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인터뷰] 배우 류태준 “성모가 아니었다면 지금도 포장마차 하고 있겠죠?”

2012-01-12 19:27:09
기사 이미지
[김보민 기자 / 사진 이현무 기자] “안녕하세요” 따뜻한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큰 키에 짙은 눈썹과 날렵한 코가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 주인공은 최근 TV 소설 ‘복희누나’를 촬영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배우 류태준.

‘복희누나’에서 복희(장미인애)에게 있어 정신적 멘토이자 항상 곁에서 따르고 싶은 후원자 강준모 역을 맡으며 즐겁게 보내고 있다고. 얼마 전에는 영화 ‘너는 펫’으로 활동을 하며 한국 외 일본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1997년에 데뷔해 벌써 25년 차 연예계 생활을 하고 있는 그에게 감회가 어떤지 물었다. “그때 음반을 잠깐 냈었는데요.(웃음) 그때 활동한 기간도 짧아서 사실상 데뷔는 아닌 것 같아요. 처음 모델 활동을 한 것은 90년대 초반이긴 하지만 공백기도 길었고 정식적으로 연기자 생활을 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25년 차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아직 배우는 단계죠”

공백기가 10년 정도로 긴 시간을 방황하며 보냈었다는 류태준. 1997년에 데뷔해 금방 활동을 접게 되고 회사에 오래 묶여 있게 되었다고. 그러면서 2집을 준비하고 방송까지 기다리던 찰나에 마찰이 생기고 믿었던 사람들에게 상처받는 일도 있었다. 계획이 좌절된 이후에는 굉장히 사회에 적응하는 게 힘들었다고 했다. 최선을 다했지만 삶에서 중요한 20대를 오롯이 투자했음에도 허무한 결과에 너무 버거워 연예계 생활은 그만둘 생각마저 했다고 말했다.

오랜 공백기 동안 방황도 많이 했지만 지금 돌아서서 생각해보면 그런 경험들이 모두 삶의 연륜이나 지혜로 묻어나는 것 같다고. 그렇게 10년 동안 자신의 방향을 헤맸던 그가 다시 연예계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기사 이미지
“굉장히 우연한 기회였어요. 초기에 음반 활동으로 준비하면서 가수 조성모 씨와 함께 합숙생활을 하면서 많이 친해졌는데요. 조성모 씨는 다른 회사로 옮겨가면서 잘 되었죠. 저는 연예계 생활에서 벗어나 친구들과 포장마차를 운영하고 있었는데요. 어느 날 외제차가 가게 앞에 딱 서더니 기사가 내리더라고요. 그 기사분이 저에게 류태준 사장님이 맞느냐고 물어서 대답했더니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가보니까 조성모 씨가 있더라고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그는 말을 이었다. “몇 년만의 감동적인 해후를 했죠. 그때가 한창 조성모 전성시대였어요. 그렇게 오랜만에 만나 회포를 풀게 되었는데 그 자리에 CF 감독님이 동행을 하셨어요. 얘기가 잘 돼서 조성모 씨 뮤직비디오를 같이 찍고 작업을 하고 난 후 저에게 다른 CF를 권유해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그걸 계기로 드라마도 찍게 되고 그렇게 연예계 생활을 다시 시작하게 됐죠”

그동안의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으로는 드라마 ‘황진이’의 김철규 감독을 꼽았다. “고마운 분들도 잊지 못할 분들도 정말 많죠. 그중에서 황진이의 김 감독님께 정말 감사합니다. 연기 경험이 많지 않은 저에게 벽계수라는 인물을 선뜻 맡겨주셨거든요. 경쟁률도 굉장히 높았는데 미팅자리에서 대본 리딩 후 그 자리에서 바로 저에게 역할을 주셨죠. 저에 대한 감독님의 기회나 믿음은 지금 와서 생각해도 정말 감사한 일이네요. 지금도 김 감독님과 와인도 즐기는 사이랍니다”

자신이 맡아 연기했던 배역 중 가장 자신과 닮은 역할을 물었다. “황진이 때는 사극이라 아무래도 과장된 부분이 있었고요. 영화 ‘너는 펫’에서 맡은 역할이 저랑 좀 닮았어요.(웃음) 제가 겉보기에는 굉장히 남자답고 강하게 보이지만 좀 소심하고 섬세한 남자거든요. 제가 좀 잘 삐쳐요.(웃음) 원래 원작에서는 굉장히 멋지고 쿨한 남자로만 나오는데 영화에서는 좀 현실적인 남자로 나오죠. 사실 제가 감독님과 상의해서 변경된 부분이에요. 캐릭터에 더 색을 입히고 싶었고 저를 담고 싶기도 했고요. 결과적으로 봐도 잘한 것 같아요”

촬영을 하다보면 많은 에피소드가 생기기 마련이다. 류태준이 연기를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드라마 ‘진짜진짜좋아해’를 촬영했을 때라며 말을 이어간다. "그때 경호원 역할을 맡았었는데 이영자 씨와 같이 맞추게 됐죠. 거기서 이영자 씨가 수영장에 빠져 기절하면 제가 구해내고 인공호흡으로 살려내는 장면을 찍게 되었는데요. 촬영에 앞서 이영자 씨가 저에게 진하게 키스신을 할 테니 받아들이라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촬영에 들어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했죠. 흡입되는 듯한 느낌이랄까요(웃음)”

상대방을 배려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류태준. 연기하면서 배운 점은 상대방과의 호흡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점이라고. 자신만 생각하고 튀는 것이 아니라 조화롭게 어우를 수 있도록 배려를 해줌으로 본인도 함께 빛날 수 있는 거라 말했다. 앞으로 함께 호흡하는 배우를 더욱 빛나고 받쳐줄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그에게서 자상함과 따뜻함이 느껴졌다.

기사 이미지
더불어 즐기는 배우가 싶다고 말했다. “연예계 생활이라는 게 즐기지 않고서는 못 버티는 것 같아요. 어디선가 들은 말인데요. 천재를 이기는 사람은 노력하는 사람이고 노력하는 사람을 이기는 건 즐기는 사람이라는. 전 이 말이 굉장히 와 닿더라고요. 모두와의 관계에서도 잘 융합하고 카메라 앞에서도 즐길 줄 아는 배우가 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배우 류태준은 처음에는 강한 느낌을 주지만 함께 하다 보면 ‘캬라멜마끼아또’같은 부드러움과 달콤함이 느껴지는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그렇다면 배우를 벗어난 평범한 류태준은 어떤 사람일까.

“보통 남자들은 자동차에 관심을 많이 두는데 저는 차보다는 집에 더 관심이 많이 가더라고요. 예쁜 그릇들이나 소품들도 좋아해서 외국에 나가면 가끔 사오곤 합니다. 혼자 먹을 때도 꼬박꼬박 다 차려서 먹을 정도로 요리하는 것도 좋아해요. 언젠가 TV에서 신현준 선배님이 나온 토크쇼에서 성향이나 생활부분에 대해 나왔었는데 깜짝 놀랐어요. 제 얘기인 줄 알았거든요(웃음)”

올해 10년을 맞는 류태준의 그녀가 궁금했다. “여자친구가 저를 안 버려준 게 굉장히 고맙죠.(웃음) 어느 여자친구가 10년이란 세월을 쭉 만나는 게 쉽겠어요. 그의 존재는 항상 든든해요. 제가 잘못된 선택을 하려 하면 옆에서 방향을 잡아주면서도 잔소리를 하는 편도 아니고요. 묵묵히 지켜봐 주고 항상 그 자리에서 버팀목이 되어주는 없어서는 안 될 사람입니다”

마흔. 절대 적은 나이가 아니다. 결혼에 깊게 생각하고 있고 아직은 멀 수도 가까울 수도 있는 미래의 아이에게 추억을 많이 만들어주는 아빠가 되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함께 여행도 많이 다니면서 견문도 넓고 지혜로운 아이가 되면 좋겠다고. 넓은 세상을 알고 큰 꿈을 갖고 그 세상을 품을 수 있도록 함께하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묵묵하게 뒤에서 지켜주고 있는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며 미소 짓는 류태준. 뿌리 깊은 나무처럼 그늘이 되어주고 쉼터가 되어줄 그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한경닷컴 bnt뉴스 기사 제보 blingbbo@bntnews.co.kr

▶ 조단 '승승장구' 초토화…'발라버려' 랩으로 힙합 2세 인증
▶ 박영진 '우하하하'로 한우사업 도전 "소는 누가 키우나 했더니…"
▶ 신하균 의도된 발연기 “아이쿠, 이런! 몰랐습니다” 시청자 大폭소
▶ 선예 천사마음, 흔들거리는 의자 소희 다칠까 자신의 것과 바꿔 ‘훈훈’
▶ ‘강심장’ 이천희, 연애부터 결혼까지… 아내 전혜진과의 러브스토리 공개

  • ‘각집부부’ 김민재♥최유라 10년 별거
    TV

    ‘각집부부’ 김민재♥최유라 10년 별거

    배우 김민재, 최유라 부부가 바쁘디바쁜 각집 일상을 공개했다. 김민재, 최유라 부부는 지난 23일 방송된 tvN STORY
    ㅇㅇㅇ 기자2022-05-22
    정혜진 2025-10-24 09:37:09
  • ‘우아쏠’ 유희관♥13기 옥순 최종커플
    TV

    ‘우아쏠’ 유희관♥13기 옥순 최종커플

    웨이브(Wavve) ONLY 예능 ‘우리 아직 쏠로’가 유희관X효마니, 조병욱X유니, 박재욱X마리까지 총 3커플을 성사
    ㅇㅇㅇ 기자2022-05-22
    정혜진 2025-10-24 09:09:42
  • ‘나솔사계’ 순수남 5인 출격
    TV

    ‘나솔사계’ 순수남 5인 출격

    ‘나는 SOLO, 그 후 사랑은 계속된다’ 벙벙좌 24기 영식→재도전 삼수생 24기 영수…‘순수남’ 특집 출격! 국화x장미x튤립x용담, ‘솔로민박’ 등장→백합, 입소도 하기 전 출연 포기 ‘충격’
    ‘나솔사계’에서 또 한 번의 ‘레전드’를 쓸 ‘순수남 특집’이 시작됐다. 23일(목) SBS Plus와
    ㅇㅇㅇ 기자2022-05-22
    박지혜 2025-10-24 07:25:45
  • ‘살림남’ 박서진 핑크빛
    TV

    ‘살림남’ 박서진 핑크빛

    ‘31년 차 모태솔로’ 박서진에게 드디어 핑크빛 기류가 찾아올까.오는 25일(토) 방송되는 KBS 2TV ‘살림
    ㅇㅇㅇ 기자2022-05-22
    박지혜 2025-10-24 08:4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