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스타일링

마네킹이 들려주는 브랜드 스토리 ①

2009-08-22 10:5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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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를 말해주는 건 로고, 옷, 광고, 쇼핑백, 뮤즈…그리고 마네킹이다. 때론 보이지 않고 한편으로 두드러지는 마네킹에 대한 아주 작고, 사소한 이야기들.

당신이 쇼윈도에서 눈여겨 보아온 것은? 잡지에서 수도 없이 봤던 잇백이나 킬힐? 혹은 패셔니스타라면 입어주어야 할 것 같은 어깨에 날이 선 에지 있는 재킷? 이것은 일종의 심리 게임이다. 늘 보아왔지만 볼 수 없었던 것에 대한 이야기니까.

당신이 매장에 들어서며 마주치던 것들을 더듬어보자. 브랜드의 선명한 로고, 깨끗하게 잘 닦인 유리창, 쇄골을 드러내는 원피스를 입은 마네킹! 주말에 수많은 숍들을 지나치며 당신은 과연 마네킹에 눈길한 번 준 적이 있었을까.

아마 다리가 잘 빠졌다든지, 혹은 헤어스타일이 괜찮다든지 하며 친구와 소곤대진 않았을 거다. 다만 은연중에 그 마네킹을 보며 나도 저 옷을 입으면 ‘그녀’처럼 우아한 분위기를 풍기겠거니 하는 상상에 빠져들었을지 모른다.

사실 웬만한 옷이라도 그냥 옷걸이에 걸어놓았을 때보다 마네킹이 입고 있을 때 시각적인 자극을 몇 배는 더 주는 법. 마네킹에 입혀놓은 옷에 따라 그날의 매출이 달라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일종의 ‘바람잡이’ 역할이라고 할까. 더구나 마네킹은 뚱뚱하거나 나이 들거나 못난 사람 하나 없으니 즐거운 마음으로 ‘동일시’의 대상이 된다.

흔히 옷 잘 입는 사람들은 ‘사람이 옷을 입어야지 옷만 보여서는 곤란하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마네킹은 철저히 옷을 보여주는 하나의 장치이다. 그래서 오로지 옷에만 시선이 집중될 수 있도록 ‘얼굴 없는 미녀’의 마네킹이나 순전히 옷을 위해 존재하는 토르소 형태의 마네킹을 사용하기도 한다.

브랜드가 전하는 가치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마네킹의 숙명. 매장의 가장 전망 좋은 명당에 자리하는 만큼, 브랜드가 지향하는 미적 감각을 총체적으로 ‘한눈에’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하기에 몇몇 마네킹은 이번 시즌 패션의 콘셉트와 딱 맞아 떨어지는 최신 메이크업과 헤어까지 신경 쓰고 나타나는 게 아닐까. 마치 런웨이의 모델이 환생한 듯한 느낌마저 주면서 말이다.

이렇듯 브랜드마다 다양한 가치와 스타일, 콘셉트를 지닌 마네킹. 우리가 보아온 것보다 훨씬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마네킹의 세계를 조망했다. 자, 이제 ‘A to Z 키워드로 보는 마네킹 현대 백과 사전’을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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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ic

패션의 예술적 요소에 관심을 갖는 디자이너답게 미우치아 프라다는 마네킹을 하나의 예술 작품수준으로 올려놓았다. 얼마 전 ‘The Iconoclasts’ 프로젝트를 통해 만든 세라믹(자기) 소재의 마네킹 두상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오브제가 될 만했다. 마르니는 투명한 소재의 몸통을 강조한 행잉 마네킹을 이용해 건축적이고 추상적인 분위기를 강조했다.

Beauty


샤넬의 미시아 마네킹은 강한 눈빛, 자연스러운 색상의 피부와 날씬한 몸매를 통해 여성스러움과 우아함, 세련된 실루엣을 강조한다. 이렇듯 브랜드는 그들이 지향하는 최종적 아름다움의 표본을 마네킹을 통해 생생히 전달하는 것이다.

Color

마크 by 마크 제이콥스는 메인 컬렉션인 마크 제이콥스와 차별화를 두기 위해 좀 더 사랑스럽고 어린 이미지를 심는 데 주력했다. 기존의 검정과 흰색보다 한층 밝고 경쾌한 푸른색을 이용하여 팝아트적인 디자인감각과 컬러감을 중시하는 브랜드의 성격을 드러낸 것.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프리다 지아니니는 건축디자이너 윌리엄 소필드와 합작해 ‘소필드3’ 콘셉트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구찌 센텀 매장의 마네킹은 기존의 스킨 톤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실버 톤을 사용한다.

최근 상해의 프리다 지아니니 콘셉트의 매장에서는 화려한 골드 톤의 마네킹을 새롭게 선보이기도 했다. 디자이너 미스지 컬렉션의 마네킹은 루벤 톨레도가 디자인한 것으로 디자이너 지춘희가 직접 뉴욕의 마네킹 전문 숍에서 선택해 고른 것이라고.

조각가이자 화가, 일러스트레이터인 루벤 톨레도는 자신의 그림과 닮은 마네킹을 만든다. 여기에 헤어나 표정 등은 미스지 컬렉션의 이미지에 맞게 특별히 주문 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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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에비뉴엘에 전시된 샤넬의 ‘Jewelry Wall’은 샤넬만의 정교한 공방 컬렉션을 보여주기 위해 제작된 것이다. 유리 진열대에는 칸칸이 다채로운 액세서리들이 세팅되었고, 총 4개의 마네킹 위에는 지극히 화려한 지난 시즌 공방 컬렉션의 목걸이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는 단순히 재화의 판매를 넘어 샤넬의 무형 자산인 이미지를 판매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기도 하다.

Face

얼굴에 중점을 둔 프라다의 세라믹 두상은 눈, 코, 입의 화장법을 각기 달리하여 총 4가지 형태를 갖춘다. 서로 비슷한 듯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서로 다른 표정이 묘한 재미를 안겨준다.

쥬시 꾸뛰르는 지난 봄 발렌타인데이를 맞이해 기존 마네킹의 얼굴에 붉은 키스 마크를 더해 브랜드 특유의 생기발랄한 이미지를 선사했다.

샤넬의 경우, 매 시즌 컬렉션에 등장한 모델들의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뿐만 아니라 네일 컬러까지 참고해 이를 철저하게 따른다. 특히 눈동자 안에 더블C의 샤넬 로고를 새겨 브랜드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기도 한다,

Group

스텔라 매카트니는 ‘마네킹은 항상 서로 마주 보거나 가까이 붙어 있는 등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느낌으로 연출해야 한다’는 것을 디스플레이 원칙으로 삼는다. 마르니 역시 3~4개의 의상을 입은 마네킹을 그룹화해서 배치하는 것이 이미지를 각인 시키는데 더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Hair

D&G는 시즌에 따라 마네킹을 교체하지 않고 컬렉션을 바탕으로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준다. 예를 들어 2008 FW 시즌에는 긴 생머리를 연출한 반면, 이번 시즌에는 포니테일 헤어스타일을 연출했다.

샤넬과 프라다 역시 컬렉션의 영향을 받은 헤어스타일을 고수한다. 특히 프라다 세라믹 두상의 헤어는 컬렉션과 광고 컷에 두루 등장한 단정하게 틀어 올린 헤어로 통일성을 더했다.

Interior

메종 마르탱 마르지엘라의 마네킹은 인테리어 측면의 의미가 강하다. 흰색의 토르소 마네킹은 옷을 입히지 않고 시즌 콘셉트를 전하는 액세서리나 소품 등으로 간단하게 연출하여 매장 전체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도록 한다.

여느 브랜드와 달리 착장 대신 화이트의 여백을 둔다는 마르지엘라의 브랜드 매뉴얼은 상업적인 상품판매에 목적을 두지 않는다는 브랜드 가치를 전한다.

Job

마네킹과 관련된 쇼윈도의 비주얼을 담당하는 사람이 바로 VMD이다. 이들은 브랜드가 제시한 비주얼 매뉴얼에 따라 마네킹을 세팅하는 책임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매장별로 마네킹의 위치에 개별성을 주며, 간혹 샤넬의 공방컬렉션 전시처럼 특별히 각 지역 매장의 특징을 살린 창의적인 마네킹 디스플레이를 주도하기도 한다.
(기사제공: W Korea 박연경기자 www.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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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bnt뉴스 패션팀 fashion@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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