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규시즌 1위 LG 트윈스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도 한화 이글스를 압도적인 화력으로 제압하며 2년 연속 통합 우승을 향한 9부 능선을 넘었다. LG는 한화의 에이스 류현진을 조기 강판시키며 대역전극을 완성, 잠실 홈에서 열린 1, 2차전을 모두 쓸어 담았다.
LG는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2차전에서 한화에 13-5로 승리했다. 전날 1차전 8-2 승리에 이어 또 한 번의 대승을 거둔 LG는 시리즈 전적 2승 0패로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 2차전을 모두 승리한 팀이 최종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확률은 90.5%(21번 중 19번)에 달한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26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한화가 가져갔다. 한화는 1회초, LG 선발 임찬규를 두들겨 대거 4점을 뽑아냈다. 선두타자 황영묵의 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후속타자 문현빈이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기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다음 타석의 노시환마저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백투백 홈런을 기록하며 순식간에 점수를 3-0으로 벌렸다. 이후 손아섭의 2루타와 하주석의 적시타가 터지면서 한화가 4-0으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정규시즌 팀 타율 1위(0.278)에 빛나는 LG 타선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LG는 2회말, 선두타자 김현수와 문보경의 연속 안타, 오지환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의 황금 기회를 만들었다. 타석에 들어선 박동원은 류현진을 상대로 2타점 좌익선상 2루타를 터뜨리며 추격의 신호탄을 쐈다. 이어진 무사 2, 3루 상황에서 구본혁의 강습 타구가 투수 류현진의 몸을 맞고 굴절되는 사이 주자 두 명이 모두 홈을 밟아 4-4 동점이 됐다. 흐름을 탄 LG는 홍창기의 우중간 적시타까지 나오면서 5-4로 경기를 단숨에 뒤집었다.

역전에 성공한 LG는 3회말 2사 1루에서 박동원이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통타,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5m의 대형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7-4로 달아났다. 정규시즌 LG전에서 25이닝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극강의 모습을 보였던 류현진은 이날 3이닝 7피안타 1볼넷 7실점으로 무너지며 포스트시즌 개인 최다 실점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LG는 4회말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화 불펜을 상대로 만든 2사 만루 찬스에서 문보경이 좌중간 담장 상단을 직접 맞히는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작렬시켜 점수는 10-5가 됐다. 2차전 데일리 MVP로 선정된 문보경은 8회말에도 투런 홈런을 추가하며 5타수 4안타 5타점의 인생 경기를 펼쳤다. 박동원 역시 홈런 포함 3안타 4타점으로 해결사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LG와 한화는 창단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서 만났다. LG는 2년 연속 통합 우승을, 한화는 1999년 이후 26년 만의 우승을 노리는 상황에서 맞붙은 역사적인 시리즈다. 이번 시리즈부터는 기존 2-2-3 방식에서 2-3-2 방식으로 홈경기 일정이 변경되어, 2패로 몰린 한화는 3, 4, 5차전을 모두 홈에서 치를 수 있게 됐다.

염경엽 LG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이 준비한 대로 결과가 나왔다"면서도 "2연승은 잊고 0-0이라는 마음으로 3차전을 준비하겠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양 팀은 28일 하루 휴식을 취하고 29일 한화의 홈구장인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3차전을 치른다. 2패로 벼랑 끝에 몰린 한화는 에이스 코디 폰세를 선발로 내세워 반격을 노린다. LG는 외국인 투수 다니엘 치리노스의 몸 상태를 최종 점검한 뒤 3차전 선발을 결정할 예정이다. 잠실에서 막강한 화력을 뽐낸 LG가 대전에서도 기세를 이어갈지, 홈으로 돌아간 한화가 반격의 서막을 열지 3차전 결과에 모든 관심이 집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