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신인감독 김연경’에서 김연경 감독이 이끄는 필승 원더독스가 프로팀 정관장 레드스파크스를 꺾고 해체 위기에서 벗어났다.
원더독스는 1세트를 23-25로 아쉽게 내주며 경기를 시작했다. 특히 에이스 표승주의 공격 성공률이 14%에 그치며 팀이 어려움을 겪었다. 표승주는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잘하고 싶은데 안 풀리니까 자신감이 없어지더라”고 당시 심경을 토로했다.
2세트부터 김연경 감독의 전술 변화가 빛을 발했다. 공격력 강화를 위해 몽골 출신 타미라를 투입한 것이 주효했다. 김연경 감독이 경기 전 강조했던 양팔 사이 블로킹 전술도 효과를 봤다. 표승주의 서브가 상대 리시브를 흔든 직후 문명화가 완벽한 블로킹으로 막아내며 3연속 블로킹에 성공,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3세트에서는 김연경 감독의 작전이 더욱 빛났다. 팽팽한 흐름 속에서 레프트 공격에서 미들 공격으로 전환하며 문명화의 속공을 활용했다. 김연경 감독은 이나연 세터에게 비밀스럽게 지시를 내렸고, 문명화를 포함한 다양한 공격 루트가 살아나면서 상대팀을 혼란에 빠뜨렸다.
또한 김연경 감독은 매의 눈으로 경기를 관찰하며 결정적 순간을 포착했다. 2세트에서 원더독스가 12-10으로 리드하던 상황, 정관장 세터 최서현이 네트 근처에서 간신히 볼을 살려 신은지가 득점한 직후였다. 김연경 감독은 “내가 봤을 때는 넘어왔다”며 세터 후위 공격자 반칙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결과는 그의 예측대로 반칙이 선언됐다. 원더독스 선수들은 “감독님 어떻게 그걸 봤지?“라며 감탄했다.
세터 구솔은 장신의 장점을 살려 안정적인 토스를 올렸고, ‘작은 거인’ 한송희에게 빠른 토스를 연결해 득점으로 이어졌다. 문명화는 상대의 블로커 터치 아웃 전략에 대응해 의도적으로 블로킹을 빼는 영리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구혜인의 슈퍼 세이브도 빛났다.
왼쪽, 중앙, 오른쪽 공격 루트가 모두 살아나자 원더독스는 빠르게 3세트를 25-17로 가져갔다.
팀의 운명이 걸린 4세트. 김연경 감독은 “타미라한테 도박을 한 번 걸어보자”며 다시 한번 타미라를 기용했다. 그의 선택은 적중했다. 타미라는 날카로운 서브로 4세트 초반을 흔들었고, 구혜인의 철벽 수비까지 더해지며 원더독스는 4세트를 가져가는 데 성공했다.
최종 스코어 3-1. 지난 시즌 준우승팀 정관장을 꺾고 3연승을 달성한 원더독스는 총 4승 2패로 해체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특히 2020년 정관장에서 방출된 구솔과 지난 시즌 FA 미계약으로 은퇴를 선언했던 표승주가 옛 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경기 후 김연경 감독은 “당연히 기분은 좋고, 죽으란 법은 없구나 싶었다. 경기라는 게 확실히 이기면 희열감과 보람을 느끼니까 뿌듯함이 생기고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표승주는 “오늘 이기자마자 기쁜 감정도 있었는데 ‘해체 안 해도 된다’는 생각을 먼저 했다. 우리가 뭔가 해내야 한다는 마음이 항상 있었는데 달성했기 때문에 기쁘고 좋다”고 말했다.
승리 직후 표승주는 옛 스승인 고희진 감독을 찾아갔다. 고희진 감독은 “훈련 좀 했는데?“라며 표승주의 여전한 기량에 감탄했고, “승주가 배구를 잘한다. 열심히 하고 연락도 해라”고 격려했다. 표승주가 “감독님 경기 보러 가도 되냐”고 조심스레 묻자 고희진 감독은 “당연히 와야지”라며 따뜻하게 화답했다.
고희진 감독은 제작진 인터뷰에서 “만감이 교차한다. 조금 더 데리고 있고 싶지만 팀 사정상 누군가를 내보내야 할 때가 가장 어렵다. 승주는 정말 좋은 선수다”라며 애틋함을 드러냈다.
원더독스는 이제 김연경의 친정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의 마지막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 경기는 지난 9월 직관 신청 시작 약 3일 만에 1만 명이 신청해 전석 매진됐다. 김연경 감독은 “절대 봐줄 생각은 없다. 무조건 이길 수 있는 전략을 짜서 승리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신인감독 김연경’은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30분 MBC에서 방송된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bnt뉴스 연예팀 기사제보 star@bn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