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시즌을 앞두고 FA 최대어 강백호 영입이라는 광폭 행보를 보인 한화 이글스가 선수단 정리라는 칼을 빼 들었다. 한화 구단은 21일 장시환, 조한민, 윤대경, 장민재, 김인환, 이충호 등 6명의 선수에게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 구단은 강백호 영입으로 타선 무게감이 달라진 상황에서 투수진과 야수진의 효율적인 재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우완 정통파 투수 장시환은 2007년 현대 유니콘스 1차 지명으로 프로 생활을 시작해 넥센, KT, 롯데를 거쳐 2020년 트레이드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150km/h를 넘나드는 강력한 패스트볼을 보유했음에도 제구 난조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녔다. 장시환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KBO리그 역대 최다 연패 기록인 19연패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한화 이글스에서의 5시즌 동안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마당쇠 역할을 자처했으나, 30대 후반에 접어든 나이와 구위 저하가 발목을 잡았다. 통산 416경기에 출전해 29승 74패 35홀드 34세이브 평균자책점 5.31을 기록한 베테랑 투수는 결국 대전 마운드를 떠나게 됐다.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출신으로 방출의 아픔을 겪었던 윤대경은 일본 독립리그를 거쳐 한화 투수로 재기했던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이었다. 윤대경은 일본 독립야구단 니가타 알비렉스 베이스볼 클럽에서 투수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2019년 한화 이글스에 입단 테스트를 통해 합류했다. 2020시즌 55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1.59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불펜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2021년에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43경기에 나섰고, 2023년에도 2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며 필승조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구위가 급격히 떨어지며 기복 있는 모습을 보였고, 2025시즌에는 1군 콜업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통산 177경기 16승 15패 16홀드 평균자책점 4.44의 성적을 남기고 두 번째 방출을 맞이하게 됐다.

이번 방출 명단에서 팬들에게 가장 큰 충격을 안긴 소식은 장민재의 이탈이다. 2009년 입단 이후 오직 한화 이글스 유니폼만 입었던 '원클럽맨' 장민재는 팀의 암흑기와 재건기를 모두 함께한 산증인이었다. 장민재는 류현진의 입단 동기이자 절친한 후배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특유의 낙차 큰 포크볼을 주무기로 선발과 롱릴리프를 가리지 않고 등판해 '대전 시장'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2022시즌 32경기에 나서 126⅔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FA 계약까지 체결했으나, 계약 기간 동안 급격한 노쇠화가 찾아왔다. 2025시즌 1군 기록 없이 퓨처스리그에만 머물렀던 장민재는 통산 313경기 35승 54패 4홀드 평균자책점 5.11의 기록을 뒤로하고 정든 대전을 떠나게 됐다.

2016년 육성선수로 입단해 뒤늦게 꽃을 피웠던 김인환도 팀을 떠난다. 김인환은 2022시즌 타율 0.261, 16홈런, 54타점을 기록하며 한화 타선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당시 김인환은 중고 신인 자격으로 KBO 신인상 투표에서 정철원(두산)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좌타 거포로서의 잠재력은 확실했으나, 변화구 대처 능력 부족과 수비 포지션의 한계가 뚜렷했다. 채은성의 영입과 노시환의 성장, 그리고 2026시즌 강백호의 합류까지 더해지며 1루수 및 지명타자 포지션에서의 경쟁력이 사라졌다. 올 시즌 1군 10경기 출전에 그치며 타율 0.080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은 김인환은 통산 25홈런의 기록만 남긴 채 방출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2013년 4라운드 지명으로 입단한 좌완 투수 이충호는 10년 넘게 한화 마운드의 좌완 뎁스를 채워온 자원이었다. 이충호는 충남중과 북일고를 졸업한 지역 연고 선수로, 입단 당시 류현진의 뒤를 이을 좌완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184cm의 키에서 나오는 직구와 슬라이더를 바탕으로 원포인트 릴리프 역할을 주로 수행했다. 그러나 제구력 난조가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적되었고, 중요한 순간마다 볼넷을 허용하며 벤치의 신뢰를 잃었다. 김범수 등 다른 좌완 투수들이 1군에 자리 잡는 동안 이충호는 2군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결국 한화 구단은 선수단 정리를 위해 좌완 불펜 자원 중 활용도가 떨어진다고 판단된 이충호에게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