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각지에 숨어 있는 금송아지(옛 물품)를 찾아내 얽힌 사연을 듣고 가치를 알아보는 KBS ‘우리집 금송아지’가 방송 100회를 맞았다.
100회를 지나오며 ‘우리집 금송아지’가 전국 각지에서 찾아낸 소중한 금송아지는 무려 500여 개.엄청난 제작비를 쏟아부어도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어려운 시대, ‘우리집 금송아지’는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요즘 프로그램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행보를 보여주며 방송가에 새 역사를 쓰고 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러한 시청률과 화제성을 등에 업고 2024년 7월 3일부터 KBS 서울 본사제작으로 변경되어 방송이 송출되고 있는 이례적인 방송 프로그램이라는 점이다. 지역방송이 전국방송으로 확대편성된 프로그램은 ‘우리집 금송아지’ 이전에는 없던 일. 이러한 ‘우리집 금송아지’의 이례적인 행보는 전국에 지역 총국을 가진 KBS에는 새 프로그램 발굴에 대한 새로운 창을, KBS의 각 지역 총국에는 더 넓은 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우리집 금송아지’에 등장하는 금송아지(옛 물건)는 사연만큼이나 다양하다. 낯선 마을로 시집가는 어린 딸에게 어머니가 직접 짜주신 옷감과 베갯잇, 혼례식 때 신부가 타고 갔던 가마, 요즘은 눈을 씻고 찾아봐야 볼 수 없는 요강 등이 나온다. 감정가보다는 금송아지 주인과 주변 사람들이 진정성 어린 사연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매회 새로운 드라마가 펼쳐진다. 덕분에 ‘우리집 금송아지’에 출연해서 지역 스타가 된 분들도 많다. 특히 1회 출연자 남원시 대강면 가덕마을 양기권 이장은 전북을 넘어 전국적 스타로 등극했다. 방송 중간중간 재미를 더하는 구성진 판소리 가락이 바로 양기권 이장의 목소리이기 때문이다. 양이장은 이번 남원 춘향제에서 본 무대를 장식하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더욱 중요한 점은 ‘우리집 금송아지’의 직접 찾아다니는 프로그램의 특성에 힘입어 ‘백범 김구 선생의 친필 사인이 든 명함’이나 ‘항일의병을 모집하기 위해 내려온 최익현 선생을 위한 동맹록’, ‘일제강점기 북한 지역의 땅문서’, ‘국보급 규장각 소장 도서 ‘국청일기‘와 같은 의미 있는 문화재들을 발굴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덕분에 가치를 모르고 있다가 엄청나게 가치 있는 유물인 것을 알게 된 경우, 관련 기관에서 연구하고자 하는 연락을 받기도 하고, 출연자가 소장 유물을 박물관에 기증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우리집 금송아지’는 가수 김정연과 개그맨 정범균과 도자기·서화·고서·민속품·근대사 감정위원이 전국의 시골 마을 돌아다니며 어르신들의 집에 숨겨진 금송아지(옛 물건들)를 찾아내 사연을 듣고 가치를 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김정연, 정범균 두 MC의 따뜻하고도 안정적인 진행과 이에 자연스럽게 마음을 터놓은 어르신들의 진솔한 대화는 어느 방송에서도 만나볼 수 없는 남다른 케미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우리집 금송아지’에 출연하신 분들은 방송 출연 이후 애청자가 되고, 홍보대사가 된다. 오랫동안 연락이 끊긴 친구를 찾으면 연락이 닿기도 하고,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한 팬심을 드러내면 스타에게 답장을 받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집 금송아지’가 100회를 넘어 장수 프로그램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제작진은 지난 3년 동안 전국을 돌며 지역 소멸과 지역의 고령화가 심각한 문제라는 사실을 몸소 실감하고 있다. “농어촌 지역을 찾아가면 젊은 사람을 딱 한 명 만나기도 어렵다”고 말한 제작진은 지역에 가면 소중한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는 분들이 가치를 모르고 있다는 점에 한번 놀라고, 어르신들이 고령으로 사망하면 소중한 우리 문화 유산도 함께 불쏘시개로 쓰이는 경우가 많아 두 번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집 금송아지’가 100회를 넘어선 만큼 더 많은 지역에서 더 많은 보물을 찾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때로는 ‘체험! 삶의 현장’이 되고, 때로는 ‘TV는 사랑을 싣고’가 되는 KBS ‘우리집 금송아지’! 시청자와 함께 호흡하며 진정한 수신료의 가치는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는 ‘우리집 금송아지’가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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