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늑대 한 마리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지만, 한 마리는 여전히 길을 잃은 채 헤매고 있다.
지난 21일 방송된 채널A 반려견 솔루션 예능 ‘개와 늑대의 시간’ 11회에서는 통제 불능 행동으로 가족을 괴롭혔던 늑대 1호 ‘악귀견’의 솔루션 결과와, 애니멀 호더 손에서 자란 늑대 2호 ‘천안 트라우마견’의 가슴 아픈 사연이 함께 전파를 탔다.
총 5단계의 켄넬 교육을 통해 ‘기다림’을 배우기 시작한 악귀견은 놀라운 속도로 변화를 보였다. 솔루션이 끝난 후, 이제는 가족이 식사하는 동안 얌전히 자리를 지킨다는 기쁜 소식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악귀견이 드디어 악귀 꼬리표를 떼고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가고 있었다.
이어 등장한 늑대 2호 천안 트라우마견은 120여 마리의 개들과 함께 애니멀 호더의 집에 갇혀 살았다. 폭언과 폭력이 난무하던 그곳에서 다른 개들의 처참한 죽음을 지켜봐야 했다. 기적처럼 구조돼 세 번의 임시 보호를 거쳐 지금의 가족을 만났지만, 끔찍했던 과거의 기억은 여전히 몸 어딘가에 남아 있었다.
트라우마견은 보호자가 자리를 비우면 망부석처럼 굳어버리거나, 불안에 떨며 숨을 곳을 찾아 집안을 헤집었다. 그러다 전자레인지에 발톱이 끼인 채 40분간 매달려 있던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발톱이 통째로 뽑힌 끔찍한 사고에 모두가 말을 잃었고, 언제든 비슷한 사고가 반복될 수 있는 두려움이 보호자들의 마음속에 자리했다.
불안은 트라우마견만의 것이 아니었다. 엄마 보호자 역시 먼저 떠나 보낸 반려견처럼 트라우마견을 잃을까 두려워 극도의 걱정에 시달렸다. 강형욱은 “보호자에게도 분리불안이 생겼다”라며 보호자와 반려견 모두에게 마음 치유가 필요한 상황임을 상기시켰다.
집이라는 공간이 트라우마견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도록, 솔루션은 느리지만 차분히 이어졌다. 중간중간 무기력증을 보이는 트라우마견에게는 보호자의 단호한 태도와 인내심이 필요했다. 그러나 계속된 훈련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트라우마견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보호자와 강형욱 모두의 마음에 답답함이 짙게 내려앉았다. 강형욱은 이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또 한 번 깊은 숨을 내쉬었다.
‘개와 늑대의 시간’은 단순한 행동 교정에 그치지 않고, 문제 행동의 근본에 자리한 보호자의 태도와 환경까지 깊이 들여다보는 프로그램이다. 스튜디오에서의 첫 피드백, 생활동 밀착 케어, 보호자의 실제 주거지까지 이어지는 총 세 단계의 솔루션을 제공한다.
한편, 김성주와 강형욱, 그리고 스페셜 MC가 함께하는 채널A ‘개와 늑대의 시간’은 매주 화요일 밤 9시 20분에 방송된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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