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기 전에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오빠일 것이라 생각했다."
지난해 9월 보그 타이완과의 인터뷰에서 쉬시위안(한국명 서희원)이 남편 구준엽을 향해 했던 말이다. 그리고 2025년 2월 2일, 4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그의 마지막 예언처럼, 그들의 사랑은 영원한 기억으로 남게 됐다.
1998년, 한류의 초창기 시절 클론의 멤버로 활동하던 구준엽과 당시 대만의 라이징스타였던 쉬시위안은 처음 만났다. 1년간의 짧은 만남 후 이별한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운명은 그들을 다시 불러모았다.
2021년, 쉬시위안의 이혼 소식을 접한 구준엽은 20년 전 그대로 남아있던 번호로 연락을 걸었다. "첫 통화 이후 대화를 하면서 서로 20년 전으로 돌아갔다"는 구준엽의 고백처럼, 묻어두었던 사랑은 다시 피어났다.
영원한 사랑의 증표
코로나19로 인해 직접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두 사람의 사랑은 식지 않았다. 영상통화로 프러포즈를 했고, 결혼반지 대신 서로의 약지에 실반지 모양의 문신을 새기며 영원한 사랑을 맹세했다.
구준엽은 쉬시위안을 향한 사랑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대만의 위도와 경도를 닻 그림과 함께 새기며 "희원이 있는 곳이 내 정착지"라는 의미를 담았고, 'Remember Together Forever'라는 문구로 영원한 사랑을 약속했다.

마지막 여정
쉬시위안은 대만의 대표 배우이자 방송인으로, '꽃보다 남자' 대만판의 여주인공 역할로 아시아 전역에서 사랑받았다. 한국에서는 '대만의 금잔디'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그는, 구준엽과의 재회로 더욱 빛나는 마지막 2년을 보냈다.
"어릴 때부터 내 인생은 거의 매일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전사처럼 매일을 살았다"던 그는 "오빠를 만난 이후 모든 게 달라졌다"며 행복을 전했다. 48년이라는 짧은 생애였지만, 그녀가 남긴 사랑의 이야기는 오랫동안 많은 이들의 가슴속에 깊이 남을 것이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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