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유부녀 킬러’ 무진성 “예측 불가한 배우 되고 싶다” [인터뷰]

김연수 기자
2026-09-21 17: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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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녀 킬러’ 무진성 “예측 불가한 배우 되고 싶다” (제공: 에일리언 컴퍼니)


배우 무진성이 ‘유부녀 킬러’로 대중에게 새로운 면모를 보여줬다. 넷플릭스 시리즈 ‘들쥐’ 공개에 이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유부녀 킬러’의 천재 해커까지, 다채로운 얼굴로 우리를 찾아오고 있다.

지난 18일 무진성은 서울 강남 bnt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작품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유부녀 킬러’ 종영에 대해 사회적인 이슈와 메시지를 다룬 작품이라 배우와 제작진 모두 한층 더 신중하고 진심 어린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고 밝혔다. 함께 고생한 만큼 시청자분들의 반응이 뜨거워 모두가 뿌듯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캐스팅 직후 곧바로 원작 웹툰을 찾아봤는데 부담이 상당했다고 털어놨다. 연기적인 측면도 있지만, 원작 속 ‘차가운 냉미남’이라는 수식어가 마음에 걸린 탓이다. “워낙 훌륭한 배우들이 많은 데다 20대 설정이었기 때문에 과연 내가 잘 녹아들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라며 현실적으로 고민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또한 웹툰 원작이기에 배우로서 변화를 줄 수 있는 부분은 목소리와 표정 위주였다며, 캐릭터의 입체화를 위해 신경 쓴 지점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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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녀 킬러’ 무진성 “예측 불가한 배우 되고 싶다” (제공: 에일리언 컴퍼니)


해커라는 직업적 특성과 짝사랑 서사를 연기한 배경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무진성은 “사실 기계치에 가까울 정도로 컴퓨터를 다루지 못하고, 극 중 인물처럼 애틋한 짝사랑을 해본 기억도 없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자신과 완전히 정반대 지점에 서 있는 인물이었기에 연기적으로 더 깊은 고민이 필요했다고.

무진성은 작품마다 캐릭터의 분위기와 스타일링이 확연히 달라지는 배우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그는 “평소 외부 레퍼런스를 차용하기보다 제 안에 있는 말투, 표정, 행동 등을 상상해서 인물마다 새롭게 입히는 스타일”이라고 답했다. 이어 “어떤 역할을 할 때마다 변신이라고 해야 할지, 그런 모습을 좋게 봐주시고 제 노력을 알아주시는 것 같아 감사하다”라며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유부녀 킬러’는 진지한 서사 속에서도 유쾌한 팀플레이가 돋보인 작품이다. 현장에서 배우들 간의 호흡과 분위기에 관해 무진성은 가장 먼저 방대한 대사량을 떠올렸다. “’영업 3팀’ 장면을 찍을 때 홀로 긴 대사 분량과 전문적인 브리핑 신을 소화해야 해서 압박감이 상당했다”라고 털어놨다. 반면 “공효진 선배님과의 호흡은 정말 특별했다”라며 “극 중 ‘유보나’처럼 시크하면서도 따뜻하게 현장을 이끌어주셨다”라고 전했다. 또한 삼각관계를 형성했던 20대 배우들의 넘치는 에너지를 그대로 받아들이며 자연스럽게 합을 맞출 수 있었고, 그런 화기애애한 현장 분위기가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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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녀 킬러’ 무진성 “예측 불가한 배우 되고 싶다” (제공: 에일리언 컴퍼니)


무진성은 ‘유부녀 킬러’ 방영 시기와 넷플릭스 시리즈 ‘들쥐’ 공개 시기가 맞물리며 전혀 다른 개성을 지닌 인물을 동시에 소화해 대중에게 깊은 눈도장을 찍었다. 특히 글로벌 1위를 기록한 ‘들쥐’의 경우 첫 넷플릭스 작품이라 얼떨떨하면서도 벅찼다며 소회를 전했다.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부터 이야기 자체가 지닌 힘과 완성도가 탄탄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그 믿음이 실제 대중의 사랑으로 이어져 기쁘다고 밝혔다.

‘유부녀 킬러’에서는 냉철한 천재 해커로서 사건의 키를 쥐고 해결해 나갔다면, ‘들쥐’에서는 지켜야 할 가족과 딸을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인물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클라이맥스에서 인물의 당위성과 억눌린 감정을 토해내는 장면은 연기적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공효진, 성동일 등 쟁쟁한 배우들과의 연기 호흡도 눈길을 끌었다. 무진성은 “공효진 선배님은 어릴 때부터 ‘배우가 된다면 꼭 함께 호흡해 보고 싶다’고 꿈꿔온 선배였기에 함께 연기하는 순간 자체가 꿈을 이룬 기분이었다”라고 들뜬 감정을 내비쳤다. 성동일과는 전작에 이어 ‘유부녀 킬러’에서 다시 만났다. “전작에서는 악연으로 얽힌 사이였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한 팀으로 호흡을 맞추게 되어 ‘환생해서 다시 만났다’며 현장에서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라는 유쾌한 비하인드를 들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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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녀 킬러’ 무진성 “예측 불가한 배우 되고 싶다” (제공: 에일리언 컴퍼니)


무진성은 ‘유부녀 킬러’와 ‘들쥐’가 각각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냐는 질문에 “‘들쥐’는 첫 넷플릭스 데뷔작이기에 ‘처음’이라는 단어로 남을 것 같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유부녀 킬러’는 오랜만에 지상파 매체를 통해 조금 더 많은 대중분들께 제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다”라며 작품을 향한 깊은 애정을 표했다.

앞으로 그가 가장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는 다름 아닌 멜로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어떤 사랑 이야기든 가리지 않겠지만, 선택할 수 있다면 2000년대 초반 감성의 깊고 진한 ‘정통 멜로’를 꼭 선보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가슴을 울리던 애절한 발라드 가사나 한 사람을 위해 모든 걸 내던지는 지독한 사랑 이야기를 표현해 보고 싶다는 설명이다. “액션을 하더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몸을 던지는 멜로 기반 액션이면 좋겠다”라며 눈을 반짝였다.

이토록 멜로와 로맨스에 대한 열정이 짙은 데에는 이유가 있다. 지금까지의 작품들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을 짧게만 보여준 탓이다. 무진성은 “늘 조금씩만 보여드려서 더 아쉬움이 남고 갈증이 생기는 것 같다”라며 “멜로 연기로 모든 걸 쏟아부은 작품이 아직 없어 항상 풀지 못한 숙제처럼 남아 있다”라고 털어놨다.

함께 합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로는 아이유와 김태리를 꼽았다. 그는 “평소 한 배우에게 빠지면 초기작부터 필모그래피를 전부 찾아보는 편”이라며 “작년에는 아이유 배우의 작품을 정주행하며 깊은 인상을 받았고, 올해는 김태리 배우의 출연작을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해서 봤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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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녀 킬러’ 무진성 “예측 불가한 배우 되고 싶다” (제공: 에일리언 컴퍼니)


다채로운 인물을 넘나들며 슬픔, 시기, 동경 등 복합적인 감정을 깊이 있게 빚어온 그에게도 지나온 시간 속 남모를 성장통이 있었다. 무진성은 “‘주목받는 신인’, ‘제2의 누구’라는 타이틀이 붙으며 잘해내야만 한다는 압박감이 스스로를 짓눌렀던 시기가 있었다”라고 고백했다. 부담감 탓에 온전한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회의감이 들어 2017년 무렵 1~2년간 재정비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당시 활동명을 ‘여의주’에서 ‘무진성’으로 바꾸며 마음가짐도 완전히 새로 다잡았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고 ‘즐기면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자’고 다짐한 뒤로 연기하는 순간이 편안해졌고, 일도 자연스레 더 잘 풀리기 시작했다는 진솔한 속내를 털어놨다.

스크린 복귀를 향한 갈증도 여전하다. 과거 영화 ‘장르만 로맨스’로 신인상을 받으며 주목받았지만, 팬데믹 시기와 맞물려 영화 산업이 침체되며 자연스레 OTT와 브라운관으로 무대를 넓혔다. 영화는 늘 가슴에 품고 있는 꿈같은 작업이기에 언제든 다시 도전하고 싶다며 뜨거운 열정을 내비쳤다.

무진성은 대중에게 불리고 싶은 수식어로 망설임 없이 ‘예측 불가한 배우’를 꼽았다. “무진성이 나오니 믿고 보러 가자는 확신을 주는 배우로 자리매김하고 싶다”는 포부다. 끝으로 그는 “‘유부녀 킬러’와 ‘들쥐’를 동시에 선보이며 과분한 사랑과 관심을 받았다. 봐주시는 분들이 계시지 않는다면 배우라는 직업 자체가 존재할 수 없기에, 보내주신 사랑이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된다. 앞으로 보여드릴 새로운 모습들도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라며 진심 어린 감사를 전했다.

김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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