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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상사’ 이준호 눈빛

박지혜 기자
2025-10-16 08: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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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상사’ 이준호 눈빛 (사진=tvN)

tvN ‘태풍상사’ 이준호가 방송 단 2회만에 눈빛 하나로 안방극장에 강력한 감정 태풍을 일으켰다.

tvN 토일드라마 ‘태풍상사’가 방송 첫 주부터 뜨거운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준호가 연기한 ‘강태풍’은 1997년 IMF 한가운데서 모든 걸 잃었지만 다시 일어서는 청춘으로, 첫 주부터 웃음과 눈물, 그리고 진한 여운을 동시에 선사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준호는 첫 회에서 자유와 낭만의 상징이었던 90년대 청춘 강태풍을 생생히 그려냈다. 나이트클럽 무대 위에 친구들과 함께 ‘압스트리트 보이즈’로 등장, 음악과 리듬에 몸을 맡기며, 자신만의 세상을 꿈꾸는 태풍의 모습은 그 시절 청춘의 자유 그 자체였다. 그러나 IMF의 한파가 몰아치자, 반짝이던 청춘은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부도의 위기 속에서 회사를 지켜야 하는 현실에 태풍은 꿈과 낭만을 내려놓고 책임을 짊어진 ‘진짜 직원’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이준호는 눈빛 하나로 인물의 온도를 자유자재로 바꾸며, 청춘의 모든 결을 완벽히 표현했다. 자유롭던 청춘의 눈에서는 반짝임이, 현실의 벽 앞에서는 절박함이, 그리고 상실의 순간에는 슬픔이 고스란히 담겼다. 특히 아버지 강진영(성동일)의 갑작스러운 죽음 앞에서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한 충격과 미안함이 교차하며, 눈물도 흐르지 않는 눈에는 더 복잡한 감정이 서렸고, 이는 시청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후 울어야 할지 화내야 할지 모르겠다던 태풍이 아버지의 ‘통장 편지’를 발견한 뒤 참아왔던 그리움을 터뜨리는 장면은 안방극장에도 감정 태풍을 몰고오며 “이준호의 눈빛이 서사”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또한, 2회 엔딩에서 태풍은 미수가 될 위험을 막기 위해 원단을 싣고 대방섬유로 향하는 화물트럭 앞에 드러누웠다. 그때 눈이 내리기 시작했고, 흩날리는 눈송이는 태풍에게 마치 떨어지는 꽃잎처럼 보였다. 언젠가 꽃이 금세 떨어져 시시하다는 어린 아들에게 아버지는 “꽃은 지는 게 아니라, 열매를 맺기 위해 최선을 다해 이기고 있는 것”이라고 알려줬다. 

태풍은 아버지의 가르침을 떠올리며 끝내 눈물 속에서 미소를 지었다. 마치 지금의 자신의 상황이 태풍 속에서 최선을 다해 이기고 있는 중임을 말해주는 듯했다. 그리고 화면을 가득 채운 그의 눈빛은, 울음과 웃음이 교차하는 복합적 감정을 담아내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특히 이 장면에는 이준호가 직접 부른 OST가 깔리며 감정의 밀도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태풍상사’의 집필을 맡은 장현 작가는 “강태풍은 사실 표현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다. 꽃을 좋아하는 압구정 날라리이고, 효자에 착하고 잘생긴 인물이라, 귀여움과 터프함을 동시에 갖춰야 했다. 가능할까 싶었는데, 이준호 배우가 그 어려운 걸 해냈다”고 전하며, “처음 만난 날 농담처럼 ‘국민 아들, 국민 남친, 국민 사장님이 되어야 한다’고 했는데, 그걸 모두 해내는 걸 보고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극찬한 바 있다.

실제로 이준호는 단 2회만에 따뜻함과 책임감, 낭만과 현실감, 그리고 웃음과 눈물까지 모두 품은 입체적인 청춘 서사를 완성했다. 꽃처럼 피어난 청춘이 열매로 단단해지는 과정 속에서, 시대를 견디는 청춘의 뜨거운 얼굴을 섬세하게 그려낸 것. IMF라는 폭풍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기는 법을 배워갈 태풍의 성장기, 그리고 이준호가 완성할 ‘국민 강태풍’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이준호의 눈빛과 연기가 앞으로 또 어떤 감정 태풍을 몰고올지 이목이 집중되는 ‘태풍상사’는 매주 토, 일 밤 9시 10분 tvN에서 방송된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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