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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아파트’ 가장 안전해야 할 내 집, 악몽의 시작

윤이현 기자
2026-10-29 09:2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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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아파트’ 가장 안전해야 할 내 집, 악몽의 시작 (제공: 영화사벌집)


영화 ‘고인아파트’가 ‘내 집 마련’이라는 현실적 욕망을 공포의 출발점으로 삼아, 가장 안전해야 할 집이 벗어날 수 없는 덫으로 변하는 공포의 순간을 그린다. 

‘고인아파트’는 재개발을 기대하며 영끌로 낡은 공인아파트를 마련한 은진(유선)이 아이들과 함께 입주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끌광기스릴러. 사는 사람이 거의 없는 아파트, 제대로 잠기지 않는 현관문,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웃들이 서서히 공포감을 조성해 온다. 

새 출발을 꿈꾸며 들어선 집에서 기이한 사건이 잇따르고, 밤마다 반복되는 꿈은 깨어 있는 시간까지 침범한다. 가족을 지키려는 은진의 절박함은 점차 집착으로 변해가고, 집은 안식처가 아닌 위협의 공간으로 뒤바뀐다.

집을 둘러싼 공포는 한국 스릴러에서 꾸준히 관객의 일상을 파고든 소재다. 낯선 사람이 집 안에 숨어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을 다룬 ‘숨바꼭질’, 도어락과 침입 흔적을 통해 사적인 공간의 안전이 무너지는 순간을 그린 ‘도어락’이 대표적이다. 

두 작품이 익숙한 주거 공간에서 발생하는 위협을 전면에 내세웠다면, ‘고인아파트’는 여기에 ‘집을 떠날 수 없다’는 현실적인 딜레마를 더한다.

영화 속 은진이 놓인 상황은 단순히 낯선 집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에 그치지 않는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감수한 불편과 막대한 경제적 부담, 재개발에 대한 기대가 집을 포기하기 어렵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이른바 ‘몸테크’를 선택한 인물이 공포를 마주하고도 쉽게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은 영화의 긴장감을 높이는 동시에, 내 집 마련을 둘러싼 현실의 욕망을 되돌아보게 한다. ‘집을 나가면 망하고, 집에 있으면 죽는다’는 역설이 영화의 공포를 관통하는 핵심이다.

무엇보다 영화는 일상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주거 문제를 서늘한 스릴러 장치로 활용한다. 잠기지 않는 현관문과 곰팡이, 누수로 얼룩진 집, 아이에게 접근하는 정체불명의 이웃은 특별한 괴물보다 가까이에 있는 불안을 자극한다. 안전해야 할 공간이 가족을 위협하고, 집을 지키려는 마음마저 광기로 치닫는 과정은 관객에게 익숙한 공간을 낯설게 바라보게 만든다.

‘령’, ‘므이’, ‘미확인 동영상: 절대클릭금지’의 김태경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유선, 이서연, 이천무, 이종혁이 출연한다. 특히 유선은 가족을 지키려는 책임감과 점점 커지는 불안 사이에서 흔들리는 은진의 심리를 밀도 있게 표현하며 극의 중심을 이끈다.

문을 잠가도 안심할 수 없고, 집을 떠날 수도 없다. 내 집 마련의 꿈이 벗어날 수 없는 악몽으로 변하는 순간을 그린 영끌광기스릴러 ‘고인아파트’는 오는 11월 메가박스에서 단독 개봉한다.

윤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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