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예지원에게 촬영 현장은 언제나 체력과 집중력이 동시에 필요한 공간이다. 긴 대기 시간, 갑작스러운 일정 변화, 예상보다 늦어지는 촬영은 흔한 일이다.
하지만 중년에 들어서며 그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았다. 무리한 하루 뒤에는 며칠 동안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촬영 현장에서의 기준을 바꾸기로 했다. 완벽하게 관리하는 대신 무너지지 않는 선을 지키는 것.
촬영 전날에는 과하게 욕심내지 않는다. 잠을 줄이거나 무리한 운동을 하지 않는다.
현장에서는 공복 시간을 길게 두지 않고, 속이 부담되지 않는 음식을 조금씩 나눠 먹는다.
“예전에는 끝까지 버티는 게 프로라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끝까지 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더 중요하다고 느껴요.”
그에게 현장에서의 건강이란 특별한 루틴이 아니라 작은 선택의 반복이다. 무리하지 않는 선택, 몸을 속이지 않는 선택, 지금의 컨디션을 인정하는 선택.
중년의 몸은 젊을 때처럼 버티는 몸이 아니라 조율해야 하는 몸이다. 그래서 예지원에게 촬영 현장은 더 이상 버텨야 할 공간이 아니라 스스로를 지키는 연습을 하는 공간이 됐다.
이번 편은 예지원이 촬영 현장에서 끝까지 지키는 최소한의 기준에 대한 이야기다. 중년의 건강은 대단한 결심이 아니라 작은 기준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김민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