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故 최진영 한양대 동기들 "우리 가슴 속엔 영원한 09학번 최진영…"

2010-03-31 12:47:53

3월31일, 故 최진영의 모교인 한양대학교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 줌의 재가 되기에 앞서 모교를 찾은 故 최진영은 선후배, 동기들의 눈물 속에 이별을 고했다. 만학도의 꿈을 이루기 위해 09학번으로 입학한 최진영은 착실한 학교생활로 과 수석을 거머쥐기도 했다.

갑작스레 절친한 동기를 잃은 한양대 연극영화과 학생들은 벅차오르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울음을 쏟아냈다.

09학번 대표로 나선 한 여학생은 故최진영에게 띄우는 마지막 편지를 낭독하기도 했다. “친오빠, 친형처럼 우리들의 고민을 귀담아 들어준 진영이 오빠. 오빠에게 힘든 일이 있었다면 우리에게 좀 나눠주지 그랬어요. 우리들 중 오빠에게 도움 받지 않은 사람이 한 명도 없었는데…. 이렇게 훌쩍 떠나가버리시면 우리가 진 빚은 어떻게 갚아요. 오빠가 저희에게 나눠준 만큼 돌려드리지 못하는 저희는 너무 힘이 듭니다. 오빠가 그렇게 좋아하시던 커피 한 잔 드릴 수가 없네요. 오빠가 ‘한 여름밤의 꿈’ 공연할 때 ‘꼭 갈게요’라고 말하고 찾아뵙지 못해 죄송해요”라고 말하며 눈물을 삼켰다.

“오빠는 우리의 우상이었습니다. 늦깎기 대학생활로 그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열정을 보여주었습니다. 까만색 선글라스와 까만 헬멧, 베이지색 오토바이. 멀리서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는데…. 내일도 모레도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조기 졸업해서 박사 과정까지 밟을 거라던 오빠. 무엇이 오빠의 꿈을 앗아 가버렸나요. 지금이라도 오토바이를 타고 달려와 ‘나 여기 있는데, 너희 거기서 뭐하고 있어?’라고 말할 것 같습니다”라며 故 최진영에 대하 그리움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오빠는 우리 가슴 속에 09학번 진영이 오빠, 진영이 형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라며 인사를 전했다.

최진영에게 수업을 가르쳤던 교수님 또한 “누나 때문에 힘들어 까맣게 탄 얼굴로 실기시험을 보던 네가 한 말이 생각난다. ‘공부할 겁니다. 공부하고 싶어요. 살기 위해 연기할 겁니다’ 무대기술 수업을 들으며 ‘선생님 이 수업이 너무 좋아요’하던 진영이 모습이 떠오른다”며 울음이 섞인 편지를 읽고는 “미안해. 다음에는 더 가까이 있을게”라며 故최진영에게 메시지를 건넸다.

한편 故최진영은 누나 故최진실과 함께 경기도 양평 갑산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한경닷컴 bnt뉴스 조은지 기자 star@bntnews.co.kr
사진 김지현 기자 addio32@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