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오헤어 강윤선(51) 대표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 촬영을 위해 청담동에 위치한 애브뉴 준오 건물 전체 한 바퀴를 함께 돌았다. 20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5개 층을 돌며 직원들의 인사를 수십 번은 넘게 받았다. 지나갈 때마다 들리는 ‘안녕하세요’라는 소리에 지칠 법도 한데, 강 대표는 한 명, 한 명의 인사를 넘기지 않고 오히려 더 시원한 소리로 ‘안녕’이라고 받아준다. 그리고 촬영이 끝나자 다정스런 포옹으로 마음의 빗장을 열게 만든다. 강 대표는 모르는 사람을 ‘내 사람’으로 만드는 매력을 지녔다.
[전부경 기자/사진 김강유 기자] 강윤선 대표의 집무실은 직위가 가져다주는 위엄 보다는 어느 출판사의 사무실 같은 편안한 느낌을 준다. 빼곡히 꽂혀 있는 책들과 바쁜 일과를 보여주듯 정리 안 된 책상 그리고 벽 곳곳에 붙어 있는 메모지가 익숙한 분위기를 풍겼다. 그리고 책장 아래에는 풍경을 찍은 사진 작품 몇 점이 놓여 있었다.
“직접 찍으신 거에요?”
“사진 기자 분이 바로 아시네. 조세현 씨한테 사진을 좀 배웠어요. 그런데 사진 찍는 걸 좋아는 하는데, 잘은 못 찍어요. 기계를 잘 못 다루거든요. 그래도 저 작품(한 작품을 가리키며)은 조세현 씨한테 대상 받은 작품이에요. 나오시마 부둣가에서 두 남자를 찍은 건데, 구도가 좋다고 하더라고요.”
강 대표는 기계를 잘 못 다룬다고 말하지만 관심은 요즘 20대 못지않다. ‘인터뷰이’지만 아이폰으로 녹음을 시작하자 “요즘 사람들이 아이폰으로 녹음을 많이 하던데, 잘 되나 봐요?”라고 먼저 묻는다. 그리고 스케줄을 확인할 때는 아이패드를 꺼내 보여 줄 정도다.
인터뷰를 시작하려고 하자, 바깥에 지나가는 직원들 소리가 들렸다. “문 좀 닫을까요? 우리 애들이 명랑한 편이라.” 강 대표는 인터뷰 내내 직원을 ‘아이’라고 표현했다.
1979년 서울 성북구 돈암동에서 준오 미용실(현 준오헤어 돈암 1호점)로 시작한 준오헤어는 30여년이 넘은 현재 전국적으로 약 70 여개가 넘는 직영점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 됐다. 물론 막대한 체인점을 가진 다른 헤어숍과는 비교가 어렵지만 직영점 수로만 따지면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러한 수치는 해외에서도 보기 드물 정도. 이에 기자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다.
운영 노하우 좀 알려 주시죠?
기자의 질문에 한참을 생각하던 강 대표는 “특별히 운영 노하우라고 말하기 보다는 직원들에게 성장과 비전의 길을 제시해주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직원들에게 꾸준한 교육의 기회를 통해 성장의 기쁨을 주거나, 직영점을 늘려 리더가 되는 길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인간은 항상 자아실현을 위해 살아간다. 강 대표는 이 점에 착안해 ‘모두가 그렇게 가야 한다면 그 길을 가는데 함께 가야 되겠다’라고 마음 먹었다. 이에 매슬로우의 욕구단계설에 따라 아이들이 단계 단계에 들어설 때마다 비전을 제시한 것.
이에 강 대표는 “누구나 경제적인 문제를 만날 수 있다. 가장 처음 일하게 되는 스탭 단계에서는 특히 경제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기술을 함께 배우는 단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라고 말한다.
어쩌면 대표로서 가장 모범답안을 말한 셈이다. 그러나 기자는 그 뒤에 나온 말이 짧지만 강하게 기억 된다. “(낮은 월급이)나쁜 게 아니다. 그건 경험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경험이 모여서 능력이 된다”라고.
준오헤어에서 2010년 한 해 동안 1억 원 이상 연봉자가 87명 나왔다. 이에 강 대표는 “대단한 기록이지만 더 노력해야 한다. 직원 300명이 연봉 1억 원 이상을 가져가는 게 내 꿈이다”라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능력이 밑바탕 되어야 한다.

고객을 서비스 하지 말고 관계를 맺어라!
짧은 시간이었지만 인터뷰 하는 동안 대표의 입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가 바로 ‘비전’이다. 교과서에서나 나올법한 비전이 현장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궁금해진 기자는 ‘비전’이 왜 중요한 지 물었다.
“나는 고객을 서비스하라고 하지 않는다. 다만 고객과 관계를 맺으라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심으로 당신이 왜 이 일을 해야 하는 지 목적(비전)을 정하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그걸 가르쳐 주는 것이 내 일이다.”
대표가 말하는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아는 사이’가 된다는 걸 의미한다. ‘아는 사이’의 중요성은 식당만 생각해 봐도 알 수 있다. 아는 사람이 있는 식당은 자주 가게 되지만, 그게 아니라면 가게를 찾지 않게 되는 것이 우리 정서다(물론 음식 맛을 제외하고).
그것처럼 미용 분야도 마찬가지다. 비전이 없다면 혼란스럽다. 아무리 힘들어도 목적지만 있으면 다시 제자리로 올 수 있지만, 목적지가 없으면 힘들 때 구렁텅에 빠져 헤어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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