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가 9일 결방한다.
SBS 편성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 10분에는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의 정규 방송이 결방하고 대신, 지난 7월 말 양일간 진행된 여름 음악 축제 '2025 SBS 가요대전 Summer'가 시청자를 찾아간다. '가요대전 썸머 2025'는 NCT 127, 아이브,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국내 최정상급 K팝 아티스트들이 대거 참여해 화려한 무대를 선보인 공연의 녹화 중계이다.

이번 결방에 앞서 지난 8월 2일 방영된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 1454회는 '양주병과 혈흔 - 부동산 일타강사 살인 사건' 편으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방송은 수많은 수강생의 존경과 신망을 한 몸에 받던 유명 부동산 강사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둘러싼 여러 의혹과 미스터리를 심도 있게 파고들었다.

‘그것이 알고싶다’, 존경받던 일타강사의 비극적 죽음… 아내의 눈물과 엇갈린 진실
지난 8월 2일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 1454회에서는 ‘양주병과 혈흔 - 부동산 일타강사 살인 사건’ 편을 통해 사회적으로 큰 존경을 받던 한 유명 강사 사망 사건의 복잡한 내막을 깊이 있게 다루었다. 방송은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아내의 정당방위 주장과 차가운 물증 사이에서 벌어지는 팽팽한 진실 공방을 따라가며, 잉꼬부부로 알려졌던 두 사람의 관계 속에 감춰져 있던 어두운 비밀을 추적했다.

새벽의 비명, 스승의 안타까운 최후
사건은 지난 2월 15일 토요일 새벽 3시경, 한 여성의 다급한 112 신고 전화 한 통으로 시작되었다. 남편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숨을 쉬지 않는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구급대원이 신고를 받고 급히 도착한 현장의 거실에는 한 남성이 머리에 심각한 외상을 입고 쓰러져 주변을 온통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그의 주변에는 산산조각 난 대형 양주병과 날카로운 부엌칼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어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짐작하게 만들었다. 남성은 즉시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필사적인 사투 끝에 11시간 만에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18년차 잉꼬부부, 그날 밤의 진실 공방
경찰 조사 결과, 사건 현장에는 외부 침입의 흔적이 전혀 없었고, 당시 집 안에는 최 씨와 아내 윤 씨(가명) 단둘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아내 윤 씨는 자신이 남편을 해쳤다고 순순히 범행 사실을 인정했다. 평일에는 서울에서 강의하며 지내다 주말이면 아내가 있는 평택 집으로 돌아왔던 최 씨에게 그날 밤 닥친 비극이었다. 주변 지인들은 18년간 모두가 부러워하는 금실 좋은 부부로 알려졌던 두 사람에게 벌어진 일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지인은 "두 사람 사이가 정말 돈독했기 때문에, 주변의 그 누구도 이런 끔찍한 결말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아내 윤 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남편과 저녁 식사를 하며 함께 술을 마셨고, 그 과정에서 남편의 외도 문제로 심한 말다툼이 벌어졌다고 진술했다. 그녀의 주장에 따르면, 술에 취한 남편이 갑자기 폭언을 하며 부엌에서 칼을 들고 와 자신을 위협했고, 극심한 공포 속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거실 장식장에 있던 1.75L 크기의 대형 담금주 병을 들었다고 한다. 이후 격렬한 몸싸움 과정에서 양주병을 휘둘렀는데, 서 있던 남편이 병에 머리를 맞고 그대로 쓰러졌다는 것이다. 윤 씨는 남편을 살해할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오직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우발적인 행동이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목격자 없이 부부 단둘만 있던 밀폐된 공간에서 벌어진 사건이었기에, 아내 윤 씨의 정당방위 주장은 사건의 향방을 가를 가장 중요한 쟁점이 되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현장 사진을 면밀히 분석해 사건 현장을 3D로 재구성하고, 아내의 주장이 물리적으로 성립 가능한지 검증하는 타격 실험까지 진행했다. 자신보다 신장이 20cm나 더 큰 상대를 향해 무게가 3kg에 육박하는 양주병을 휘둘렀을 때, 과연 사망에 이를 정도의 치명적인 충격을 줄 수 있는지 다각도로 확인하는 실험이었다.

법정으로 이어진 공방, 살인 혐의로 뒤바뀐 진실
사건 이후 경찰은 최초 아내 함 씨에 대해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기각했다.
하지만 경찰의 보강수사는 사건의 흐름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현장의 혈흔 형태를 정밀하게 분석한 결과, 피가 튄 양상이 단순 몸싸움 중 발생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혈흔은 피해자가 이미 쓰러져 누워있는 상태에서 머리 부근에 집중적인 공격이 가해졌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서 있는 남편과 다투다 벌어진 일이라는 아내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정적 증거였다.
경찰은 이 새로운 증거를 바탕으로 함 씨의 혐의를 상해치사에서 살인으로 변경했고, 3월 22일 구속영장을 재신청했다. 이번에는 법원 역시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여 3월 24일 영장을 발부했다.
결국 수원지방검찰청 평택지청은 4월 18일, 아내 함 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5월 14일 수원지법 평택지원 형사1부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피해자의 누나는 "가해자는 조금도 반성하지 않고 모든 책임을 오히려 피해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울분을 토했고, 재판부에 엄벌을 내려달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한때 모두가 부러워했던 잉꼬부부의 비극은 이제 차가운 법정에서 그날 밤의 진실에 대한 최종 판결을 기다리게 되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 1455회는 오는 16일 방송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