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날 대표적인 풍속 세배(歲拜)
설은 한 해의 시작인 음력 1월 1일을 일컫는 말로 설날이라는 말과 같은 우리나라의 명절이다. 설은 시간적으로는 한 해가 시작되는 새해 새 달의 첫 날인데, 한 해의 최초 명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고, 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설에 지켜야 할 예절이 많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차례상 차림이다. 차례상에는 조상을 배려하는 후손들의 정성이 가장 많이 깃든다. 차례상은 제사상과 달리 기제사를 받드는 모든 조상에 대해 준비한다.
차례상은 이렇게 차려야 한다는 고정된 기준은 없지만, 차례상(茶禮床)은 설과 추석 등 명절에 지내는 제사를 이르는 말로, 각 지방이나 가정의 전통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몇 가지 공통된 원칙을 가지고 있다.
차례는 원래 차(茶)를 올린다고 해서 붙은 명칭으로, 차를 즐겨 마시는 중국에서 유래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차를 올리지 않았기 때문에 제사 중에서 간략한 제사를 ‘차(茶)를 올리는 예’라는 뜻에서 ‘차례(茶禮)’라 부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나라 차례 때는 주과포(술·과일·포)와 시절 음식을 차려 술을 한 번만 올리는 간소한 약식 제사를 지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는 차례상 표준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차례상은 각 지방이나 가정의 전통에 따라 다르게 차릴 수 있는데, 이처럼 각자의 방식에 따라 차례상 위에 음식을 차리는 것을 ‘진설(陳設)’이라고 한다. 진설은 명절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설날에는 떡국을 올린다. 차례는 약식이므로 한 번만 술을 올리고(단 첨잔을 할 수 있음) 축문을 읽지 않는다.
설 차례상은 우선 병풍을 치고 상을 펴놓은 뒤 지방이나 사진으로 신위를 모신다.아버지의 지방에는 ‘현고학생부군신위’,어머니의 지방에는 ‘현비유인모씨신위’라고 쓴다.
차례상 차림의 기본 원칙은 병풍이 쳐진 '신위(神位, 지방)'가 있는 곳을 북쪽으로 하는데, 이는 북쪽이 음양오행설의 오행 가운데 수(水)를 뜻하고 가장 높은 위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주(祭主)가 차례상을 바라보았을 때 신위의 오른쪽이 동(東)이 되고, 왼쪽이 서(西)가 된다.
차례상은 각 지방이나 가정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신위가 있는 쪽을 1열로 시작해 5열로 차리는 경우가 많다. 이때 밥·국·숭늉 등은 신위 수대로 준비하는데, 명절 차례의 경우 떡국이나 송편이 이를 대신하기도 한다. 밥은 그릇에 담아 밥뚜껑을 덮으며, 국은 쇠고기뭇국을 흔히 쓰고 덮개를 덮는다. 상은 신위가 있는 쪽을 1열로 보면 ▷1열은 밥, 국(떡국) ▷2열은 구이, 전 ▷3열은 탕 ▷4열은 나물, 김치, 포 ▷5열에는 과일과 과자 등이 올라간다.
한편, 차례상 진설의 한문어구로는 ▷좌포우혜(左脯右醯, 좌측에는 포, 우측에는 식혜를 놓는다) ▷어동육서(魚東肉西, 생선은 동쪽에 육류는 서쪽으로 가게 한다) ▷동두서미(東頭西尾, 생선의 머리가 동쪽으로 꼬리가 서쪽으로 향하게 놓는다) ▷좌반우갱(左飯右羹, 좌측에 메(밥), 우측에는 갱(국)을 올린다) ▷조율이시(棗栗梨枾, 좌측부터 대추, 밤, 배, 곶감의 순으로 올린다) ▷홍동백서(紅東白西, 동쪽에는 붉은 과일, 서쪽에는 흰 과일을 올린다) 등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차례상 규칙은 유교 경전이나 예법 어디에도 언급돼 있지 않은 현대에 들어와 만들어진 것으로, 정작 조선시대의 차례상은 매우 간소하게 차리거나 생략했다고 알려져 있다.
기본적인 명절 차례상 차림은 이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의례 전문가들은 송편, 나물, 구이, 김치, 과일 등으로 이뤄진 간소화된 차례상 차림을 제안하고 있다.
성균관 의례정립위는 “음식을 더 올리면 육류나 생선, 떡을 올릴 수 있지만 이 역시 가족 간 합의 아래 결정하는 것”이라며 “조상을 기리는 마음은 음식의 가짓수에 있지 않다”고 밝혔다. (도움말=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

김진아 기자
bnt뉴스 라이프팀 기사제보
life@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