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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인터뷰] ‘너이농장’ 장정근, 농사 너는 내 운명

황종일 기자
2022-07-11 16: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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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이농장' 장정근(36. 전남 해남)

농사, '너는 내 운명'

농정원 선정 우수 청창농, '너이농장' 장정근(36. 전남 해남)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하 농정원)에서는 우수 청년창업농을 선정했다. 농정원은 청년농업인 등 창업농들의 안정적인 영농정착을 장려하기 위해 창농과 귀농 우수사례 및 아이디어를 공모했다. 귀농귀촌 교육 분야를 비롯해 농산물 생산과의 내용 연계성, 현장 적용 가능성, 참가 농업인의 영농의지와 성장 잠재력 등을 심사해 우수 청년 창업농을 선정했다.

농정원 관계자는 " 우수 청년창업농은 청년창업농 영농정착 우수사례 발굴을 통해 청년 창업농 대국민 인식 확산과 청년들에게 농업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자는 것이 취지"라며 "이번 우수 청년창업농들의 소중한 영농경험과 아이디어들이 예비 창년 창업농들의 영농현장에 길잡이가 될 수 있도록 교육과 지원에 힘쓰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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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닥부터 체득한 농촌

전남 해남에서 뜻이 맞는 청년농부 4명과 함께 '너이농장'이라는 농업법인을 운영중인 장정근 씨. 그는 대학 졸업 즈음 진로에 대한 고민 중 영농창업을 계획했다. 졸업 후 곧장 농사에 뛰어들기 보다 농업관련 판매와 유통을 먼저 익히기로했다. 한약제약회사에 입사하여 농산물 구매, 유통, 판매과정에 대한 실무를 익혔다. 또 농산물 유통 흐름에 대해 자세히 배우기 위해 아이쿱생협(자연드림)으로 이직, 과채류 구매업무 등을 담당했다. 그리고 영농창업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는 동료들 3명과 함께 너이라는 모임을 만들었고 5년이 지난 지금은 너이농장이 됐다.

처음 영농을 배운 곳은 회사 재직 시 인연이 된 해남의 농업법인 대표의 농장이었다.

"그분 사무실에 기거하며 매일같이 해뜨는 5~6시면 밭으로 가 일을 거들었습니다. 밥만 주고 재워주면 어떤 일도 감사하게 배워가며 농사일을 배웠습니다. 이렇게 3~4달이 지나자 마을 분들도 마음을 여시고 땅도 임대해주시고 기계도 빌려주셔서 조금씩 저희만의 농사도 만들어 갈수 있었습니다. 사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다들 한두 달 하다 짐을 싸 다시 도시로 도망갈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렇게 하나씩 배워가며 농사를 익히는데 농사일은 실수투성이에 모르는 것도 많아 우여곡절도 많았다. 비닐피복은 어떻게 하는지 트랙터 경운(로터리)는 어떻게 하는지 하다못해 그렇게 자신 있던 운전도 농로와 밭에서 하는 것은 달랐다.

"밭에 차를 빠뜨리는 건 예사에 트랙터도 넘어트리고 트랙터에 퇴비를 실어가다 엎어버리기도 하며 정말 아직도 생각하면 등줄기에 땀이 흐를 정도였습니다."

이런 시행착오를 거치며 일을 익혀가다 보니 트랙터경운, 모 이양작업, 양파기계이식, 배추 수확 및 상차작업 같은 농작업 일도 맡아 일을 할 수 있었다. 또 농사도 넓혀갈 수 있었다. 아직도 처음 임대한 땅에 작물을 심을 때의 설렘과 첫 수확의 가슴 벅참과 보람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고.


■ ‘너이농장’ 농업법인을 만들다

영농 전 영농창업을 목표로 한 모임인 너이는 이제 너이농장이 되었다.

2016년 정정근 씨를 포함한 2명이 먼저 자리를 잡기 위해 농사를 배우며 농사를 시작했다. 2018년 회사에 재직 중이었던 한 명이 합류를 해 현재는 3명이 함께 청년창업농이 되어 지금의 너이농장을 마련했다. 마지막 한명은 2021년 초 합류를 할 예정이다.

"흔히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듯이 함께 협업하여 노력하면 지치지 않고 멀리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모임을 만들며 단순한 영농에 그치지 않고 회사와 같이 운영방침을 가지고 전문적인 분야로 나눠 영농의 전반적인 분야를 함께 키워가기로 했던 목표의 1단계는 이제 곧 도달할 것입니다."

이제 이들이 계획한 2단계는 4명만의 너이농장이 아닌 지역과 연계하여 함께 생산, 출하, 상품계발 등을 해 나아가는 것이다. 올해 말 지역 농민, 유통단체와 함께 영농조합 설립준비중이며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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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민들 정서 이해해야 갈등 줄어

"정착할 마을로 이주하면 원주민하고 크고 작은 갈등이 발생합니다. 어느 농촌이나 현지인은 새로 이주한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아 작은 갈등들이 있습니다. 이때 해결책은 현지인들하고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면 됩니다. 무엇인가를 해내면서 인정을 받고 헤쳐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장정근 씨는 마을을 만들어온 공로와 기득권을 인정하며 지역 주민의 정서를 이해해 나갔다.

"작은 갈등을 예로 들면 처음으로 농사를 지을 때였습니다. 임차한 밭에서 물을 사용하는데 마을 사람이 와서 관정을 꺼버리더라고요. 마을 기금으로 관정을 팠기 때문에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물이 달리는 시기도 아니고 전기세를 내지 않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럴까 생각했지요. 처음에 마을에 왔을 때 음료수라도 챙겨서 인사를 해야 했는데 쑥스러워서 못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당연히 인사를 해야 하는 일이었지요. 그렇게 하라고 갈등 교육도 받았는데 잘 안되더라고요. 지금은 어디 갈 때마다 농산물이 조금 남으면 마을회관에 주기도 하고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공동체 일원으로 인정받고 살아가는 것이구나 싶습니다."


■ 안전한 친환경농산물 생산

장정근 씨는 영농창업 전 농업관련 업무를 하며 전반적 흐름을 익혔다면 지난 5년간은 영농의 가장 기본인 농사에만 집중했다.

"많은 분들이 유통 판매, 더 나아가 가공, 체험 등과 같은 6차 산업까지 젊은 너희들이 해보라라고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하지만 6차 산업의 가장 기본인 1차 생산이 약하면 그 이후의 단계는 어렵다 생각하였고 가장 약한 부분이 생산이었기에 기본기부터 갖추자는 마음이었습니다. 물론 재직했던 아이쿱생협에 출하가 가능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또 '너이농장' 식구들은 친환경농업을 추구한다. 방제 방법으로는 유통기간이 지난 막걸리와 식초를 혼합해서 해충에 살포하기도 한다. 이렇게 하면 산도를 맞출 수 있다. 탄저병 균이 살 수 없는 산도를 맞추는 것이다.

“친환경 방제는 역할, 시기, 목적 등을 정확히 알고 해야 합니다. 친환경 농업을 하면서 생협들과 같은 친환경농산물 취급 업체 학교 급식 업체만 농산물을 출하를 하였는데 올해 처음 온라인 스토어 판매를 시작하였습니다. 소비자와 직거래를 해보니 농사지은 농산물을 받고 기대에 만족하시고 감사해주시는 것을 보니 단순히 농산물을 사고 파는 것 이상의 가치가 느껴졌습니다. 또 최근 코로나19등으로 주변 많은 농가에서 농산물 판매에 어려움을 느끼는 데 이러한 문제도 함께 해결해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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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를 생각하는 농심

그는 최근 스마트 스토어 직거래를 처음 시작했다. 코로나로 인해 학교급식이 50% 정도 줄었기 때문이다. 앞서 학교급식으로 일괄 출하를 했다. 하지만 소규모로 판매를 하면 신경을 써야 할 일이 많지만 좋은 점은 고객들과 소통의 장이 마련되고 우리 친환경 농산물을 고객들이 알아주면 보람을 느낀다. 여기에서 농부로서 느끼는 보람과 힘을 얻는다.

"친환경 농업을 하면서 생협과 같은 친환경농산물 취급 업체, 학교 급식 업체만 농산물을 출하를 하였는데 올해 처음 온라인 스토어 판매를 시작하였습니다. 소비자와 직거래를 해보니 농사지은 농산물을 받고 기대에 만족하시고 감사해 주시는 것을 보니 단순히 농산물을 사고파는 것 이상의 가치가 느껴졌습니다. 최근 코로나19 등으로 주변 많은 농가에서 농산물 판매에 어려움을 느끼는 데 이러한 문제도 함께 해결해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농창업 전 농업 관련 업무를 하며 전반적 흐름을 익혔다면 지난 5년간은 영농의 가장 기본인 농사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이제는 한 단계 도약해야 할 시기다.

"단순한 1차 생산에서 벗어나 다양한 농산물, 부산물을 이용한 상품개발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더 나아가 체험, 휴식(힐링센터), 교육(농업교육)과 같은 3차 산업에 이르기 위해서는 저희 너이농장 뿐만 아니라 지역 분들과 연계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주변 농민들 유통단체들과 영농회사 법인을 준비하고 있으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그와 같이 처음 영농창업을 준비하고 시작하는 초보 농업인들에게 멘토와 같은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페이스메이커가 되어 주고 싶다는 바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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