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권남기의 맛있는 영화 이야기] 오늘의 요리 '님은 먼곳에'②

2010-02-03 10:35:42

[한경닷컴 bnt뉴스 조은지 기자] 권남기의 맛있는 영화 이야기, 오늘의 요리 '님은 먼곳에'

주방장 : 권남기
오늘의 추천 메뉴 : <님은 먼곳에>
요리 종류 : 드라마/전쟁
주재료 : 베트남/노래/사랑/위문 공연/전쟁/전우애/김추자

찬합 도시락의 맛
나는 군대를 현역이 아닌 방위를 해서 면회에 대한 기쁨을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딱 한번, 4주간의 신병 교육이 끝나고 어머니와 그 당시 여자친구, 동생들이 마중을 왔다. 어머니는 겨우 4주간이지만 그동안 고생했다며 찬합에 음식을 바리바리 싸가지고 오셨다. 퇴소식이 끝난 후 연병장 구석에서 어머니가 싸온 음식을 보며 “내일부턴 집에서 먹을 건데 이런 걸 왜 싸와요”라고 오히려 난 투덜거렸다. 하지만 찬합 안에는 내가 좋아하는 불고기며, 잡채, 호박전 등이 가득 들어있었다. 음식 하나하나 어머니의 정성으로 싸신 것이다.

<님은 먼곳에>를 보면 ‘순이’가 매달 한 번씩 남편 ‘상길’을 만나기 위해 면회를 간다. 그녀는 집에서 장만한 음식들을 소중히 들고 위병소 앞에서 남편을 기다린다. 그 음식들 또한 정성과 사랑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 이준익 감독이 매 씬 마다 찬합 도시락을 싸는 마음으로 정성들여 만든 노력이 보인다. 어느 씬 하나 쉽게 넘어가는 것 없이 공들이고, 열정을 쏟았을 것이다. 그렇듯 영화 <님은 먼곳에>를 보고 나면 어머니나 아내가 정성껏 만들어준 찬합 도시락의 포만감이 느껴진다.


요리의 백미
전우의 죽음에 광분한 ‘상길’이 베트공을 향해 총을 난사하고 있다. 총알 속을 뚫고 상길을 찾아온 한 병사에 의해 상길은 진지 밖으로 끌려 나온다. 남편을 찾아 베트남까지 온 ‘순이’의 눈에 끌려 나오는 상길이 보인다. 그 순간 전쟁터의 모든 소음이 사라진다. 들리는 건 오로지 음악 소리와 순이와 상길의 호흡 소리 뿐!

마주보고 선 순이와 상길. 순이를 보는 상길의 눈은 마치 현실이 아닌 듯 혼란스럽다. 그런 상길에게 다가간 순이가 상길의 뺨을 내리친다. 한 대, 두 대, 세 대, 네 대…. 어느 순간 현실을 깨달은 상길이 오열을 터트린다. 그러자 뺨을 때리는 순이의 눈에서도 눈물이 터진다. 순이 앞에 무릎을 꿇고 우는 상길과 그 앞에 서서 눈물을 흘리며 내려다보는 순이의 모습이 오랜 잔상처럼 화면에 새겨 진다.

디저트
1. 순이 남편 역으로 특별 출연을 한 엄태웅과 제니 역으로 나온 조미령의 모습을 보는 것 또한 이 영화의 즐거움이다.

2. 노래 ‘님은 먼 곳에’는 김추자, 최 헌, 조관우, 수애, 거미 등이 불렀다. 같은 음악을 여러 가수를 통해 듣는 것 또한 새로운 느낌을 받을 것이다.

3. 이준익 감독은 베트남전 당시 수많은 장병들 앞에서 매혹적인 모습으로 노래하고 있는 어느 여가수의 흑백 사진 한 장을 보고 이 영화를 제작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4. 태국 정부는 영화 <님은 먼곳에>의 전쟁 장면을 위해 산 전체를 깎고,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을 통째로 개조할 것을 허가하는 등 이전 그곳에서 촬영을 했던 헐리우드의 어떤 영화보다도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전쟁 장면을 촬영할 당시에는 수백 명의 태국 군인들이 엑스트라로 출연하고, 십만 개의 모래주머니를 직접 쌓아 진지를 구축 했으며, 심지어 탱크를 몰고 오는 열의를 보였다고 한다.

5. 수애는 영화 속 위문공연의 절정을 이루는 ‘간다고 하지마오’ 장면을 위해 직접 원곡 가수인 김정미의 옛날 자료를 찾아 연습을 거듭하는 열의를 보였다. 정만 역의 정진영 역시 색소폰 연주는 물론, 위문 공연단 단장의 리얼한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70년대 ‘대한늬우스’ 영상 자료를 구해 멘트와 동작을 연출하여 캐릭터의 리얼리티를 더했다고 한다.
(사진출처: 영화 '님은 먼곳에' 스틸 컷)

■ 글: 권남기(영화감독&시나리오 작가)
■ 일러스트 : 권경민(남서울대학교 애니메이션학과 교수)

한경닷컴 bnt뉴스 조은지 기자 star@bntnews.co.kr
▶ '꽃남' 이민호 '개인의 취향' 출연 확정
▶ '교수와 여제자' 이탐미 투입, 노출 수위 UP!
▶ 박진영 '청순한 이연희, 내 이상형"
▶ 장동건-고소영, 하와이 여행 마치고 동반 입국
▶ '1박2일' 멤버들, 얼음물 속에서 뜨거운 우정 과시
▶ 바비 인형 오윤아 vs ‘촌빨’ 배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