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y

“나토 벽 못 넘어”…한화오션 캐나다 잠수함 고배

서정민 기자
2026-07-07 06:26:34
기사 이미지
한국-캐나다 해군 연합협력훈련. 해군 제공


한화오션이 총사업비 60조원에 달하는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에서 끝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라는 벽을 넘지 못했다.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는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가 선정됐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6일(현지시간)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 해군기지에서 CPSP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독일 TKMS를 최종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0개월간 한국과 독일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내려진 결론이다. 카니 총리는 TKMS와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차순위인 한화오션과 협상을 개시할 권리를 보유한다고 덧붙였다.

CPSP는 캐나다 해군의 노후화된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차세대 잠수함으로 교체하는 초대형 국방 프로젝트로, 건조 비용과 향후 30~50년간의 유지·보수·정비(MRO) 비용을 합치면 총사업비는 60조원에 육박한다. 최대 12척의 신형 디젤 잠수함을 도입하는 캐나다 역사상 최대 규모 방산 구매 사업이기도 하다.

한화오션이 제안한 3600톤급 장보고-Ⅲ 배치Ⅱ 잠수함은 이미 실물이 건조돼 운용 중인 플랫폼이다.

선행 모델인 도산안창호 잠수함은 진해에서 괌, 하와이를 거쳐 캐나다 서부 해군기지까지 1만4000㎞를 항해하며 장거리 작전 능력과 캐나다 해군과의 상호 운용성을 입증했다.

반면 TKMS가 제안한 212CD형 잠수함은 아직 실물이 없는 설계 단계였다.

납기 경쟁력에서도 한화오션은 2035년부터 연간 1척씩 순차 인도하는 계획을, TKMS는 2036년 인도를 제시해 한국이 앞섰다.

그럼에도 캐나다가 독일을 택한 것은 성능이나 납기보다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독일과 캐나다는 모두 나토 핵심 회원국이며, 독일이 손잡은 노르웨이 역시 나토 회원국이다. 캐나다 정부는 발표문에서 사업 목표로 나토를 포함한 동맹국과의 집단 안보를 명시했다.

한국은 이번 수주전을 위해 민관이 총력전을 펼쳤다. 한화오션은 2026~2044년 700억캐나다달러(75조원) 이상의 교역·투자와 연간 2만5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약속했고, PCL 건설·블랙베리 등 현지 기업 67곳과 MOU를 체결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과 함께 캐나다를 찾아 수주전을 지원했고, 현대차의 수소차 제조 공장 건설 협력 구상도 제시됐다.

강 실장은 지난 1일 수주 가능성을 두고 스코어로 물어보면 50대 50 정도 상황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독일 역시 발브루나 ASW와 특수강 발주 계약을 체결하는 등 맞대응했고, 독일 국방장관은 사업 기간 860억캐나다달러(92조원)의 GDP 증대 효과를 언급했다.

한화오션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뛰어난 잠수함 성능, 해군의 성공적인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수주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나토 동맹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며, 이 결과는 전적으로 한화오션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수주 실패에도 프랑스 나발그룹, 스페인 나반티아, 스웨덴 사브 등 유럽 강자들을 제치고 최종 결선에 오른 것 자체가 한국 잠수함 산업의 경쟁력을 보여준 성과라는 평가도 나온다.

서정민 기자
bnt뉴스 라이프팀 기사제보 life@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