, 패션 공부도 열심히 할 예정이다.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도 계속 해외에서 활동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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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조건에서 위압감을 느껴왔던 것일까. 도도하고 차가울 것만 같았던 모델 이혜승과 김성희는 내면을 중시하는 ‘진중함’과 자신의 직업을 사랑할 줄 아는 ‘열정’에서 특유의 순수함을 느꼈다.

‘아이 엠 어 모델3’부터 지금까지 ‘도전’과 ‘희망’이라는 두 글자를 품고 달려왔을 이들에게 그동안의 노력과 열정이 헛되지 않는 2012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모델 이혜승 헤어*메이크업 협찬: 라뷰티코아, 모델 김성희 헤어*메이크업 협찬: 포레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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