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지방 대신 사진 써도 될까…명절 차례 준비법

2026년 추석은 9월 25일 금요일이다. 차례에 쓸 지방은 고인과 차례를 주관하는 사람의 관계를 먼저 확인한 뒤 작성하면 된다. 한문 양식이 낯설다면 한글 지방을 쓰거나 고인의 사진을 모시는 방법도 있다.

추석 지방 쓰는 방법부터 확인
지방(紙榜)은 신주를 모시지 않는 가정에서 고인의 신위를 임시로 나타내기 위해 쓰는 종이이다. 전통적인 추석 지방 쓰기 양식은 흰 종이 중앙에 고인을 가리키는 문구를 세로로 적는 방식이다. 오래된 기록에도 종이의 크기와 모양은 한 가지로만 나타나지 않으므로, 흔히 알려진 폭 6㎝·길이 22㎝를 절대적인 규격으로 여길 필요는 없다.
지방 쓰는 방법에서 먼저 구분할 부분은 고인이 누구인가이다. 아버지는 ‘고(考)’, 어머니는 ‘비(妣)’,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각각 ‘조고(祖考)’와 ‘조비(祖妣)’로 적는다. 앞에 붙는 ‘현(顯)’은 고인을 높이는 글자이며, 동생이나 자녀처럼 차례 주관자보다 아랫사람에게는 쓰지 않는다.

부모님 지방 문구와 한자
아버지를 모시는 대표적인 한문 문구는 ‘顯考學生府君神位(현고학생부군신위)’이다. ‘현고’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높여 가리키고, ‘학생’은 오늘날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아니라 전통적으로 관직을 지내지 않은 남성에게 쓰던 표현이다. ‘부군’은 남성 고인의 호칭, ‘신위’는 고인을 모시는 자리라는 뜻이다. 관직을 지낸 경우에는 ‘학생’ 자리에 마지막 관직명을 적는 방식도 전해진다.
어머니의 한자 양식은 ‘顯妣孺人○○氏神位(현비유인○○씨신위)’이다. ○○ 자리에는 생전 이름이 아닌 본관과 성을 넣는다. 김해 김씨를 예로 들면 ‘顯妣孺人金海金氏神位(현비유인김해김씨신위)’라고 적는다. ‘유인(孺人)’은 관직에 따른 별도 봉작이 없는 여성에게 쓰던 전통적 호칭이다. 따라서 한자 문구를 옮겨 적기 전에는 어머니의 본관부터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조부모와 부부 지방 양식
할아버지 지방에는 ‘顯祖考學生府君神位(현조고학생부군신위)’, 할머니 지방에는 ‘顯祖妣孺人○○氏神位(현조비유인○○씨신위)’를 쓴다. 증조부모를 모신다면 ‘증조고(曾祖考)·증조비(曾祖妣)’, 고조부모라면 ‘고조고(高祖考)·고조비(高祖妣)’로 관계 표현이 바뀐다. 아버지를 뜻하는 ‘考’와 고조부모를 나타낼 때 쓰는 ‘高’는 발음이 같아도 한자가 다르다.
조부모 외에도 관계에 따라 시작 글자가 달라진다. 전통적인 지방 쓰기에서는 남편을 ‘현벽(顯辟)’, 형을 ‘현형(顯兄)’이라 적는다. 동생은 ‘망제(亡弟)’ 또는 ‘고제(故弟)’, 자녀는 ‘망자(亡子)’ 또는 ‘고자(故子)’로 적으며, 아랫사람의 지방에는 이름을 쓰는 방식이 전해진다. 부모님 양식을 다른 가족에게 그대로 바꿔 쓰지 않아야 하는 이유이다.
한글 지방과 사진도 가능
명절 차례를 앞두고 한문 표기가 부담스럽다면 한글 양식이 대안이다. ‘건전가정의례준칙’은 신위를 사진으로 모시고, 사진이 없을 때 흰 종이에 한글로 지방을 쓰는 방식을 안내한다. 아버지는 ‘아버님 신위’, 어머니는 ‘어머님 김해김씨 신위’처럼 관계와 본관·성씨를 드러내는 문구를 사용할 수 있다. 한자 음만 읽어 ‘현고학생부군신위’라고 적는 것보다, 가족이 알아보기 쉬운 우리말 표현을 고를 수도 있다.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도 신위에 사진과 지방 중 어느 것을 사용할지 선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추석 지방 쓰기가 낯선 가정이라면 고인의 사진을 모시고 차례를 지내도 된다. 종이 지방을 사용한 뒤 차례가 끝나면 태우는 것은 전통적으로 전해지는 마무리 방식이다. 올해 명절에는 정해진 한문 문구를 무리하게 외우기보다 가족이 함께 모실 사람과 사용할 양식을 먼저 정하는 편이 좋다.
이한나 기자
bnt뉴스 연예팀 기사제보 star@bn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