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선 기자 / 사진 김강유 기자] 국민 여동생 아이유를 좋아하고 자동차에 관심이 많으며 이제 갓 대학교에서 경영을 공부하고 있는 22세 한 청년이 있다. 언뜻 보면 지극히 평범한 이 청년, 알고보니 연매출 40억대 CEO이라고 한다.
보통 20대 친구들과 조금은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그의 이름은 김슬범이다. 학생 혹은 청년보다 CEO, 사장님, 대표님 등의 타이틀로 더 많이 불리고 있는 그는 또래 친구들은 군대를 갔거나 취업 걱정을 하고 있는 동안에 어떻게 하면 40여명의 직원 운영을 잘 할 수 있을까, 매출을 올리고 안전적으로 사업을 번창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진짜 사업가다.
어리다고 얕보지 말기를! 지금부터 그 어떤 자기계발서나 성공 및 처체술 관련 도서보다 재밌는 만 22살 김슬범 대표의 성공 히스토리와 사업 철학이 녹아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오뚝이 정신’ 3번 망하고 지금이 4번째

김슬범 대표는 현재 얼짱을 모델로 내세우며 10대~20대가 좋아하는 캐주얼 브랜드, 스트릿 브랜드를 종합해서 판매하고 있는 멀티샵 ‘빅파이’ 대표다. 현재 오픈한지 2년만에 연매출 40억을 돌파했으며 6개월 전부터 한 달에 하나 꼴로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해 온라인샵과 현재 6개의 매장을 동시에 운영 중이다.
그는 “2012년에 100억을 목표로 열심히 뛸 생각입니다. 온라인과 동시에 오프라인 역시 지금 속도로 1달에 1개씩 총 올 한해 12개의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입니다”라며 저돌적이고 열정에 가득 찬 목소리로 답했다.
“18살에 용돈을 벌려고 부모님께 30만원을 빌려 처음 쇼핑몰을 창업했죠. 그 당시 500만원에 가까운 큰 돈을 처음 만지며 단번에 성공했다 싶었습니다”라며 “하지만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못해 얼마 못가 문을 닫았고 연이어 두 번째 쇼핑몰을 열었습니다. 그때도 마찬가지도 금방 문을 닫고 실패를 경험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살이 되던 해에 김슬범 대표는 쇼핑몰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캐주얼 브랜드 펠틱스의 원년 멤버이자 마케팅 팀장이라는 파격적인 타이틀을 달게 된다. 그리고 얼마되지 않아 지인과 동업으로 3번째 쇼핑몰을 오픈해 성공적인 길을 잘 걷고 있는 듯 싶었다.
하지만 동업자의 배신으로 김대표는 다시 패닉 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는 “한달간 아무것도 못했어요. 이를 악물고 칼을 가는 심정으로 지금의 ‘빅파이’를 만들게 됐습니다”라고 얘기를 이어갔다. 이번 만큼은 절대 실패한 기업으로 만들고 싶지 않다는 김대표는 “그러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만약 이번에도 망한다고 해도 전혀 두렵지 않아요”라며 “4번째 망하게 되면 5번 다시 도전해서 성공하면 되죠”라고 호기롭게 말했다.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여기까지 다른 10대 20대 청년 사업과들과 김슬범 대표가 달라보이지 않은 듯 보였지만 계속해서 이야기를 들어 볼수록 그에게는 뭔가 특별한 면이 많았다. 앞서 말했듯이 20대 초반에 마케팅 팀장을 하면서 영업부 사원으로도 일한 경험이 있으며 창업에 성공해 3억 매출을 올렸을 때 강사로 초청되어 부자학 강연에 나서기도.
“강단에 잠깐 서본 적도 있지만 사실 제가 더 열심히 경영이나 성공과 관련된 세미나를 쫒아 다니며 듣고 있어요. 어린나이에 사업을 시작하다보니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아 다시 학교를 다니며 경영공부도 하고 있죠”라며 “세미나를 다니며 조금씩 공부를 하고 그곳에서 만난 40대 이상의 중년 사업가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동갑내기 친구들보다 재밌는 이야기를 들으며 그 이상의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리기 때문에 사업을 하다보면 주변에서 많이 도움을 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번 실수를 하거나 잘못할 경우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를 들며 바로 무시하기 때문에 빈틈을 보이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합니다”라고 답했다. 김대표의 말투가 20대 청년 답지 않게 무척이나 어른스럽고 무게감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요즘은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하고자하는 이들이 늘면서 10대부터 20대까지 많은 김슬범 대표를 찾아와 상담을 청한다고 한다. 그와 이야기를 나눈 사람만 해도 대략 300여명이 넘을 정도.
김대표는 “저는 항상 말합니다. 절대 시작할 때 돈이 많을 필요 없다고 단호하게 말하죠”라며 “하지만 대부분은 자본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매출이 줄어들고 망해서 빚질까봐 시작을 두려워하죠. 이점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해요. 식상한 말일수도 있지만 돈이 아닌 진짜 일의 재미와 열정을 갖는다면 돈을 저절로 따라온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김슬범 대표는 실패의 경험과 쉽게 배울 수 없는 인생수업을 듣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나이는 어리지만 그가 결코 생각은 어리지 않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김대표 말고 그냥 김슬범

김슬범 대표는 단순한 멀티샵 대표가 아님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 한가지 더 예를 들자면 그의 주변인들과의 관계만 봐도 얼마나 독특한 사람인지를 알 수 있다. 김대표가 운영하는 빅파이 사무실은 현재 다른 쇼핑몰이 함께 있다. 김대표가 빅파이의 모델로 활약하는 홍영기과 강혁민의 쇼핑몰 사무실인 ‘츄앤츄’와 ‘강구샵’ 사무실을 무상으로 제공해주고 있는 것이다.
“빅파이만 제가 운영하는 쇼핑몰입니다. 그들은 같은 패션이지만 경쟁구도에 있는 카테고리가 다르죠”라며 “저는 브랜드를 상대로 멀티샵을 운영 중이고 함께 일하는 친구들은 동대문에서 옷을 가져와 쇼핑몰을 운영중입니다. 함께 하는 이유를 모두 의아해 하지만 무엇보다 친분이 워낙 두터워 사업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그는 유명 얼짱을 관리해주는 엔터테인먼트 아닌 엔터테인먼트의 역할도 함께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바이벌 얼짱 콘테스트 ‘슈퍼 페이스’를 개최해 새로운 신인 얼짱을 선발하는데 힘쓰기도. 뿐만 아니라 무한도전에 돌+아이 콘테스트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신동훈과 ‘패션왕’ 작가 기안84등과의 친분도 이색적이다.
그는 “사람과의 관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동종업계 지인들을 살펴 볼수록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아무리 큰 자본금보다 대인관계가 가장 값진 밑천이고 힘이라고 느낍니다”라고 소신있게 말했다.
빅파이는 게임이다

올해로 만 22세인 김슬범 대표는 나이에 비해 이렇게 어른스러운 이면에 젊고 패기 넘치는 청년 사업가답게 개방적인 사고를 지녔다. 그는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회사 분위기가 싫어 대표님이라는 직함 대신 ‘실장님’이라 불리고 있다.
김슬범 대표는 늘 일을 할때 ‘일한다는 책임감과 무게보다는 열정과 재미로 승부하자’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빅파이를 ‘놀이터’ 같은 일터로 만들고 싶다고 얘기 했다. 편안한 후드 티셔츠를 입고 출근을 하는가 하면 격 없는 대표와 사원들과의 자유롭고 개방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는 그이다. 이어 김대표에게 앞으로 빅파이에 대한 미래를 물었다.
그는 “세계적으로는 구글과 같은 업무환경, 국내에서는 ABC마트와 같은 의류업계 멀티샵의 존재로 빅파이를 성장시키고 싶습니다”라며 “지금이 성공의 시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성공의 끝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디까지가 저의 성공의 정점인지 저도 궁금하군요”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평일에는 멀티샵의 전반적인 관리를 맡고 주말에는 매장에서 직접 판매사원으로 변신하는 김대표에게 지치지 않냐고 물었다. 그는 “빅파이는 일이 아니라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며 “저도 재밌게 일하고 찾아오는 손님도 즐겁게 쉬고 놀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고 싶어요. 제가 욕심이 좀 많습니다”라고 웃으며 얘기했다.
요즘 기성세대들은 우려섞인 목소리로 “요즘 젊은이들은 패기도 끈기도 없어!”라고 말한다. 그런데 여기 김슬범 대표같은 젊은 청년이 있지 않는가. 인터뷰를 마친 지금도 패션계의 구글을 꿈꾸는 그의 패기에 다시 한번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끈기 있는 그의 도전 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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