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의 예술과 낭만을 품은 도시 피렌체. 여행자라면 누구나 두오모 성당의 장엄함과 아르노 강의 노을빛에 매혹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을 더 깊이 느끼려면 피렌체로 떠나기 전, 피렌체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을 먼저 만나보길 권한다.
첫 번째 추천작은 고전 중의 고전, '전망 좋은 방'. 햇살 가득한 피렌체의 골목과 두오모 성당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로맨스는 도시 자체를 사랑하게 만든다. 이 영화는 수십 년 동안 여행자들의 필독서 같은 역할을 해왔다.
이어 두 번째는 세대를 넘어 꾸준히 회자되는 '냉정과 열정 사이'. 두오모 돔 위에서의 재회 장면은 “언젠가 나도 저곳에서 사랑을 확인하고 싶다”는 설렘을 남긴다. 두오모 돔 위에서의 재회 장면은 수많은 연인들에게 “피렌체에서 꼭 해보고 싶은 순간”으로 남아 있다.
그리고 이제, 여기에 Global Stage Hollywood 영화제 2025에서 작품·감독·각본 등 3관왕을 수상한 한국 영화 '피렌체(Florence knockin’ on you)' 한 편이 새롭게 더해졌다. 김민종·예지원이 그려내는 삶과 치유의 여정은 이 도시의 깊은 숨결을 새로운 시선으로 담아낸다. 중년의 삶, 그리고 치유를 그려낸 이 작품은 낯선 여행자의 시선이 아니라, 세월을 살아낸 이들의 깊은 감정을 피렌체라는 배경 위에 올려놓았다.
특히 20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중년美’ 김민종 배우는 오랜 세월 동안 그를 기다려온 팬들에게 특별한 공감을 선사하는 선물 같은 존재다. 절제된 감정 속에서도 깊이 있는 울림을 전하는 그의 연기는 단순한 복귀를 넘어선 ‘진짜 귀환’으로 느껴진다. 카메라가 담아낸 눈빛 하나, 짧은 호흡 하나에도 지난 시간의 무게와 함께 성숙한 중년의 美가 묻어나 예전 팬들에게는 잊었던 기억을 다시 불러내는 계기가 된다.
여기에 예지원 배우의 섬세하고 따뜻한 감성이 더해져 극의 결은 한층 더 단단해졌다. 두 배우가 보여주는 시선의 교차와 대화의 울림은 마치 실제 삶을 들여다보는 듯한 리얼리티를 선사하며, 작품의 진정성을 완성한다.
그래서 영화 '피렌체'는 단순히 한 편의 멜로드라마가 아니라, 세월을 함께 걸어온 이들의 이야기이자 관객 각자의 삶을 비추는 거울처럼 다가온다.
피렌체를 여행한다는 건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오래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는 일이다. 이 세 편의 영화를 먼저 보고 간다면, 당신의 피렌체는 스쳐 지나가는 풍경이 아니라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장면으로, 아니 영원히 간직될 기억으로 자리할 것이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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