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2일부터 엠넷에서는 ‘해적방송’을 시작했다.
2NE1 TV라는 별칭이 붙은 이 리얼리티 쇼의 카메라는 가요 순위 프로그램 대기실, 기획사 사무실,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 등을 쫓아 YG 소속 가수와 작곡가, 그리고 대표 양현석의 일상을 담는다. 이전의 리얼리티 다큐인 ‘빅뱅, 더 비기닝’에서도 이 사무실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다. CCTV로 연습실 상황을 실시간 체크하는 양현석 대표의 모습은 영락없는 비즈니스맨이다.
프로젝트명 ‘여자빅뱅’으로 일컬어지던 2NE1이 마침내 공개되었을 때, 대중은 제대로 허를찔렸다. 이 네 명의 여자아이들은 그동안 사람들이 소녀 그룹에게 당연히 기대하던 이미지를 배반했기 때문이다.
SES와 핑클 때부터 근래의 소녀시대나 카라에까지 이어져온, 남자 팬들에게 ‘여자친구’ 내지는 ‘요정’으로서 어필하는 귀여움이나 사랑스러움 대신 이 소녀들은 동성의 또래 친구들에게 더 멋져 보이는 쿨한 아이콘이 되기를 택했다.
SM의 아이돌들이 완벽하게 열 맞춘 군무를 추며 실력을 뽐내고 JYP 아이돌들이 (최근 ‘짐승’이라 불리는) 페로몬 짙은 퍼포먼스를 과시하며 이성에게 어필할 때, YG의 아이들은 무대 위에서 신나게 뛰어놀며 시선을 즐긴다.
소녀시대가 ‘너의 판타지를 모두 말해봐’라고 남자들의 환상을 향해 속삭이면, 2NE1은 ‘숨이 차오를 만큼 달려주는 나의 가슴이 왠지 난 싫지만은 않아 재밌죠’라고 외친다. 남자보다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여자아이들의 감수성을 제대로 보여준 소녀그룹은 2NE1 이전에 없었다.

알렉산더 왕이나 코스믹 원더를 스트리트 룩과 섞어 펑키하게 리믹스한 스타일링 역시, 여자 아이돌의 패션 규칙을 재정의한다는 점에서 재미있다. 빅뱅 지드래곤의 친구이기도 한 양승호 실장은 자신이 입는 남성복을 예쁘장한 산다라박에게 입히기도 하고 레고나 인형머리를 갖고 재미진 액세서리를 만든다. ‘마린 룩’이나 ‘컬러 스키니진’ 같은 정돈된 콘셉트 대신, 멤버들 각각에 어울리는 제각기의 룩이 선택된다. 그 조합은 대담하고, 분방하고, 강렬하다.
YG의 히스토리는 곧 한국 가요가 힙합을 받아들이고 활용해온 역사다. 지누, 션, 테디와 페리, 쿠쉬를 비롯해 양대표 아래에서 ‘YG패밀리’를 이끌고 있는 허리들은 90년대에 힙합을 가요에 접목해온 바로 그 세대다. 양현석은 박진영처럼 직접 곡을 만들진 않지만, YG 안에서 키워온 인맥과 노하우를 적절히 활용해 자신의 힘으로 삼는다.
YG에서는 연습생을 선발할 때 ‘얼굴은 정말 안 본다’라는 얘기가 있다. 빅뱅의 대성, 2NE1 민지는 처음 시장에 진입할 때 ‘팀에서 제일 못생긴 애’로 불렸지만 서서히 그런 라벨로 분류하지 못할 매력을 알렸다. 이런 재목들을 발탁하는 것이 양 사장의 ‘냉정한’ 눈이고 그 기준이 시장에서도 결국 통한다는 게 증명된다.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대표는 ‘선생님’이다.
그는 소속사 아티스트들에게 넘을 수 없는 벽 뒤, 절대불가침 영역이다. JYP의 박진영 대표는 디자이너다. 그는 모델에게 옷을 입히듯 시즌마다 곡을 만들고 앨범을 론칭한다.
양현석 대표는 감이 좋은 바이어 내지는 MD다. 그는 시장과 상품성의 가치를 가장 예리하게 판별해내고 픽업하며 조율한다. 그가 벌여놓은 힙합 멀티숍은 뚜렷한 취향을 갖고 꾸준히 콘셉트를 지켜왔고, 지금 가장 잘 팔린다. (글·에디터: 황선우, W Korea, www.wkorea.com)
한경닷컴 bnt뉴스 연예팀 star@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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