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탁류’ 제작 비하인드

한효주 기자
2025-10-22 09:35:10
기사 이미지
드라마 ‘탁류’ (제공: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뛰어난 스토리텔링과 혁신적인 콘텐츠로 최상의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선사하는 세계적인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의 최초 오리지널 사극 시리즈 ‘탁류’가 종영 이후에도 팬들의 과몰입 반응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제작 비하인드를 공개해 눈길을 사로잡는다.

수많은 시청자들이 단연 명장면으로 꼽은 ‘시율’과 ‘왕해’의 액션 씬 뒤에는 열연을 펼친 배우들 외에도 촬영팀과 조명팀의 디테일한 노력이 숨겨져 있다. 먼저 최윤만 촬영감독은 “와이드 렌즈에 로우 앵글을 많이 썼다. 앵글에서 오는 거리감들을 활용해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위압감 같은 것들을 보여주고자 했다”라며 시청자들이 한층 더 리얼하게 두 캐릭터의 격돌을 마주할 수 있게끔 계산했다고 전했다.

박준규 조명감독은 사극만의 특성으로 인해 인위적인 조명보다는 달빛이나 횃불, 촛불 등을 활용해 각 인물마다의 무드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특히 해당 액션 씬에서는 “달빛과 주변의 화톳불, 횃불을 이용해서 장면의 분위기를 거칠고 강렬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라며 두 제작진은 최대한 리얼하고 독보적인 무드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는 비하인드를 밝혔다. 

첫 공개 당시부터 임팩트 있는 비주얼 변신으로 주목을 받았던 ‘시율’ 역의 로운을 비롯한 왈패들의 분장 비하인드 역시 흥미롭다. 독보적 비주얼을 완성시킨 조태희 분장감독은 ‘왈패’ 분장의 경우 기존 사극에서는 볼 수 없었던 피부 톤과 수염 디자인에 중점을 두었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까지 했던 사극들 중에 이 정도의 피부 톤을 유지했던 작품이 있을까 싶다. 못 보던 피부 톤, 못 보던 텍스처들이 분장의 끝을 보지 않았나 싶다”라며 “왈패들의 수염을 보면 규칙적이지 않다. 많은 사료들을 보면 깔끔하게 다듬지 않은 디자인들이 많아서 그걸 구현해 내고 싶었다”면서 그간 규칙처럼 여겨져 오던 틀을 깨부수며 ‘탁류’ 속 인물들을 하나하나 완성시켜 나갔다고 전했다. ‘말복’ 역을 맡은 배우 안승균은 “왈패 역이다 보니 피부를 검정으로 다 칠했다. 그러다 보니 씻을 때 흰색 수건은 쓰면 안 됐다”며 웃픈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탁류’ 속에는 잠깐 스쳐 지나가는 인물들도 생생히 살아있다” 라는 시청자 호평처럼 의상팀은 작품에 출연하는 모든 출연진들의 의상에 공을 들였음을 전해 놀라움을 더한다.

권유진 의상감독은 왈패들과 일꾼들의 의상 제작기에 대해 “전부 다 제작한 것. 5톤 차량을 하나 가득하고도 남을 정도로 많았다”라며 어마어마한 숫자의 의상을 모두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여름에는 하루에 한 번씩 세탁을 하는데 나중에는 염색을 한 게 색이 바랬다. 이전과 똑같은 분위기를 내기 위해 염색하고 다시 만드는 과정을 반복했다”며 구슬땀으로 탄생시킨 의상에 대한 비하인드를 공개해 흥미를 더했다.

“OST가 정말 여운이 남네요”, “노래까지 맛집이야.. 여운 미쳤다” 등 극에 깊은 여운을 더한 OST를 향한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를 위해 매주 두발로 뛴 신현식, 정송희 음악감독의 비하인드 또한 흥미롭다.

신현식 음악감독은 “‘그 당시의 마포나루란 뭘까?’란 생각에 무작정 새벽시장에 주구장창 갔다”면서 “분주함 속에서 경매에서 물건을 떼 와서 팔고, 물건을 팔 때는 어떤 구조로 소비자들에게 가는지, 그런 시장의 구조를 체험해 보자 싶어서 과일도 사고 직접 해보면서 정서들을 찾아갔다”고 전했다. 이들은 더 나은 작품을 위해 몸소 움직이며 ‘탁류’만의 살아 숨 쉬는 분위기를 완성해 나갔다.

또한 “작업실에 앉아서 곡을 쓰기보다는 부딪혀보자 싶어서 촬영 현장에도 계속 있었다. 촬영 현장에서 감독님께 붙잡혀서 두 번이나 출연도 했다”며 ‘말복’의 장례를 치르는 장면에 직접 출연해 음악적 무드를 잡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매 등장마다 씬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로 시청자들의 긴장감을 한껏 올렸던 ‘왕해’ 역의 김동원 배우는 3회 속 ‘니탕개의 난’ 당시 여진족 장수의 모습을 위해 무려 5시간이나 소요되는 변발 분장을 소화했다. 조태희 분장감독은 “‘왕해’ 캐릭터에서 주안점을 두었던 것은 여진족 장수일 때와 왈패일 때의 차이였다. 그러한 차이를 두기 위해서는 고증에 따라 변발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그는 “의도적으로 긴 머리를 심어 달려나갈 때의 나풀거리는 느낌, 난폭해지는 씬들에 있어서 머리 질감이 주는 느낌을 더할 수 있도록 컨셉을 잡았다”며 머리카락 한 올 한 올까지 디테일을 살려내 ‘왕해’란 캐릭터를 보다 강렬하게 만들어 나갔다고 말했다. 

세트에 숨겨진 비하인드 또한 이목을 집중시킨다. 김초혜 미술감독이 ‘가장 뿌듯했던 공간’으로 꼽은 장소 중 하나는 나루터 일꾼들의 숙소이자 어린 ‘시율’이 엄마를 잃은 장면 속 숨었던 창고 공간이다. 그는 “일꾼 숙소일 때는 나무가 주는 선으로 강렬함을 표현했다면 ‘시율’이가 엄마를 잃는 씬에서는 2톤 정도의 짚풀을 그 안에 넣었다. 엉겨 붙은 짚풀을 활용해 ‘시율’이 숨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잘 연출된 것 같다”며 비하인드를 전했다.

극 후반부에 나오는 ‘지도방’ 역시 특별함을 더한다.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던 ‘지도방’은 김초혜 미술감독이 공들여 탄생시킨 공간 중 하나다. 김초혜 미술감독은 “지도의 그림체를 다 다르게 그리려고 노력했다. 하나하나의 스토리를 다 심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컨셉에 따라 낡기도 다르게, 흙도 묻히며 만들었다”면서 “정말 어려웠지만 해냈을 때 눈물이 났던 것 같다”며 자세히 보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며 남다른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조선의 모든 돈과 물자가 모여드는 경강을 둘러싸고 혼탁한 세상을 뒤집고 사람답게 살기 위해 각기 다른 꿈을 꿨던 이들의 운명 개척 액션 드라마 ‘탁류’의 모든 에피소드는 지금 바로 디즈니+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한효주 기자
bnt뉴스 연예팀 기사제보 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