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교 동문 변호사로부터 수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고 재판 편의를 봐준 혐의를 받는 현직 부장판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뇌물 공여 혐의로 함께 영장이 청구된 정 모 변호사도 구속을 피했다.
서울중앙지법 김진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김 모 부장판사와 정 모 변호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주된 공여 부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공수처에 따르면 김 부장판사는 2023~2025년 전주지법 근무 당시 고교 동문인 정 변호사로부터 현금과 아들 돌반지, 배우자 향수 등 37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정 변호사 등이 주주로 있는 회사 소유 건물을 아내의 바이올린 교습소 용도로 무상 임차한 혐의도 있다. 공수처는 무상 임차 이익을 포함한 전체 수수 금액이 수천만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공수처는 이날 영장 심사에서 김 부장판사가 정 변호사 수임 사건 20여 건의 항소심을 맡아 1심보다 가벼운 형을 선고해주는 대가로 이 같은 금품을 수수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부장판사는 혐의 전반을 부인하며 “공수처가 무리하고 탈법적인 수사를 진행하다가 증거를 왜곡해 무리하게 구성한 혐의 사실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반박했다.
법원이 핵심 혐의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면서 공수처의 향후 수사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수처는 신병 확보에 실패한 만큼 불구속 기소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최고위원은 이날 영장 기각 소식에 SNS를 통해 “조희대 법원이 그러면 그렇지, 제 식구 구속영장 발부 기대도 안 했다”고 일갈했다. 이 의원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조희대 법원’과 검찰을 확실히 개혁하고, 어떤 국가기관도 국민과 법 위에 군림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