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예술+패션= 美+재미로 ②

2009-06-01 19:17:35

우국원은 청담동 카페 미엘에서 그림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2월27일에는 청담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코스메틱 브랜드 슈에무라의 화장품과 다양한 예술가들 10인이 모인 자리를 만들어 전시를 열었다.

그는 그림을 보는 데 기준과 정답은 없다고 일축한다. 그는 “어쩌면 삶에서 그림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지도 모른다”며 “하지만 삶이 풍요로워질수록 그림은 정신적인 만족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매개체이기 때문에 ‘재미’와 ‘ 아름다움’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그림은 재미와 아름다움이 공존한다. 카페 미엘에서 전시했던 작품 중에는 ‘내가 살아서 죽여야 할 21’이 위트 있게 표현되었고, 가나안 갤러리에 전시된 작품 중 ‘She was beautiful’은 메두사를 표현한 그림은 그의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으로 절로 관객의 입꼬리가 올라가게 만든다.

그가 화폭에 담는 이 같은 기준은 무심코 그렸던 컨플릭티드텐던시의 티셔츠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는 당시 콜래보레이션을 통해 재미뿐 아니라 세상을 향해 빨리 나가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덕분에 그는 ‘내 현실’로만 소통하는 에고이스트가 아닌 ‘네 현실’ 과도 소통하는 리얼리스트로 거듭난 셈이다.

하얀 도화지 위에서만 머물렀던 자신의 그림이 티셔츠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도 재미있었고, 자신의 그림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돌아다닐 고객을 생각하면서 스스로 흐뭇해졌다. 특히 티셔츠 출시와 더불어 열흘 정도 신세계 강남점, 현대 무역점, 코엑스점 등 매장에서 전시도 함께 가져 의미가 배가됐다고 한다.

컨플릭티드텐던시와의 콜래보래이션은 그에게 즐거운 첫 경험이었다. 이제 그는 일상으로 돌아가 ‘전시회’에 집중하고 있다. 작가로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다. 그리고 그는 또 한번의 방황을 겪고 있다. 그의 방황은 어수룩하고 스스로 이길 수 없을 정도로 뒤척이는 과정이다. ‘동물’에서 시작한 터치가 조금씩 초현실주의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이 톰블리(Cy Twombly)의 작품을 보며 절대 균형과 계산적인 색감의 조합에 감탄하며 ‘아름다움’에 방황하고 있다. 어쩌면 그는 한 사람의 생애에서 꼭 치르고 넘어가야 할 절대량의 방황을 겪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것을 통과의례로 치른 후 또다시 찾은 ‘재미’와 ‘아름다움’을 이야기할 것이다. (기사제공: 패션비즈 함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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