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녀’로 불리던 인물을 인간으로 되돌린 힘은 김고은의 연기였다.
김고은은 지난 5일(금)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자백의 대가’에서 감정이 결여된 인물 ‘모은’ 역을 맡아 연기의 폭과 깊이를 동시에 증명했다.
특히 김고은은 표정과 태도의 변화만으로 모은이 왜 더 이상 속을 드러내지 않게 되었는지를 설득력 있게 이어갔다. 감정을 억누른 것이 아니라, 한차례 완전히 부서진 뒤 더는 꺼내 보일 것이 남지 않은 상태임을 같은 무표정 안에서도 분명히 구분해냈다. 달라진 시선과 자세, 반응의 온도는 인물이 도달한 지점을 명확하게 보여줬다.
또한 그는 모든 목적을 이뤘다고 믿는 인물이 스스로를 놓아버리는 순간까지 차분하게 이어갔다. 격한 표현 대신 이미 모든 것을 잃어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태도로 인물의 끝을 표현, 캐릭터의 선택에 현실감을 더했다.
마지막까지 유지된 모은의 얼굴은 작품의 여운을 결정지었다. 아무것도 없는 듯 보이지만, 동시에 수많은 시간이 지나간 뒤에 남은 흔적을 담은 눈동자와 표정은 극을 끝까지 붙잡는 힘이 됐다. 김고은은 설명 없이도 인물의 전사를 전달하며 모은이라는 캐릭터를 완성했다.
이처럼 김고은은 ‘자백의 대가’에서 극단적으로 무너진 과거와 감정이 사라진 현재를 분명하게 구분해 연기하며 인물의 서사를 끝까지 책임졌다.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로운 얼굴을 선보이며 연기의 정점을 찍은 김고은. 그가 앞으로 또 어떤 얼굴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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