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에 쏟아진 기습 폭설로 퇴근길 교통이 마비되고 주요 도로 곳곳이 통제되었다. 행정안전부는 대설 위기경보를 '주의'로 격상하고 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며 총력 대응에 나섰다.
12월 4일 오후, 기습적으로 쏟아진 첫눈이 수도권 전역의 퇴근길 교통망을 마비시켰다. 퇴근 시간에 맞춰 시작된 강한 눈발로 인해 도로 곳곳에서 차량들이 거북이 운행을 이어갔으며, 서울 도심은 평소보다 두 배 이상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일반적으로 눈이 내릴 경우 노면의 마찰 계수가 평소의 20~30% 수준까지 급감하는데, 이로 인해 제동 거리가 3배 이상 늘어나는 현상이 발생한다. 사고 위험을 감지한 운전자들이 일제히 감속 운행에 나서면서 주요 간선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기상청은 눈구름대가 밤 9시까지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으며, 수도권에는 2~6cm, 경기 북동부와 강원 영서 지역에는 최대 8cm의 적설량을 예보했다. 실제 관측 결과, 오후 7시 기준 파주 4.3cm, 연천 4cm, 서울 은평구 3.6cm 등 짧은 시간에 상당량의 눈이 쌓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무엇보다 서울 하늘에서는 눈과 함께 천둥과 번개가 치는 '뇌우설' 현상까지 관측되었는데, 이는 상층의 찬 공기와 하층의 따뜻한 공기가 급격하게 충돌하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질 때 발생하는 드문 기상 현상으로, 눈구름의 세력이 그만큼 강력하다는 방증이다.
눈발이 굵어짐에 따라 도로 상황은 시시각각 악화되었다. 서울시 교통정보센터에 따르면 오후 8시 20분을 기점으로 강변북로, 내부순환로, 북부간선도로 등 주요 도시고속도로 내 경사 구간 13곳의 진입이 전면 통제되었다. 시내 도심 차량 통행 속도는 시속 6.6km까지 떨어졌고, 서울시 전체 평균 속도 역시 시속 8.7km에 머물러 사실상 걷는 속도와 다를 바 없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여의도와 삼청동을 비롯한 주요 업무 및 관광 지구 주변 도로는 차량 꼬리가 끊이지 않았으며, 수도권 북부 외곽 도로에서는 갑작스러운 폭설에 고립되거나 오르막길을 오르지 못해 견인차를 기다리는 차량 행렬이 이어졌다는 시민들의 제보가 빗발쳤다.
이번 폭설 상황에서는 기상청이 이달부터 시범 운영을 시작한 '대설 재난문자'가 처음으로 발송되어 눈길을 끌었다. 기상청의 대설 재난문자는 단순히 눈이 온다는 예보를 넘어, 1시간 신적설(새로 쌓인 눈)이 5cm 이상 기록될 때 CBS(긴급재난문자) 시스템을 통해 송출된다. 이는 40dB 이상의 경고음과 함께 전송되어, 사용자가 즉각적으로 위험을 인지하고 대피하거나 이동을 자제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정부는 관계 기관에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여 제설 작업을 강화하고, 교통 통제 상황을 내비게이션 앱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시민들에게 알리라고 지시했다. 또한 빙판길 사고 예방을 위한 감속 운행 홍보를 강조했으며, 이면도로와 골목길 등 제설 사각지대에 대한 관리도 주문했다. 취약계층 보호와 한파 쉼터 점검, 적설 하중으로 붕괴 위험이 있는 노후 주택이나 비닐하우스 등 시설물 안전 관리에도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