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끝자락이 눈치 없이 다가오고 있다. 느긋이 계절을 만끽하겠다는 바람과 달리 아랑곳없이 지나가기 바쁜 맛보기 날씨에 새 단장한 옷장이 무색해진다. 그저 추위가 기승을 부리기 전 준비한 가을옷을 나날이 바짝 챙겨 입는 수밖에.
가을 하면 트렌치코트, 야상 점퍼, 코듀로이 슈트 등 다양한 시즌 아이템이 있지만, 바시티 재킷 역시 이맘때 입어야 하는 대표적인 아우터라 할 수 있다. 소위 ‘과잠(학과 잠바)’으로 유명한 바시티 재킷은 캐주얼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무드를 동시에 연출할 수 있어 하나쯤 소유해두면 좋다.
바시티 재킷은 오버핏으로 입을수록 매력이 극대화된다. 오마이걸의 미미는 두툼한 스웨터와 브라운 테니스 스커트에 배색 아우터를 걸쳐 따뜻하게 코디했으며, 메리제인 슈즈와 동일한 톤의 니트 삭스를 루즈하게 착용하는 남다른 센스를 선보였다.
코듀로이와 만난 바시티 재킷은 가을 그 자체다. 김나영은 프린팅 티셔츠와 로 라이즈 스커트로 힙한 무드를 자아냈으며, 블루 아우터를 착용해 경쾌한 스트리트 룩을 완성했다. 여기에 화이트 볼드 테가 돋보이는 아이웨어를 걸쳐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뮤트 계열의 브라운은 가을을 상징하는 대표 컬러로 꼽힌다. 레드벨벳의 웬디는 갈색 아우터와 중청 데님으로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으며, 은은하게 반짝이는 청키한 워커가 잘 보이도록 팬츠를 크게 롤업하여 꾸안꾸 느낌을 배가시켰다.
바시티 재킷은 스포티한 에슬레저로도 제격이다. 스타일링에 구애받고 싶지 않다면 상하의 세트로 맞춰 입어도 좋다. 소녀시대의 효연은 원 컬러로 디자인된 네이비 셋업을 제안했으며, 포인트로 블루 농구화를 착용해 전체적인 룩의 밸런스를 유지했다.
스타디움 재킷 역시 심플한 게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있지의 예지는 대문자 알파벳 ‘H’ 장식의 오리지널 아우터를 선택해 훈훈한 비주얼을 어필했으며, 퍼플 베이스의 미니 스커트와 베이식한 스니커즈 조합을 통해 자유로운 아이비리그 패션을 꾀했다.
바시티 재킷의 레더 소매 또한 은근한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는 디테일 중 하나다. 강승현은 시선을 강탈하는 로고 자수 패치와 두 가지 레트로 컬러가 가미된 아우터에 부츠컷 진을 착용해 룩의 통일감을 지속하면서 늘씬한 실루엣도 함께 강조했다.
이진주 기자 lzz422@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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