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인터뷰] 딘(DEAN), 차원이 다르니까요

2015-11-23 07:5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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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t뉴스 김예나 기자] 이 남자, 심상치가 않다.

2015년 7월 뮤지션 에릭 벨린저(Eric Bellinger)와 협업한 첫 싱글 ‘아임 낫 쏘리(I’m Not Sorry)’로 미국서 먼저 데뷔를 알린 가수 딘(DEAN) 이후 앤더슨 팩(Anderson Paak)이 참여한 두 번째 싱글 ‘풋 마이 핸즈 온 유(Put My Hands On You)’를 통해 또 한 번 음악적 실력을 입증해보였다.

그리고 이달 초 국내 정식 데뷔 싱글 ‘풀어(Pour Up)’를 발표하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딘이 최근 bnt뉴스와 만나 새 앨범 이야기부터 그의 음악적 소신과 철학, 향후 계획 등과 관련해 인터뷰를 가졌다.

그간 그룹 엑소, 빅스 등 앨범 프로듀서로 활약 해오던 딘은 국내 정식 데뷔 앨범 발매 소감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는 것 같아서 기분이 정말 좋다. 대체적으로 재밌고 신선하게 봐주시는 것 같다. 감사한 마음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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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실력, 인정받고 싶었다”

딘은 이미 몇 장의 싱글 앨범만으로도 ‘괴물 신인 뮤지션’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음악적 역량을 드러내왔다. 그는 “제 실력을 인정받고 싶었다. 제 색깔을 분명히 만들어야 앞으로 저만의 행보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아무래도 미국 음악 시장에서 먼저 시작을 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제 행보에 대해 신선하게 바라봐 주시는 것 같아요. 기존 국내 뮤지션들과는 차별화된 행보를 계속 이어가려면 분명하게 다른 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멜로디, 사운드, 무대부터 사소한 아트워크 하나까지 완벽하게 다른 행보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쉬운 예로 브루노 마스를 떠올리면 딱 드는 느낌이나 색깔, 애티튜드가 있잖아요. 그와 같이 저만이 갖고 있는 색깔적인 부분을 어필하고 싶어요. 여러 가지 요소 중에서 저만의 어떤 부분을 어필하면 좋을지 늘 연구하고 있습니다.”

음악적 색깔에 대한 고민과 연구에 따른 결론은 “사운드적인 부분”에 있었다. 그는 “미국은 워낙 인종도 다양하고 땅도 넓고 천재도 많기 때문에 자기만의 색깔을 갖고 퍼뜨려 가는 게 중요하다. 때문에 저는 사운드적인 부분을 제 색깔로 강화시키는 데에 노력했다”고 밝혔다.

“사실 제가 한국에서는 유니크한 느낌일 수도 있지만 미국에서는 아닐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작업에 있어서 사운드적인 부분을 신경 많이 썼어요. 예를 들어 음악에 있어서 제가 이제껏 시도하지 않았던 것들을 시도하고 싶었어요. 제가 기존 영감 받았던 어느 곡에서도 찾기 어려운 느낌, 아예 새로운 것들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아요.”

스스로에게 도전에 가까웠던 미국 싱글 앨범은 국내서 큰 화제를 불러 모으며 그에 대한 기대감과 궁금증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그의 첫 국내 데뷔 싱글 ‘풀어’는 국내 음악 팬들의 기대치 이상의 만족을 안기며 “역시”라는 찬사를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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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어’, 제 음악적 뿌리 보여주길 원해”

이번 앨범에는 그룹 블락비 멤버 지코가 참여한 동명의 타이틀곡을 비롯해 래퍼 도끼가 피처링으로 이름을 올린 수록곡 ‘아이 러브 잇(I Love It)’이 담겨 있다. 미니멀한 사운드의 알앤비 트랙 ‘풀어’는 물론 수록곡 ‘아이 러브 잇’까지 딘은 프로덕션 전반적인 작업에 함께 참여하며 수준 높은 곡의 완성도를 보여줬다.

“국내에서는 대중성을 염두에 두기보다 제 뿌리가 어디에 있는가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제가 작곡가 생활 하면서 정말 많은 음악을 듣고 좋아했거든요. 그 중에서도 특별히 흑인 음악에 기초되는 음악들을 선보이고 싶었어요.”

신곡 ‘풀어’는 작곡가 활동 당시부터 친구로 지내던 지코가 참여해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다. 그는 지코에 대해 “음악적 영감도 주고, 제게 힘이 돼주는 친구다. 제 첫 단추를 지코와 같이 의미 있는 친구가 함께 낄 수 있어서 좋았다. 제 국내 데뷔를 앞두고 저보다 더 들떠 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풀어’는 끈적거리고 섹시한 분위기의 곡에 위트 있는 가사가 특징이다. 딘은 “섹시한 무드를 굉장히 많이 연출하고 싶었던 곡이다. 단순히 의미 없는 섹시함이 아니다. 그보다 노래 안에서의 전개에서 이유가 분명하길 원했다. 영화라고 하면 거창할 수도 있지만, 단 몇 분의 곡에서 스토리를 담아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어떤 사진 한 장을 두고 봤을 때 그 안에 어떤 이야기나 상황일지를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면 재밌잖아요. 요즘 음악도 그와 같은 방식으로 많이 듣게 되는 것 같아요. 한 장면을 음악으로 풀어내거나 묘사하면 그 재미가 더해지더라고요.”

“평소 재밌는 친구들과 함께 있으면 더 재밌게 느껴지잖아요. 음악은 만드는 사람의 혼이 담긴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제 재미가 곡에 담겨있기를 바라요. 그리고 그 재미를 리스너 분들도 느꼈으면 좋겠어요. 아마 많은 분들이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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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듀서-플레이어-리스너, 딜레마 존재해”

한 마디 한 마디에서 음악에 대한 딘의 각별한 애정이 묻어났다. 곡을 만드는 프로듀서로서, 표현해내는 플레이어로서, 그리고 그 역시도 또 다른 누군가의 음악을 듣는 리스너로서 음악에 마주하는 모습은 다를 수밖에 없을 터.

그는 “분명히 딜레마는 존재한다. 프로듀서로서는 좋은 곡을 만들고 싶고, 플레이어로서 무대에서 완벽하게 표현하고 싶다. 각각의 모습들에서 노련하게 잘 하고 싶은 마음들이 커지면서 양쪽 다 신경 쓰다 보니 어느 정도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는 것 같다. 완급조절이 가능해지고 제 진정성을 담아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딘은 “가끔씩 직업병처럼 너무 음악을 분석하면서 진지하게 듣게 되기도 하는데, 요즘은 최대한 음악을 즐기려고 한다. 템포나 코드에 신경 쓰지 않고 그대로 흘러가듯 듣고 싶다. 어떻게 하면 맛있게 음악을 들을 수 있을까를 중요하게 생각 한다”고 덧붙여 고백했다.

“맛있게 음악을 듣는다”는 딘의 표현이 흥미로웠다. 평소 맛집을 찾아다닐 정도로 요리에 관심이 많다는 그는 “완벽하지 않아도 심심한 맛 자체가 갖는 매력을 표현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어느 정도의 완성도는 추구하지만 꼭 완벽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에요. 어떤 부분에 있어서 부족함은 인정할 줄도 알아야할 것 같아요. 꼭 완벽하게 맛있지 않더라도 약간 심심한 맛 자체의 매력이 있잖아요. 그 나름의 맛을 주고 싶은 거예요. 설렁탕에 맛있는 소스가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이상하잖아요.(웃음)”

“가장 저다운 곡을 추구해요. 너무 과하면 오버하게 되잖아요. 부족하더라도 지금의 저를 담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려고 해요. 너무 완벽함을 쫓다보면 끝없이 늦춰지기도 하니까요.”

마지막으로 딘은 “지금 저는 태풍의 눈 안에 있는 기분이다. 솔직히 주위 반응이나 흐름이 어떤지 잘 모르겠다. 저는 변하지 않았는데 주변에서는 급변하는 것 같다. 이따금씩 깜짝깜짝 놀란다”고 털어놨다.

“7월부터 계속 싱글 곡들을 냈기 때문에 이제 조금 음악을 모은 앨범 형태로 발표할 계획입니다. 아직 구체적으로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국내와 미국에서 계속 오가면서 활발하게 활동하겠습니다.”

“요즘은 워낙 많은 음원들이 나오니까 한 번 듣고 슥 지나가버리는 경우도 있잖아요. 그보다는 노래 속 작은 숨소리 하나까지 세세하게 들어본다면 감동이 더 짙어질 거라 생각해요. 나름 미식가라는 생각으로 제 음악을 맛 봐 주신다면 훨씬 더 좋을 거라 자신합니다.” (사진제공: 유니버셜뮤직, 사진출처: 딘 앨범 재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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