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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SBS 연기대상’ 수상 남발 논란

서정민 기자
2026-01-01 07: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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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SBS 연기대상’ 수상 남발 논란

지난 12월 31일 서울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2025 SBS 연기대상’이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이제훈의 2년 만의 대상 수상이라는 화제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공동 수상과 스태프에 대한 무관심 등으로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시상식은 시작부터 혼선을 빚었다. 신인상 후보 영상에 김단, 김무준, 차우민, 하유준의 이름이 줄줄이 거론되자, 배우들은 이를 후보군으로 착각했다. 

아무도 단상에 오르지 않자 MC 신동엽이 “이거 다 수상자다. 얼른 나와라”라고 말해야 했다. 얼이 빠진 표정으로 무대에 오른 배우들의 모습은 시상식의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결국 신인상은 남녀 각 4명씩 총 8명에게 돌아갔다. 역대 SBS가 ‘10대 스타상’, ‘뉴스타상’ 등으로 루키들에게 대거 공동 수상을 해온 관행이 올해도 반복된 것이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최우수상, 우수상, 조연상을 휴먼·판타지, 멜로드라마, 로맨틱 코미디, 장르·액션 등 4개 카테고리로 세분화하면서 수상자가 대폭 늘어났다.

조연상 8명, 우수상 9명, 최우수상 8명 등 4개 부문만으로 총 33명이 트로피를 받았다. 연애 예능 출신 배우 전향을 한 신슬기는 “신인 후보에 올랐다고 떨렸는데 수상 못해서 축하만 하다 가야겠다 생각했는데 조연상 주셔서 감사하다”며 신인상과 조연상을 동시에 받았다.

대상 후보 5명(고현정, 한지민, 윤계상, 이제훈, 박형식) 역시 전원이 주요상을 하나씩 가져갔다. 불참한 고현정을 포함해 한지민·박형식은 최우수상을, 윤계상은 디렉터즈 어워드를 수상했다.

더 큰 문제는 스태프에 대한 무관심이었다. 3부가 진행되는 동안 작가, 감독, 조명 감독, 미술 감독 등 제작진에 대한 수상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배우들은 감사 인사를 전했지만, 조연상을 받은 이해영만이 조명 감독과 스태프 이름을 일일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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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SBS 연기대상’ 수상 남발 논란


지난달 91세를 일기로 별세한 고(故) 이순재에게는 공로상이 수여됐다. MC 신동엽은 “하늘에서 영원히 빛나고 계실 고 이순재 선생님”이라며 추모했고, 현장 배우들은 기립 박수로 애도했다.

그러나 정작 수상 소감에서 고인을 언급한 배우는 우수상을 받은 정일우가 유일했다. 그는 “데뷔 첫 작품일 때 뵙고, 지금까지 선생님 덕분에 배우로서 항상 노력하며 살아간다”며 “이순재 선생님의 말씀을 마음 깊이 새기겠다”고 말했다.

조연상을 받은 고건한이 같은 날 건강 악화 소식이 전해진 안성기를 언급한 것이 전부였다. 이는 같은 날 열린 MBC와 KBS 시상식이 고인을 위한 헌정 무대와 소속사 대표 참석 등으로 추모의 시간을 가진 것과 대비됐다.

‘2025 SBS 연기대상’은 오후 8시 50분에 시작해 새벽 1시 40분께 막을 내렸다. 총 4시간 50분으로 지상파 3사 시상식 중 가장 긴 시간을 기록했다.

그러나 정작 수상 소감 시간은 촉박했다. 무대에 오른 배우들이 “제가 너무 길게 하죠?”, “더 말해도 되나요?“라며 눈치를 보는 모습이 이어졌다. 반면 사전 제작 영상, 질문 코너, 광고 시간에는 상당한 시간이 할애됐다.

배우 채원빈과 허남준이 신동엽과 함께 MC를 맡았으나, 허남준의 긴장한 모습과 일부 시상자들의 멘트 미숙지로 몇 초간 방송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시상식의 대상은 ‘모범택시3’ 이제훈에게 돌아갔다. 그는 2023년 ‘모범택시2’로 대상을 받은 지 2년 만의 수상이다. ‘모범택시3’는 대상, 올해의 드라마상, 우수연기상(표예진), 베스트 퍼포먼스상, 신스틸러상(윤시윤) 등 총 5관왕에 올랐다.

신스틸러상을 받은 윤시윤은 “뜻깊은 작품에 초대받은 것만으로도 감사했는데 신스틸러라는 상까지 받아 감격스럽다”며 “가해자 연기, 피해자 연기를 해주신 분들이 있어서 빛이 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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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SBS 연기대상’ 수상 남발 논란 (사진=SBS)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 팀은 베스트 팀워크상과 디렉터즈 어워드를 받으며 무대에서 신년 인사와 큰절을 올려 훈훈함을 자아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시상식인데 소감보다 다른 걸 더 많이 봤다”, “겨우 상 2개 줬는데 1부가 다 끝났다”, “출석상도 아니고 부문 쪼개기가 무슨 의미냐”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올해 SBS는 ‘모범택시3’, ‘보물섬’, ‘귀궁’, ‘나의 완벽한 비서’ 등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 두드러진 성적을 냈다. 모두의 노고를 치하하겠다는 취지는 분명했으나, ‘참석상’ 수준의 상 나눠주기가 오히려 시상식의 권위를 깎아내렸다는 지적이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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