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권남기의 맛있는 영화 이야기] 오늘의 요리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②

2009-10-16 16:11:13

주방장 : 권남기
오늘의 추천 메뉴 :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요리 종류 : 드라마/코미디
주재료 : 강박증, 독설, 여행, 강아지, 누드화, 빵집

메인 요리
‘멜빈 유달’(잭 니콜슨 분)은 강박증 증세가 있는 유명한 로맨스 소설 작가다. 그는 괴팍한 성격으로 다른 사람의 삶을 경멸하며 신랄하고 비열한 독설로 그들을 깔본다. 식당도 오직 한 곳, 테이블도 자기가 결정한 지정석에서 웨이트리스 ‘캐롤 코넬리’(헨렌 헌트 분)에게서만 서빙을 받아 식사를 한다.

그런 그에게 변화가 생긴다. 옆집에 살던 게이 화가 ‘사이먼 비솝’ (그렉 키니어 분)이 강도를 당해 입원을 하게 되자, 그의 애완견 ‘바델’을 억지로 돌봐주게 된다. 그런데 이 일로 인해 유달의 얼음 같아 던 심장이 서서히 녹게 된다. 유달과 강아지 버델은 주인 사이몬 보다 더 친한 사이가 되고, 유달은 서서히 자신의 주위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는다. 늘 자신의 음식을 서빙 해주던 캐롤이 천식이 있는 아들 때문에 힘들어 하자, 캐롤에게 의사를 소개해 주기도 하고, 그림과 인생을 포기한 사이몬에게 비록 캐롤 때문이긴 하지만 같이 여행을 가서 다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도와준다. 어느덧 자신의 강박증을 극복하고 인간미를 가지게 되는 유달. 그는 게이 사이먼과 우정을 나누고, 자신에게 마음을 열어준 캐롤과의 로맨스도 이루게 된다.

갓 구워낸 모닝 빵의 맛
아무리 괴팍한 사람이라도 변화를 겪으며 새 사람으로 변해가는 것을 보는 것은 참 기분 좋은 일이다. 영화에서도 타인하고는 절대 교류하지 못하는 유달이 캐롤을 만나면서 점점 인간미를 갖춘 사람으로 변해간다. 그래서 그에게서는 갓 구워낸 빵 냄새가 난다. 새로 구운 빵은 말랑거리며, 따스하다. 그 느낌이 유달을 통해 전해온다. 영화에서 여행 중에 유달이 캐롤과 같이 게를 먹으로 갔을 때 한 말은 이 영화 최고의 명대사라고 생각한다.

멜빈 유달 : "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
(당신은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해)

유달의 말을 들은 캐롤은 행복하고, 감동을 받는다.

캐롤 코넬리 : "That's maybe the best compliment of my life"
(내가 들어 본 생애 최고의 칭찬이에요)

유달이 캐럴을 만나서 인정받고,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무척이나 사랑스럽다. 새벽 거리를 지나다 캐럴과 처음 문을 여는 빵가게를 찾아가는 그에게서 구수한 모닝 빵의 향기와 맛이 난다.

요리의 백미
게이‘사이몬’의 충고를 받아들인 ‘유달’이 새벽에 ‘캐럴’의 집을 찾아간다. 그녀에게 산보를 하자며 밖으로 데리고 나온 유달. 캐롤은 편하게 인도를 걸어가지만 강박증 환자인 유달은 길을 걸으며 보도블럭의 금을 밟지 않으려고 뒤뚱거리며 걷는다. 그런 유달을 보며 더 이상의 관계 진전은 불필요하다고 느끼는 캐롤. 그러나 유달은 그런 캐롤에게 용기를 내서 다가간다. 어렵게 다가간 유달이 캐롤에게 키스한다. 금이 있는 보도블럭 위의 캐럴과 금이 없는 보도블럭 위의 유달, 그 경계선상에서 아슬아슬한 키스를 하는 둘. 유달은 사랑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캐롤에게 보여주고, 그 모습에 감동을 받는 캐롤. 유달의 마음을 이해한 캐롤과 유달은 두 번째 뜨거운 긴 키스를 나눈다.

디저트
1. 헬렌헌트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후 이 영화만한 평가를 받는 작품이 없었다. 2007년 영화잡지 프리미어는 아카데미 수상 뒤 오히려 인생이 꼬인 20명의 스타에 로베르토 베니니, 할리 베리, 기네스 팰트로, 시드니 폴락, 케빈 스페이시, 로빈 윌리암스 등과 함께 그의 이름을 올렸다.

2. 영어 제목 ‘as good as it gets' 의 중국 제목은 <점입가경>, 또는 <진선진미(盡善盡美)> 두 가지가 쓰였다고 하는데, 이 뜻 역시 ‘더 할 나위 없이 좋다‘라는 뜻이다. 재밌는 것은 홍콩에서는 이 영화의 제목이 <고양이똥 선생 Mr. Cat Poop>이다. 홍콩에서는 성격이 괴팍한 사람을 ‘고양이 똥 같은 사람’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 글: 권남기 (영화감독&시나리오 작가)
■ 일러스트: 권경민 (남서울대학교 애니메이션학과 교수)

한경닷컴 bnt뉴스 조은지 기자 star@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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