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유 있는 건축-공간 여행자’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성수동의 매력을 건축에서 찾아냈다.
8월 5일 방송된 MBC 교양프로그램 ‘이유 있는 건축-공간 여행자’(‘이유 있는 건축’) 3회에서는 몇 년 사이 급격하게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성수동의 비밀을 찾아다니는 건축 여행이 그려졌다. 성수동이 어떻게 핫플이 됐는지, 시간이 공존하는 건물들에서 그 이유를 풀어내며 흥미를 끌었다.
먼저 성수동 대표 랜드마크의 파격적인 비주얼이 눈길을 끌었다. 콘크리트 골조만 남겨두고 지하만 브랜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이 매장은 원래 3층짜리 인쇄소를 리노베이션한 건물이었다. 브라이언은 “벽도 없고 건축을 하다가 만 느낌이다”라며 휘둥그레 눈을 떴다. 건축가 유현준은 이 실용성 없어 보이는 매장이 뜬 이유를 ‘다이아몬드 반지를 사는 것’에 비유하면서, 오히려 쓸모 없이 공간을 비워둔 여유가 과시와 플렉스가 됐다고 설명했다.
브라이언과 박지민은 팝업의 성지이기도 한 성수동의 연무장길을 따라 요즘 트렌드를 즐겼다. “시끄러운 곳이 싫다”라면서 ‘반(反) 성수파’를 자처한 브라이언은 그 말이 무색하게 ‘느좋’ 공간들을 정복해나갔다. 유현준은 MZ들이 팝업에 열광하는 이유에 대해 “그들이 나를 꾸미고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 SNS다. 매번 새롭게 바뀌는 팝업스토어에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데, 이때 사진을 찍는 행위가 내 가상 공간에 디지털 벽돌을 만드는 것과 같다”라며, “‘공간의 쇼츠’ 같은 거다”라고 표현했다.
1960년대 공장지대였던 성수동이 트렌드의 중심지가 된 이유를 다양한 관점으로 풀어낸 건축 토크는 흥미진진했다. 넓고 층고가 높아 다용도로 활용 가능한 공장 건물의 특징, 화물차가 드나들었던 도로망, 대학교가 모여 있는 지하철 2호선 개통, 강북과 강남의 중간이라는 입지 등이 관심을 모았다.
정미소, 수제화 공장, 기계 공장, 주차장 등 버려진 곳들이 공간 재생을 거쳐 카페로 재탄생했고, 브라이언은 “올드(Old)와 뉴(New)가 섞인 게 너무 좋다”라며 푹 빠져들었다. 오래된 붉은 벽돌의 공장 건물들은 성수동의 시그니처가 됐고, 성수동만의 멋과 감성을 만들어냈다. 핫플에 반응하는 ‘유행 절단남’ 전현무는 성수동 출동을 권유 받고, “내가 출동해야지. 땅값 좀 안정화시켜야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유현준은 성수동의 미래에 대해 “공장 건물을 리모델링한 뉴욕 소호와 간판들이 빠르게 바뀌는 뉴욕 타임스퀘어를 합쳐 놓은 곳”으로 비유하며, 스마트폰 다음의 혁신 기계가 나오기 전까지 이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메타버스에서 생활을 하고 팝업 광고를 보는 시대가 되면, 성수동은 한순간에 달라질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도시문헌학자 김시덕은 “성수동은 북쪽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예측해, 핫플레이스 성수동의 미래를 더 궁금하게 했다.
한편, 매주 화요일 밤 9시 방송되는 MBC ‘이유 있는 건축-공간 여행자’는 건축을 통해 역사, 문화, 경제, 예술, 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신개념 건축 토크쇼다. 스타 건축가 유현준과 전현무, 홍진경, 박선영이 출연한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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