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험 프로그램도 지역특성에 맞게"
농정원 선정 우수 청창농, '꼬꼬팡 농장' 강철민(39. 경북 경산)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하 농정원)에서는 우수 청년창업농을 선정했다. 농정원은 청년농업인 등 창업농들의 안정적인 영농정착을 장려하기 위해 창농과 귀농 우수사례 및 아이디어를 공모했다. 귀농귀촌 교육 분야를 비롯해 농산물 생산과의 내용 연계성, 현장 적용 가능성, 참가 농업인의 영농의지와 성장 잠재력 등을 심사해 우수 청년 창업농을 선정했다.

■ 농업, 특성화하면 가능성 있겠구나
경상도 지방에서는 예전부터 별다른 반찬이 없어 콩잎을 소금물에 삭혀 양념한 콩잎김치를 먹었다. 요즘에는 별미로 없어서 못 먹을 정도로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때문에 콩 재배는 물론이고 콩잎을 활용한 가공품도 괜찮은 수입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소금물에 삭히기만 한 콩잎 한 묶음이 오천 원이다. 조금만 품을 들여 가공하면 콩잎 한 장을 따는 것이 오십 원짜리 동전 하나를 줍는 것과 같아진다. 이렇게 추억을 소환할 수 있는 콩잎 반찬을 비롯해 아이디어 넘치는 가공품과 체험 프로그램으로 성공한 청년농부가 있다. 그 주인공 강철민 씨를 만났다.
강철민 씨는 경북에 있는 학교에서 인문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카페를 3년 정도 운영했다. 하지만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사업체를 도와주면서 농업에 관심을 가졌고 준비했다.
"농업을 직접 전공하거나 배우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농사짓던 부모님을 도와 어려서부터 농사일을 하며 학교를 다녔죠. 농촌 생활을 접하면서 대학교에서는 농활도 많이 다녔지요. 경산은 과일이 특성화된 곳입니다. 한번은 농활을 갔을 때 과일을 재배하는 농장의 수입이 나쁘지 않다는 것을 알았어요. 이때부터 어렴풋이 농업으로 특성화하면 가능성이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농활 당시 농민들하고 이야기를 많이 하고 상담도 했어요. 지금은 농활활동을 했던 경산시 농민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습니다."
농촌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실제 농사에 대해서는 몰랐던 강철민 씨는 학교 졸업 후, 사회생활을 하면서 비로소 농업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농업에 뛰어 들기로 결심한 그는 경북대학교 농산업 지원단에서 진행하는 청년창업농 6개월 과정 교육을 2년에 걸쳐서 2번 받았다. 경산농업기술센터에서 GPA라고 안전교육을 받았고 농약방제 관련 pls교육, 농기계교육, 작목별 농한기 교육이 바로 그것이다.

■ 시험재배 300평 시도, 단숨에 성공
콩 재배를 결심한 강철민 씨는 먼저 땅부터 임대했다.
"첫 해 시험재배를 300평 정도 했는데 농사가 잘 됐어요. 점차 늘려나가 3,000평 정도 늘렸습니다. 재배 규모가 커졌지만 콩만 재배해서는 생활하기 힘들었습니다. "농사 첫 3년간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습니다."
2020년에 후계농자금 2억 9,000만 원을 받아 전부 토지를 구매하는데 사용했다. 또 그는 콩 가공으로도 눈을 돌리고 두부 만들기와 이를 활용한 체험농장까지 사업을 다각화하기로 했다.
"가공에 앞서 먼저 경산지역에 두부공장이 얼마나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시장조사 결과 경산지역에는 대표적인 두부가공업체가 없더라고요. 오히려 대구에서 두부가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경산에 두부가공 공장을 하면 경쟁력이 있겠다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직접 농사를 지은 콩으로 두부를 생산해 지역의 로컬푸드와 하나로마트에 납품하면 판로걱정도 덜겠구나 싶었지요"
■ 콩비지 이용해 방사닭 사육, 또 다른 체험활동
또 강철민 씨는 콩 가공 공장에서 나오는 두부 비지를 버리지 않고 방사닭을 사육한다.
"두부를 만들고 나면 부산물인 콩비지가 나옵니다. 콩비지를 활용해 뭔가 해볼까 고민하던 중 닭 사육이 떠올랐습니다. 콩비지 사료를 먹으며 자유롭게 방사된 닭은 스트레스 없이 건강하게 자라죠. 특히 농장에 온 아이들이 직접 먹이를 주는 체험도 겸할 수 있기 때문에 일석이조입니다."
그는 콩비지 사료주기 닭 체험 프로그램 반응이 좋자, 병아리 관찰 키트를 만들었다.
"어린이집에서 교육욕으로 반응이 좋고 이외에도 일반 가정에서도 반응이 뜨겁습니다. 또 병아리 키트 관찰 후 닭 사육이 어려워 지면 저희 농장에 수거해 드리는 서비스도 실행중입니다. 보통 병아리 관찰 후 닭으로 성장하면 애물단지가 되기 일쑤거든요."
■ 체험농장, 소비자 눈높이에서 설계
또 가공에 이어 가공공장에 체험학습을 결합시키기로 했다. 공장이 있는 곳은 대구하고도 가깝고 경산 시내하고도 가까운 곳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아 가족끼리 와서 체험할 수 있는 주말농장으로는 최적이었다.
"가족텃밭을 운영하기에 앞서 경산에는 마더센터라는 단체를 찾아가 자문을 구했습니다. 마더센터는 경산 지역 어머니들이 모여서 생활교육 등 여러 가지 교육에 대해 토론하고 친목을 다지는 단체입니다. 직접 찾아가서 저희 체험 프로그램도 설명하고 조언을 요청했더니 좋은 아이템이라고 응원해 주어서 용기를 더 얻었습니다."
그는 2019년 4월 가족단위 이용객들을 위한 텃밭을 개설, 현재 50가구 정도 활동을 하고 있다. 이어 주말농장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다양한 농장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아이들을 위한 소규모 동물농장, 모래 놀이장, 농기계 창고, 주방시설 등 회원들이 왔을 때 불편함이 없도록 시설을 만들었다. 주말이면 가족단위로 와서 물도 주고 풀도 뽑으면서 도시에서 찌든 몸과 마음을 힐링하고 있다.
강철민 씨는 텃밭 회원들을 모아 2달에 한 번 또 다른 체험행사도 운영중이다. 김장 담그기, 삼겹살 파티, 여름에는 백숙파티, 잼 만들기, 두부 만들기 등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바로 그것이다.
"주말농장이나 텃밭체험 프로그램을 기본으로 다양한 프로그램 제공하려고 합니다. 다른 지역 농장 프로그램도 벤치마킹한 결과 복숭아잼 만들기 프로그램도 마련해서 뜨거운 호응을 받기도 했습니다. 지역특성에 맞는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 더 고민하고 개선하려고 합니다."

■ 고령화로 인한 지방소멸, 청창농이 나서야
이외에 강철민 씨는 농민회에서 사무국장직을 맡아 활동중이있다. 가장 큰 성과를 꼽아달라고 하자, 그는 경북도 농민수당 시행을 위한 서명운동을 직접 진두지휘했다.
"농촌에 와서 얻은 것이 많기 때문에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농민회 활동을 하면서 기회가 온것이죠. 2018년 서명캠페인을 시작해 2년만에 성과를 낼 수 있어 뿌듯합니다."
농민회는 전국 조직으로 생긴 지 약 30년 정도 됐다. 농민들의 이해와 요구를 실행하는 단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농민회 활동을 계기로 청년농업인 연합회에서도 정책국장을 맡고 있다. 그는 이곳에서는 청년농업인들에게 좋은 정책을 제안도 하고 청년농들에게 홍보도 한다.
"지역 농민들과 도시민들을 이어주는 마중물 역할을 청창농이 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방 소멸의 문제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죠. 농촌이 소멸되고 다시 그것을 살리는 데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듭니다. 청창농의 확대와 지원은 한국 사회 전체를 살리는 길이라고 봅니다. 제가 청년농업인 연합회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이유입니다."
강철민 씨는 청창농 활동을 하며 가장 도움이 됐던 것은 매달 지원되는 지원금이라고 강조했다.
"영농정착지원금은 최소한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청년농이 하려고 했던 계획을 밀고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또 자기 토지가 없으면 불안하고 계획을 세우기 힘들어요. 이는 3억 한도에서 정책자금을 융자받아 자기 토지를 구입할 수 있죠. 이 것은 농촌에 정착하려는 사람에게는 엄청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청년창업농으로서 자부심이 높은 그는 앞으로 콩잎김치 제조 영역을 확대하는가 하면 '용성 콩잎김치', '용성 콩꽃 두부'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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