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무비리뷰] 영화 '마마', 자식들의 죄의식을 건드리다

2011-05-30 09:23:51
기사 이미지
[민경자 기자] ‘엄마’라는 아련한 소재로 영화화 된 ‘마마’, 사실 엄마라는 소재부터 이미 감동의 반은 먹혀들어간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나에게 있어 엄마란?’이라고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다. 저절로 나와 엄마에 대한 기억이 떠올려지고 3쌍의 엄마와 자식이 등장한다.

세상에 이런 엄마들도 존재하지만 다 같은 우리 '엄마'다
가장 강인한 존재, 사랑을 표현 못하는 이기적인 존재, 자식보다 더 철없는 존재인 엄마. 영화속 ‘엄마’는 그동안 우리가 생각해왔던 ‘엄마’와는 다소 거리가 먼 극단적인 캐릭터인긴 하지만 우리가 그 ‘엄마’와 엮이면서 벌어지는 일들은 우리내와 다를 바 없다.

기사 이미지
아픈 아들을 위해 요쿠르트와 청소를 도맡아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동숙 역을 맡은 엄정화는 극 중 캐릭터를 위해 살을 찌웠다고 했는데 옳은 선택으로 보였다. 엄정화는 억척스럽지만 푸근하고 영화에서는 가장 따뜻한 느낌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날씬한 엄마였다면 몰입도가 떨어지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 희귀병으로 시한부 5년을 선고 받은 아들 원재(이형석)를 위해 강인한 엄마로 착한 아들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평생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오면서 하나 밖에 없는 딸 은성 (류현경)을 하녀취급하며 살고 있는 소프라노 교수 장희경(전수경). 정말 저런 엄마도 있을까? 라는 생각을 들 정도로 못된 엄마다. 가족간의 배려란 걸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볼 수가 없다. 특히 손녀딸에게 할머니란 이름대신 장교수라 부르라는 대사에서 가족관계보다 사회적 지휘를 얼마나 따지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런 엄마 밑에서 스스로 커 준 딸이 대견할 정도. 하지만 은성 또한 만만치 않다. “엄마 같은 엄마를 둔 내가 제일 불쌍하다”라며 엄마에 대한 반항으로 못된 짓만 왔기 때문이다. 친구를 넘어 웬수 같은 모녀지간에서도 사랑은 있었다.

기사 이미지
전라도 구수한 사투리를 쓰며 나오는 철부지 엄마 옥주(김해숙)는 비록 조폭이지만 엄마를 위해 영어선생인 척 하는 효자 아들 승철(유해진) 때문에 호강하며 산다. 유방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거부하는 이유가 짝짝이 가슴으로 찜질방에 가기 싫다며 때쓰는 엄마를 혼내기는 커녕 승철은 살살 달래며 수술을 받게 시킨다. 이 과정에서 배를 잡고 웃길 정도로 코믹함이 묻어난다. 절대 엄마에게 인상 찌푸리지 않고 날 낳아 길러준 엄마에 대한 한 없는 사랑으로 엄마를 지켜주는, 부모같은 아들이다. 연기자들도 "승철 같은 자식이 되고 싶다", "내 자식이 승철같았음 좋겠다"라는 말을 할 정도로 효자의 정석이다.

흐르는 눈물을 잡는 건
평소 우리의 어머니, 집에서 살림하고 자식교육을 위해 열성을 다하며 동네 아주머니들과 수다를 떠는 그런 모습은 찾아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엄마라는 존재와 그들이 자식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 헤아릴 수 없는 마음을 안 순간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다.

하지만 눈물을 일부러 끌어내려는 장치가 곳곳에 있어 안타까움을 전했다. 엄마란 존재만으로도 눈물이 나오지만 억지스러운 흐름과 이미 흥행했던 다른 영화에서 보여주었던 장면을 따와 극의 몰입도를 떨어뜨렸다.
기사 이미지
엄정화, 이형석, 전수경, 류현경, 김해숙, 유해진 등 진정성 어린 이들의 연기는 정말 최고였다. 무엇보다 가식없는 눈물을 흘린 이형석의 연기는 바라만 봐도 눈물샘을 자극할 정도였다.하지만 이들의 연기력을 받쳐주기에는 스토리의 흡입력이 약하지 않았나라는 아쉬움이 든다.

저절로 이 영화는 신경숙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를 떠올리게 만든다. 내용은 다르지만 엄마라는 것을 소재로 했기 때문이 아닐까. 소설 ‘엄마를 부탁해’는 저자가 딸로서 엄마와 느끼는 디테일한 표현들이 특별한 장치를 넣지 않아도 충분히 공감을 넘어 책 읽는 내내 눈물을 뽑아냈다.

이에 반해 영화 ‘마마’는 최익환 감독이 남성이라 모녀의 관계처럼 엄마를 세밀하게 묘사하지 못한 느낌을 받았다. 남성 관객들은 이정도로만 해도 울컥한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여성관객 입장에서는 조금 아쉬움 남았던 것이다.

그렇지만 내 자식에게, 혹은 우리 엄마에게 보여주고 싶은 영화임은 틀림없다. 말은 안해도 영화를 보고나면 눈물 맺힌 서로의 얼굴에 어색해 하며 괜시리 투정부리게 만드는 그런 따뜻함이 있기 때문이다. 엄마 손 꼭잡고 볼 수 있는 영화 '마마'는 손수건을 챙겨가는 것을 잊지 않길 바란다.

한경닷컴 bnt뉴스 기사제보 min@bntnews.co.kr

▶ ‘위대한탄생’ 이태권, 김태원 ‘흑백사진’ 곡 선물에 폭풍 눈물
▶ '위대한 탄생' 백청강 '체념'으로 최종 우승! '막 내린 7개월의 대장정'
▶ 故 채동하, 이어폰 꽂은 채 사망… 빈소는 서울대병원
▶ 채동하, 이보람에게 문자 보냈지만 답장 받지 못해 '안타까움'
▶ '휴먼다큐 사랑' 최진실 母 "딸과 나는 사채가 뭔지도 몰랐다" 억울함 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