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19년차 재혼 부부의 농약 음독 사건을 추적한다.
8월 23일 토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될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 1456회에서는 19년차 재혼 부부에게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의 진실을 추적한다. 남편은 농약 중독으로 사망하고 아내는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사건을 두고, 동반 자살이라는 아내의 주장과 계획된 범죄라는 자녀들의 의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제작진은 신고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17시간 동안 벌어진 미스터리를 파헤쳤다.

둘이 마셔 홀로 살다, 17시간의 공백
2024년 7월 2일 새벽 4시 43분, 경북 영덕의 119 상황실에 한 여성의 다급한 신고 전화가 접수됐다. 남편이 숨졌다는 내용이었다.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남편 이 씨는 거실 베란다 창문 앞에 이미 숨진 채 쓰러져 있었고, 신고자인 아내 박 씨 또한 거실 바닥에 엎드려 있는 상태였다. 현장 식탁 위에는 술병과 함께 여러 종류의 농약병, 그리고 술잔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대접 두 개가 놓여 있었다.

깨어나 힘들어서 계속 구토를 했다고.”
- 119 구급대원

동반 자살을 둘러싼 의혹과 엇갈린 주장
하지만 남편 이 씨의 자녀들은 새어머니 박 씨의 주장을 믿을 수 없다고 말한다. 자녀들은 아버지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사건 발생 바로 전날까지도 남편 이 씨는 힘들어하는 아내 박 씨에게 "기운 내라"는 위로의 문자를 보냈고, 평소처럼 중고물품 거래를 하는 등 일상적인 생활을 이어갔다. 주변 이웃과 지인들 역시 남편 이 씨에게서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어떤 징후도 느끼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저 우리 신랑 되게 사랑했고요.
그때 같이 갔을 걸 왜 깨어났는지 너무 후회돼요.”
아내 박 씨는 이러한 의심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사건 당일, 남편 이 씨가 집 창고에서 직접 농약을 꺼내 오는 장면이 집 앞에 설치된 CCTV에 명확히 찍혔다고 주장했다. 또한 남편이 두 종류의 농약을 섞어 함께 죽자고 권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아내 박 씨는 자신은 구토 덕분에 우연히 살아남았을 뿐이며, 일부러 농약을 적게 마시고 남편에게 다량을 먹여 살해했다는 의심은 너무나 억울하고 터무니없다고 호소했다. "우리 신랑을 되게 사랑했고, 그때 같이 갔어야 했는데 왜 깨어났는지 너무 후회된다"며 눈물을 보였다.

사라진 재산과 제3의 인물
사건의 의문은 남편 이 씨의 재정 상태가 드러나면서 더욱 커졌다. 남편의 자녀들은 아버지가 사망한 후에야 재정 상황을 자세히 알게 되었다. 퇴직 후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생활을 하던 아버지의 통장에는 불과 몇백만 원의 잔액만 남아 있었다. 아버지의 급여와 퇴직금 등 모든 수입은 아내 박 씨의 계좌로 곧장 이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아버지 명의의 건물이나 토지 등 부동산 자산 대부분이 이미 아내 박 씨에게 증여된 상태였다.
더욱 수상한 정황도 발견됐다. 아버지의 통장에서 아내 박 씨와 정체불명의 제3의 인물이 거액의 돈을 반복적으로 입출금한 기록이 나온 것이다. 이와 함께 아내 박 씨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다른 피해자들의 제보도 이어지면서 박 씨를 둘러싼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과연 남편의 죽음에 아내 박 씨가 연관되어 있다는 자녀들의 의심은 사실일까. 농약을 마신 후 119 신고가 접수되기까지 17시간 동안, 문이 닫힌 방 안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인지 진실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