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K-아티스트 미식⑦] 홍석천이 극찬한 태국 맛집…이종우·오샤레와 찾은 강남 ‘크록’

홍석천의 닭구이, 이종우의 육사시미, 오샤레의 전복 커리…취향이 모인 이싼의 식탁
김민주 기자
2026-11-03 14:2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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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식탁에 앉아도 좋아하는 음식은 조금씩 다르다. 홍석천은 태국식 닭구이 ‘까이양’을 좋아했다. 이종우 아나운서는 육사시미에 태국식 소스를 곁들이는 ‘소이주’에 마음이 갔다. 함께한 게스트 오샤레의 취향은 전복 커리 ‘옴아발론’이었다. 한 상에 놓인 음식이 각자의 입맛을 따라 다르게 기억됐다.

‘K-아티스트 미식’ 일곱 번째 목적지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태국 음식점 ‘크록’이다. 미식가 홍석천이 추천하고 칭찬을 아끼지 않은 집이다. 이종우 아나운서와 오샤레가 게스트로 참여해 태국 북동부 이싼의 음식을 나눴다. 구이부터 샐러드, 커리까지 여러 조리법이 한 식탁에 모였다.

홍석천에게 태국 음식은 오랜 인연이다. 이태원에서 ‘마이타이’를 비롯한 여러 식당을 운영하며 다양한 요리를 소개해왔다. 손님으로 맛을 즐기는 동시에 한 접시를 준비하는 주방의 수고도 아는 사람이다. 태국 음식과 외식 현장을 두루 경험한 그의 추천이기에 크록이라는 이름에도 자연스럽게 무게가 실린다.

이종우는 스포츠와 이스포츠 중계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해온 아나운서다. 우즈 방송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후배를 키우는 일도 하고 있다. 이번에는 식사의 동행자로 자리했다. 랍펫과 소이주를 좋아한 그의 취향 덕분에, 홍석천의 추천 식당을 소개하는 이야기에 또 하나의 선택이 더해졌다.

이곳의 음식을 이해하려면 태국 북동부 이싼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크록의 파우 셰프는 이싼 출신이다. 자신에게 익숙한 고향 음식을 서울에서 선보인다. 태국 요리라고 하면 흔히 떠올리는 몇 가지 음식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 한 지역의 식탁을 만나는 곳이다.

‘크록’은 태국어로 절구를 뜻한다. 재료를 찧고 섞어 양념을 만드는 도구다. 가게 이름부터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떠올리게 한다. 파우 셰프가 소개하는 음식도 고향의 재료와 조리법에 뿌리를 둔다. 손님에게는 낯선 메뉴지만, 셰프에게는 오래 알고 지낸 맛이다.

이번 식탁에는 오이 쏨땀과 까이양, 랍펫, 옴아발론, 소이주가 놓였다. 채소와 닭, 오리와 전복, 소고기까지 재료가 다양하다. 샐러드와 구이, 커리와 육사시미로 먹는 방식도 달라진다. 한 상 안에서 아삭한 식감과 숯향, 허브와 소스의 개성을 차례로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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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 쏨땀은 익숙한 채소로 시작한다. 수분을 머금은 오이의 아삭함에 쏨땀의 새콤하고 매콤한 맛이 어우러진다. 우리 밥상에서도 자주 먹는 오이가 태국식 양념을 만났다. 재료는 친숙하지만 완성된 음식의 인상은 다르다. 태국식 샐러드에 처음 다가가는 사람에게도 관심이 갈 만하다.

오이 쏨땀은 고기 요리 사이에서 산뜻한 역할을 한다. 구이의 고소함을 즐기다가 아삭한 채소를 곁들이면 입안의 느낌이 달라진다. 까이양과 함께 고르면 양념을 품은 닭고기와 새콤한 오이를 번갈아 즐길 수 있다. 숯불 구이 곁에 샐러드를 놓는, 부담 없이 시도해볼 만한 구성이다.

홍석천이 좋아한 까이양은 양념에 재운 닭고기를 숯불에 굽는 이싼식 닭 요리다. 크록은 매장 소개에서도 그릴 요리의 숯향을 강조한다. 닭에 밴 양념과 불을 거치며 더해지는 향이 중심이다. 친숙한 닭고기를 통해 이싼식 구이의 매력을 만날 수 있다.

랍펫은 홍석천과 이종우가 함께 좋아한 메뉴다. 다양한 허브와 채소를 곁들인 이싼식 오리 샐러드다. 샐러드라고 하면 채소부터 떠올리기 쉽지만, 이 접시에서는 오리고기도 중심에 놓인다. 오리구이나 훈제오리로 익숙한 재료가 허브와 채소를 만나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오리의 풍미에 허브의 향이 더해지고 채소가 식감을 보탠다. 고기와 함께 어떤 재료를 집느냐에 따라 한 입의 구성이 달라진다. 채소는 곁에만 놓이는 장식이 아니다. 오리고기와 함께 요리의 맛을 이룬다. 두 사람의 공통 취향을 따라가고 싶다면 랍펫을 기억해둘 만하다.

오샤레가 좋아한 옴아발론에서는 전복이 이싼식 커리를 만난다. 전복죽이나 버터구이로 접해온 재료를 태국의 지역 조리법으로 풀어낸 음식이다. 전복이라는 이름은 익숙하지만 한 그릇의 모습은 다르다. 구이와 샐러드가 놓인 식탁에서 오샤레의 선택은 해산물을 담은 커리로 향했다.

크록의 일반 메뉴에서 ‘옴’은 딜과 여러 향신채가 들어가는 이싼식 수프로 소개된다. 커리라는 이름에서 흔히 떠올리는 걸쭉한 소스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옴아발론은 이싼식 음식에 전복을 더한 메뉴다. 태국 커리의 폭을 넓혀주는 한 그릇으로 식탁에 변화를 준다.

이종우가 좋아한 또 하나의 메뉴는 소이주다. 육사시미에 쌉사름한 태국식 디핑소스를 곁들인다. 소고기라는 재료도, 생고기를 먹는 방식도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차이는 그 곁에 놓인 소스에 있다. 익숙한 육사시미를 태국식으로 즐길 수 있는 음식이다.

소스를 조금씩 곁들이면 고기 자체의 맛과 소스가 더해진 맛을 비교할 수 있다. 달거나 매콤한 양념을 예상했다면 쌉사름함이라는 설명부터 눈길을 끈다. 태국 음식의 맛을 매운맛 하나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같은 소고기도 어떤 소스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상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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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메뉴를 좋아하면서도 입맛이 겹치는 순간이 있다. 홍석천과 이종우에게는 랍펫이 그랬다. 오샤레의 옴아발론까지 더해지니 한 식탁에서 즐기는 음식의 폭도 넓어졌다. 함께 먹는 사람이 좋아한 한 접시는 다음 주문의 이유가 될 수 있다.

파우 셰프의 고향에서 출발한 음식은 그렇게 서울의 손님에게 건너온다. 식당 이름으로 기억했던 크록에 이제는 좋아하는 메뉴가 생긴다. 다음에는 누구와 와서 무엇을 나누어 먹을까. 좋은 맛을 발견한 뒤에는, 함께 먹고 싶은 사람부터 떠오른다.

글|김민주·사진|김치윤
장소협조|크록
매장정보|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330 더갤러리832 1동 B107호
소개메뉴|오이 쏨땀·까이양·랍펫·옴아발론·소이주
아티스트 추천|홍석천
함께한 게스트|이종우 아나운서·오샤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