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글 열풍'을 일으킨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런베뮤)에서 근무하던 20대 청년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다 숨졌다는 의혹이 제기돼 사회적 파문이 일고 있다. 정의당과 진보당 등 정치권은 27일 잇따라 성명을 내고, 고인이 사망 직전 주 80시간에 달하는 과로에 내몰렸다고 주장하며 고용노동부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의당에 따르면, 런던베이글뮤지엄(런베뮤)에서 근무하던 26세 청년 정효원 씨는 입사 14개월 만인 지난 7월 16일 회사 숙소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유족 측은 고인의 스케줄표와 메신저 대화 등을 근거로 사망 직전 일주일간 노동시간이 80시간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고인의 근로계약서 자체에 이미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의당에 따르면, 고인의 근로계약서는 주 14시간의 초과 근로를 기본값으로 산정해 작성되어 있어, 처음부터 주 52시간 상한제를 위반할 소지가 다분했다. 유족 측은 실제 근무 시간은 계약서에 명시된 것보다 훨씬 길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불안정한 근무 환경도 청년을 압박했다. 고인은 입사 후 14개월 동안 근무지를 네 차례나 옮겨야 했다. 서울 강남점에서 시작해 수원, 그리고 신규 매장인 인천점까지 부임하면서 근로계약서만 세 번을 다시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잦은 근무지 이동은 노동자의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유족은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를 신청했지만, 진상규명은 난항을 겪고 있다. 회사 측이 고인의 정확한 근로시간을 입증할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런던베이글뮤지엄 운영사인 '엘비엠'은 과로사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유족이 주장하는 근무 기록과 회사 측이 확인한 기록이 다르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런던베이글뮤지엄(런베뮤)은 2021년 9월 서울 안국동에 1호점을 낸 이후 '오픈런' 맛집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끌었고, 전국에 7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공교롭게도 고인이 사망한 시점과 비슷한 지난 7월, 회사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JKL파트너스에 2000억 원대에 매각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